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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일상_밴쿠버

스토니 크릭 (Stoney Creek) 트레일

by 밴쿠버제니 2021. 7. 15.

집에서 약간 빠른 걸음으로 십 분 정도 걸어나가면 우리의 약속 장소 TD은행 앞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에 더 예민해진다.  9시 약속이면 9시 10분전에는 내 눈에 약속장소가 보여야 마음이 편한 것은 내 성격인가 나이인가 습관인가.  걸어가는 십 분 뿐이 아니라 신호등 대기시간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 집에서 준비하는 시간 모두 역산해서 출발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평화가 오는 거면 그까짓 수고쯤이야.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동네 한바퀴 만남에서 요즘 자주 가는 곳, 스토니 크릭 (Stoney Creek) 트레일을 소개한다.  은행 앞에서 시작하여 월마트 큰 주자장 옆 인도를 따라 걸어가면 금방 카메론 도서관 (Cameron Library)가 있는 작은 공원에 도착한다.  사방에 콘도와 쇼핑몰이 있지만 이 작은 공원에 들어서면 금방 숲 속 같다.  도서관과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 발길을 재촉한다.  

Cameron 공원은 입출구가 따로 없고 늘 열려있지만, 입구라고 할 수 있는 몇 군데에 이런 게이트가 세워져 있다.
공원을 들어서면 바로 숲속

크지 않은 공원길을 따라나와 잠시 도로를 걷고 신호등이 있는 길을 건너면 오늘의 트레일 스토니 크릭 (Stoney Creek) 시작점이다.  아래 지도에서 하단 붉은 선이 카메론 공원을 거쳐 나오는 동선이고, 푸른 선이 스토니 크릭을 따라 걷는 길이다.

크릭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은 단독주택들이 줄지어 있어 각자의 개성있는 뒷마당을 자랑한다.  트레일에 접하여 마당이 있으면 개울과 숲이 뒷배경이니 뷰가 좋고 조용하기도 하겠지만, 사람들에게 오픈된 트레일인지라 약간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지 않을까도 싶다.  아무튼, 우리는 그저 집주인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뒷마당을 구경하니 심심치 않다.  약간만 가노라면 더이상 집은 보이지 않고 시냇물을 따라 숲길 그늘로 들어선다.

계절 마다 나무 색깔이 다른데, 아래는 지난 늦가을 사진이다.  지금 (7월)보다 물이 많다. 

동네에 붙어있는 물가지만 이 크릭에 연어가 많이 올라오는 걸로 유명하다.   
작년 11월 로컬 뉴스를 보면 이 크릭에서 약 천 마리 가량의 연어 (Chum Salmon)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https://www.cbc.ca/news/canada/british-columbia/burnaby-streams-chum-run-1.5804582

트레일 옆에 이곳 연어에 대한 팻말이 있다.  이 크릭에서 주로 발견되는 연어 종류는 두 가지, Chum과 Coho라고 한다.  크레용으로 붉게 색칠을 해놓은데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팻말이지만 읽어보면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 가을 몇 차례에 걸쳐 연어를 보겠다고 시냇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지만 내 눈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올 가을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한다. 

트레일을 얼마 올라가지 않아 좌측으로 다리를 하나 만난다 (위 지도에서 작은 빨강 표시 구역)
잠시 다리를 건너가면 숲속으로 들어가는 아주 작은 입구가 있다.  알지 못하면 놓칠 수 있는 입구.  숲으로 들어가는 환상의 게이트이다.  

다리를 건너서 몇 미터 못가 숨어 있는 숲의 입구다.  왼편은 들어가는 입구. 오른편은 들어가서 뒤돌아본 모습.
작은 입구를 들어서면 활짝 넓은 숲 속 나무들과 만난다.  마치 시공을 이동한 느낌이 든다.
이 작은 숲 끄트머리를 통과해 나가면 넓은 대지 위에 BC Hydro 비씨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이곳 이름은 Barnard Substation 이라고 한다.

다시 스토니 크릭 트레일로 되돌아나와서 한참 걷다보면 머리 위로 도로가 가로지르고 (Broad Way) 그 밑을 지나 좀더 걸어가면 드디어 North Road 끝에 닿는다.  거기서 돌아나올 수도 있지만 우리는 버나비 마운틴 아랫자락 숲 속으로 한바퀴 더한다. (지도에서 상단의 붉은 원)  이곳 트레일 이름은 North Road Trail과 Jim's Jungle이라 붙여져 있다. 

종종 개를 끌고온 사람들과 만나고, On your left 라고 외치며 지나는 바이커들도 만나고, 선생님과 야외수업 나온 아이들 무리들도 만난다.  실내외에서 마스크쓸 필요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이들과 가까이 스칠 때면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올리게 된다.  햇살 아래서도 마찬가지.  마스크가 훌륭한 선블럭 기능을 한다.

다시 스토니 크릭 트레일을 다시 돌아나와 카메론 공원 까지 오면 만보가 훌쩍 넘는다.  위 지도 대로 한바퀴 하고 집에 까지 당도하니 13500 보였다.  스토니 크릭 트레일은 약 2킬로 정도의 길지 않고 가족 단위 동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넓고 평탄한 물가 길이다.  하지만 이 길 옆으로 빠져서 가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숲과 버나비 마운틴 산자락의 트레일에 들어서면 숲이 주는 진정한 평온을 더 깊게 느낄 수 있기에 그저 별일 없는 아침이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약속한다. 

내일 아침도 그 시간 아시지요~~

트레일에서 철 따라 베리들을 맛보고 야생 꽃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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