본문 바로가기
  • 제니와 밴쿠버 둘러보기 살아보기

골프10

골프보다 수선화 팬데믹 시대에 골프가 이상적인 운동이긴 하지만 요즘 너무 붐빈다. 티박스에 줄 서기는 예사고 아예 예약 잡기가 힘들 지경이다. 앞뒤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골프장을 걸어가던 때가 그립다. 멤버도 아닌 요즘에는 그저 연습장에서 운동 삼아 스윙연습하며 맛보기로 만족 중이다. 연습장 주변에 피어나는 꽃과 풀들 보는 재미가 사실 더 크다. 팬데믹 봄을 보내며 연습장 오가며 찍은 수선화 사진 몇 장 공유해 본다. 장소는 버나비 골프연습장이다. 3월 1일의 수선화 3월 29일 4월 8일 4월 12일 4월 16일 4월 22일 수선화를 보면 늘 귀에 감도는 노래가 있다. 아주 오래된 포크송 Seven Daffodils. 소리만으로도 감미롭기 그지 없지만 가사를 알고 들으면 더욱 멋지다. Seven Daffodils I m.. 2021. 4. 27.
샌드파이퍼에 관한 명상 "도요새에 관한 명상"이라는 책이 있었다. 찾아보니 1970년대의 동진강 하구를 배경으로 분단상황과 환경문제를 제기한 김원일 작가의 중편소설로 1979년 발간되었다고 나와있다. 젊은 날 혼돈과 격변의 시기를 지내며 문학의 언저리에서 서성거렸건만 이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은 지금 없고 다만 그 제목만 강렬하게 내 기억에 남아있다. 어느 날 밴쿠버에 제법 멀리 떨어진 해리슨 핫스프링스와 근처 연어양식장에 다녀오는 길에 잠시 들러본 골프장 이름을 보며 이 책 생각이 났다. 그 이름은 샌드파이퍼 골프장이다. 당시 Sandpiper는 도요새라고 생각하며 이 책 제목을 떠올렸었다. 왜 그 이름을 샌드파이퍼라고 지었는지 모른채 몇 번 그 골프장에서 골프를 칠 기회가 있었다. 집에서 많이 멀고 그린피도 비싼 편이었지만 .. 2021. 4. 24.
가르침과 배움 (연습장에서) ~~ 연습장 죽돌이의 소소한 관찰 ~~ (1) 몇 년 전 기억이다. 어느 한국 남자 아이가 있었다. 나이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 키는 보통이고 몸이 호리호리하고 잘 생겼다. 오후 느지막히 연습장에 나가면 늘 그들이 있었다. 열살 쯤 된 그 아이와 아버지. 공을 여러 박스 가져다 두고 끊임없이 스윙을 했다. 아버지가 공을 치는 것은 거의 보질 못햇다. 아이 바로 뒤에 서서 조용한 말투로 얘기하면서 아이를 주시했다. 둘 다 지치지도 않은 듯, 화장실 갈 필요도 없는 듯. 아이는 불평도 없다. 아이의 스윙은 (내가 보기에) 나무랄 데가 없고 공도 똑바로 멀리 나갔다. 저 아이는 주니어 대회를 나가고 어쩌면 프로로 데뷔하겠구나 싶다가도 우리가 놀맨놀맨 2박스나 치고 나가기 까지 변치않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 2021. 4. 2.
캐나다 골프장의 동물 식구들 골프장을 한눈에 보면, 우거진 나무 사이로 길게 펼쳐진 잔디 코스가 보이지만, 골프를 치다보면 키 큰 나무 아래 풀섶과 곳곳에 숨어있는 크고작은 연못들과 모래벙커들이 무수히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가 만나는 수많은 동물 식구들. 가장 숫자가 많은 종류는 역시 캐나다 거위들 (Canadian geese)이다. 처음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골프공이나 사람이 다가와도 피하지도 않는데다 그 많은 푸르딩딩한 배설물을 남기며 몰려다니는 통에 골프장에서는 완전 성가신 존재들이다. 밀고 다니는 카트 바퀴와 골프화 밑에 온통 묻혀져서 라운딩을 마치고 베큠을 아주 꼼꼼히 해야한다. 게다가 이 배설물 섞인 축축한 바닥에 있는 공을 뒤땅 쳐서 온통 얼굴에 스플래쉬~될 때는 이들을 잡아다가 그 비싼 캐나다구스 집.. 2021. 2. 22.
