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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35: 레벨스톡에서 밴쿠버로

by 밴쿠버제니 2021. 12. 28.

록키라고 하면 흔히 4개 국립공원 즉, 밴프, 자스퍼, 요호, 쿠트니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번 여정의 끝자락에서 만난 레벨스톡산 국립공원은 숨은 보석 같이 아름다우면서 왠지 편안한 느낌도 들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곳이 BC주 내에 있어 그랬던 거 같다.  레벨스톡과 골든 사이에 있는 글레시어 국립공원도 하이커들에게는 아주 유명하다고 하는데 언젠가 가보고 싶다~~ 참 세상은 넓고 가볼 곳은 많다 ㅎ

이른 아침 레벨스톡 시내로 내려와 추억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었었다.  남편과 함께 트레일러 트럭을 세우고 밤을 지새웠던 바로 그 장소에서.  이곳이 우리에게 추억의 장소임을 길게 설명한 적이 있다.  

레벨스톡에서 Meadows in the Sky Pkwy 산정상 까지 다녀온 터라 출발이 늦었다. 
여기서 밴쿠버 까지는 약 650킬로 거리니 부지런히 가야하지만 좀 늦으면 또 어떠리~ 마음이 느긋해졌다.

콜럼비아 강을 건너는 중인데 멀리 연기가 피어오른다. 우리가 Parkway에서 본 그 연기일까~
기차는 저기 터널로 산을 지나가고 우리는 강을 넘어 서쪽으로 간다
어느 틈엔가 Three Valley Lake에 다다랐다.
록키로 갈 때면 지나치는 곳.  분홍 지붕이 확 눈을 끄느데 이 팬데믹 시대에 잘 버티고 있는지 궁금하다
호수야 아무 생각이 없겠지만~
이제 Salmon Arm이다. 이번 여정에 첫밤을 보냈던 Hidden Valley Campground가 있는 곳이다
언덕 아래로 보이는 Salmon Arm 마을과 Shuswap Lake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Chase를 지나며
우리 동네서도 만났던 기차들이 이곳에서 지나간다

이제 날씨가 흐려지고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코퀴할라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코퀴할라 Coquihalla highway는 캠룹스에서 호프까지 543킬로의 5번 고속도로를 말하는데 잘 포장되어 있고 기존의 1번에 비해 지름길이기도 해서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험한 산세를 따라 만들져 길이 굽어있고 대형트럭들이 속도를 크게 내고 달리는데다 내륙에 있는 지형적 이유로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고 길이 미끄럽기로 악명높다.  그래서 이곳에 눈이 오기 전에 지나야한다는 생각이 동부를 출발할 때 부터 있었다.

이 코퀴할라의 최고속도는 120인데 다들 차들이 140으로 달리는 느낌이 든다. 왜 120으로 정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쪽 방향 3차선에서 중간에 달리다보면 양옆에서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는 통에 (특히 대형트럭들) 차가 기우뚱거릴 지경이다. 나만 그런가~~
긴 운전에 피곤하겠지만 비까지 오는 여기서 운전은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창밖 구경~ 하늘에 구름이 오묘하다
1번 하이웨이에서 Hope exit이 170이므로 이제 백킬로도 남지 않았다
호프로 다가오는데 비가 점점 심해지고 차들이 일으키는 물보라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호프에서 늘 보던 Flying J 트럭스탑
이제 프레이저 강과 나란히 간다
1번 하이웨이에 그득한 차를 보니 밴쿠버에 다 온 것이 반갑기도 하고 약간 답답하기도 했다
써리를 통과하고 Portman Bridge를 건너려고 하니 하늘이 말짱히 개였다.
반갑다 포트만브리지
그리고 수고한 남편~ 피곤에 절은 듯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ㅎ
한인 타운의 노쓰로드 North Road
잘 있었니 한남수퍼야. 캐나다에서 너처럼 크고 다양한 한인마트도 없더구나. 토론토만 빼고~

그래서 우리는 잘 도착했고 한남과 한아름 마트에 들러 당장 먹을 쌀도 사고 라면도 김치도 사고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당장은 우리가 정말 다녀오긴 한건가 싶을 정도로 그동안의 여정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바깥에 찬바람이 거세지고 눈발도 보이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지난 하루 하루의 일정을 사진을 다시보며 나름대로 정리해 보게 되었다.  

미진한 부분은 차차 보충하더라도 우선은 여정의 점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서둘렀다.  이번 여행이 우리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나간 일은 지나갔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쓸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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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우리가 이번 여정을 시작한 계기가 된 손녀는 어느새 자라 성탄인사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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