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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일상_밴쿠버

포트무디 새서맷 호수 (Sasamat Lake)

by 밴쿠버제니 2021. 7. 13.

광역밴쿠버에서 왠만큼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호수가 있었다니~
늘 번천 (Buntzen) 레이크 쪽으로 향하는 발길을 오늘은 버라드 인릿 바닷가 쪽 벨카라 지역으로 돌려보았다.
집에서 십분이면 당도하는 포트무디 빌리지에서 아이오코 (Ioco) 길을 따라 끝까지 가다보면 벨카라 지역 공원이 나온다. (Belcarra Regional Park).   벨카라 공원은 아래 지도에서 번천레이크와 안모어 (Anmore)지역 서쪽으로 버라드 인릿 까지에 이르는 무려 2700 에이커의 거대한 공원이다.  이 공원의 일부로 오늘 방문한 보석 같은 호수 새서맷 (Sasamat) 레이크가 있다.  

이 지도에서 노란 하이라이트로 표시한 곳이 사사맷 호수 (Sasamat Lake)

새서멧 레이크는 광역밴쿠버에서 가장 따뜻한 호수로 꼽힌다.  북쪽으로 두 개로 나누어진 해변 White Pine Beach가 있어 수영과 뱃놀이를 즐길 수 있고 호수를 한바퀴 도는 트레일 (Sasamat Lake Loop)은 3키로 정도로 아주 평이하고 길이 넓은 편이라 누구나 쉽게 40분 정도면 한바퀴할 수 있다.  게다가 도중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가 물 위에 떠있어 건너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성수기에 운영되는 시내버스.   3구역으로 계단식으로 나누어진 승용차 주차장 맨 아래 시내버스 정류소가 있고 버스를 내리면 바로 비치에 접근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트레일만 돌 생각이면 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새서맷 호수 주차장 그늘 자리를 찾고 공원 주차비 (시간당 2불) 2시간으로 계산을 해두고 들어선 White Pine Beach 입구에서 깜짝 놀랐다.  주말 오후 시간이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 있을 줄 몰랐다.  마치 성수기 낙산이나 양양 해수욕장에 들어서는 기분이 들었다.  삶은 찰옥수수 광주리를 이마에 맨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으려나~~

겨우 가릴 듯한 수영복에 드러눕고 물가로 뛰어다니며 마음껏 밴쿠버의 찬란한 여름을 만끽하고 있는 젊은 남녀들 모습에 정말 코로나가 물러갔구나 싶어 반가움이 밀려왔다.  또한 불과 얼마전 40도를 넘나들던 폭염이 언제그랬냐는 듯이 상쾌한 바람과 따쓰한 햇살을 즐기고 있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을 보니 시공을 넘어온 듯한 신기한 마음까지 들었다. 

해변의 거리두기는 20센티미터 같더라.

이제 백신도 많이 맞았고 확진자도 확 줄고 마스크도 실내 실외 모두 권고 사항에 불과해 졌으니, KF94 마스크를 목에 걸고 (쓰고 있지는 않았지만) 긴 바지 입고 들어선 우리 모습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다.   물 한병 달랑 들고 온 우리는 해수욕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트레일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원래 목적이 호수 한바퀴가 아니었던가.

한바퀴 도는데 3.2 킬로미터.  아주 평이한 코스이다

호수를 따라 도는 트레일 옆 물가 곳곳에 번잡함을 피해온 일행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도 햇살 쨍쨍한 비치 보다는 이런 곳에 자리 잡을 거 같다.

호숫가 길을 잠시 벗어나 계단을 오르는 구간이 있다.  대로변 찻길을 따라 Sasamat Outdoor Centre가 자리잡고 있어 그 옆으로 지나가게 된다.  

 

이 센타는 약 5 에이커에 이르는 숲속에 4 채의 오두막, 7 채의 캐빈, 두 채의 유르트 (yurts)와 메인 건물, 회의실, 화장실, 식당, 커피 바와 각종 장비가 있으며, 하루밤 최대 수용인원은 102명이라고 한다.  센타 자체의 비치와 수영 구역, 보트를 띄우는 닥 (dock)을 갖추고 있고,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로서 각종 여름 캠프, 리더쉽 교육 프로그램, 야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고 한다.  회사 이벤트나 팀 빌딩, 가족 모임, 결혼식 대여 프로그램도 있다고 홈페이지 나와있다.
(참고:  https://www.sasamat.org/)

센터 입구.  개인행사 예약이 표시되어 있다.  입구를 지나 다시 트레일이 이어진다.

센타의 나무 울타리를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다시 호숫가 길로 들어선다. 
호수에서 한가하게 수영하고 있는 여인.  능숙한 수영솜씨에 여유가 넘친다.  이 호수가 밴쿠버에서 가장 따스한 호수라고 하고 이렇게 햇살이 좋으니 물속에 누워있는 느낌이 어떨까.  잠시 서서 바라보는데 내 마음도 함께 편안해졌다.

저 멀리 White Pine Beach가 보인다.  두 개의 비치 (South and North)로 나누어져 있고 두 비치 사이 해변 길로 쉽게 오갈 수 있다.

이 새서맷 호수의 백미는 이 Floating Bridge가 아닐까. 
호수 남쪽으로 물 위에 떠있는 콘크리트 다리를 따라 건너간다.

가운데 만들어진 데크 위에서 젊은이들이 떼를 지어 모여있다.  수영하고 점프하고 튜브도 타고 낚시도 하고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터질 듯한 젊음을 발산하고 있다.  이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기 싫어서 가까이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뒤돌아본 모습

다시 왼쪽으로 호수를 끼고 나머지 구간을 걷는다.   물 쪽으로 만들어진 보드워크 위로도 걷고, 호수 한켠 노란 연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곳도 지나간다.   그리고는 저멀리 보이는 화이트 파인 비치 중 남쪽해변~  여기도 사람들로 만원이다.

이곳은 South beach 이다

해변가 두 곳을 거닐고 사람 구경도 하고 호수를 쳐다보며 한바퀴 트레일을 걷고 호수 위의 떠있는 다리도 건너보고 이렇게 모두 하는데 딱 한 시간 소요되었다. 

오늘은 너무도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을 가까이 보며 이들이 느끼는 해방감을 함께 느껴보는 반가운 시간이긴 했지만, 어느날 가을이 깊어 갈 때 또는 한 겨울 눈이 쌓일 때 이 호숫가를 걸으면 참으로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올 기회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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