밴쿠버의 겨울과 골프장 기온은 별로 떨어지지 않았는데 비가 며칠째 계속 된다. 밴쿠버에 겨울이 시작된 거다. 밴쿠버는 겨울이 우기인지라 비가 겨우내 온다고 보면 된다. 한두 차례 눈도 심심치 않게 내려서 겨울임을 과시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비오는 겨울날이 이어진다. 비나 눈이 오면 대개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며 포근해지고, 맑은 날엔 햇살이 비추어도 아주 공기가 차갑다. 겨울비에 익숙한 밴쿠버 사람들은 비에 아랑곳없이 뛰거나 걷거나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다. 우산을 거의 쓰지도 않는다. 처음 밴쿠버 왔을 때는 한국에서 우산을 가져다 팔면 장사가 잘 될까 어쩔까 남편과 얘기하다 팔리지 않는다로 우리 나름의 결론이 났다 ㅎ 대신 모자 달린 얇은 방수 점퍼나 코트류를 입고 나오는데 이 후드달린 방수점퍼와 운동화는 밴쿠버 사람들에게 일상복.. 2021. 2. 22.
골든이글 골프장 가을 풍경 밴쿠버의 골프장에서의 가을은 골프치기에 방해가 될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특히 골든이글은 주변에 펼쳐진 블루베리 농장들을 따라 산기슭 아래 36홀 골프 코스가 그림 같이 펼쳐진다. 골든이글에 있는 나무들은 매일 볼 때 마다 다시 보고싶을 정도로 멋지고 샷이 엉망일지라도 충분히 위안이 될 정도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진을 찍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카메라로 내 눈에 비치는 광경을 다 잡을 수는 없다. 다음 샷을 준비하는 초보골퍼의 급한 마음에 사진은 더 흔들리고 구도가 엉망이지만 그래도 놓칠세라 자꾸 폰에 손이 간다. 2021. 2. 21.
골든이글의 봄과 여름 골든이글 Golden Eagle Golf Club에 2년 간 회원으로 거의 매일 출근하면서 찍은 풍경 사진들이 참 많다.. 골프 치면서 전화기를 꺼내고 찍기에 성가셔서 다못찍었지만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워 얼른 셔터를 눌러본 사진들만 해도 엄청 나다. 그중 계절 별로 일부만 실어본다. 어느 여름날 골프 치다가 장대비를 만났다. 빗소리 듣고 있으니 온갖 근심이 다 씻기는 듯 후련하고 평온한 마음이 되었다. 골든이글 클럽하우스의 체크인 사무실 옆으로 크지 않은 레스토랑이 있다. 이름은 Pation 37. 골프를 마친 사람들이 가벼운 맥주나 버거로 요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우리는 매번 도시락이나 간식과 물을 싸들고 다니니 식사하러 들어갈 일은 없지만 여름 오후 라운딩을 마치고 들어가면 큰 플라스틱 가득 .. 2021. 2. 21.
골프장 연회원 되기 (Golden Eagle CC) 거의 1년간 연습장만 오가다 남편이 이웃들과 몇번씩 나가던 골프장에 처음 따라 나간 날. 어찌 쳤는지 지금은 아무 기억이 없다. 다만 내 공이 가 있던 자리마다 잔디가 많이 손상되었을 거라는 짐작은 간다. 골프에 대한 기억 보다는 그 한적하고 여유롭고 아름답던 골프장의 분위기만 남아있다. 그곳이 바로 Pitt Meadows에 위치한 Golden Eagle Golf Club 골든이글 골프장이다. www.goldeneaglegolfclub.com/ 이후 다른 골프장도 몇 군데 따라나서 봤지만 자꾸 발길은 골든이글로 향하던 어느 여름 날 우리 부부는 골든이글에 Annual Membership 연회원권을 샀다. 골프할인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매번 내는 그린피가 부담도 되고 성가시기도 했고 또 골프를 막 시작한 시.. 2021. 2. 21.
밴쿠버와 골프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들 처음 밴쿠버에 도착한 내게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도심 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넓은 녹지와 우거진 숲과 더불어, 한겨울에도 너무도 싱싱하고 푸릇푸릇한 동네 주택마당과 골프장의 잔디였다. 밴쿠버는 많은 비와 온화한 기후로 인해 땅이 비옥하고 나무가 참 크게 잘 자라난다. 대신, 뿌리가 깊지는 못해서 우리가 밴쿠버 도착하던 바로 그해에 심한 강풍에 스탠리파크를 비롯해 수많은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당시 이 나무들을 구하고 숲을 재건시키는데 참여하는 밴쿠버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네이션은 큰 감동이었다. 밴쿠버에서 골프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봄에서 늦가을에 이르기 까지 맑은 공기, 아름다운 풍광, 한여름 햇살 아래서도 무덥지 않고 나무 그늘 안에서 바로 청량한 느낌이 드는 밴쿠버 날씨는 골프광들에게 천국과 .. 2021.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