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맛을 들인 지 수개월째다
밴쿠버에서 비 때문에 뭘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거 잘 알면서도
겨울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날이면
코로나 탓을 해가며 리모콘을 집어든다.
워낙 영화를 좋아하고 드라마는 별로였는데 요즘 미드에 빠져있다.
무려 16시즌이 계속되어진 Grey's Anatomy를 마치자마자
Designated Survivor, Grace and Frankie, The Outlander에 이어
요즘은 The Homeland의 요원이 되어 파키스탄에 출장 중이다 ㅎ
볼때는 더없이 집중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끝나고 좀 지나면 뭘 봤는지 아득해지는 것이 드라마의 함정이요 속성같다.
그 가운데서, 광대한 캐나다 풍광 너머로 생기넘치는 대사가 아직 내 귀에 쟁쟁한 한 편은
"Anne with an E"
어린 시절 만화로 티비드라마로 빨강머리 앤과 함께한 잊지못할 추억도 있지만
몇년 전 동부 대학 입학하는 아들을 기숙사에 넣고 바로 남편과 차를 빌려 한바퀴 돌아본 P.E.I (Prince Edward Island)와 초록 뾰죽지붕이 있는 집(Green Gables) 주변을 직접 둘러본 때문인 듯 하다.
생기와 상상력 넘치는 우리의 앤 셜리 (Anne Shirley)를 잠시 만나러 가볼까나~
원작은 Lucy Maud Montgomery에 의해 Anne of Green Gables라는 제목으로 1908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책에 모델이 된 초록 뾰죽 지붕이 있는 집 (Green Gables)는 원래 183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그 이후 보수확장되어 오다비어있던 집을 1930년에 캐나다 정부가 사들여서 1950년대에 historic house로 지정되어 내부가 개보수되고, 1970년대에 책에 묘사되는 건물과 내부로 다시 정비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도 이 집과 주변과 공원이 연방 정부가 관장하는 역사적인 유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하며 이 책의 앤이 불러모으는 관광객과 관광수익이 엄청나다. 일본관광객 특히 많음. 이 초록집에 한 해 거의 이십만명 찾아오고 책은 36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고 여태 5천만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내용은 구글링과 팜플릿 등에서 발췌함)
우리가 P.E.I.를 한바퀴하면서 택한 루트는 아래와 같다.
토론토에서 퀘벡시티를 거쳐 New Brunswick주의 Fredericton과 Moncton 지나고 컨페더레이션 브리지 (Confederation Bridge)를 건너 PEI로 들어간다.
뉴브룬즈윅주와 PEI섬을 잇는 약 13 키로미터에 이르는 아주 긴 다리 이름이 Confederation Bridge이다.
이 Confederation은 캐나다에서 1867년 7월 1일 캐나다 자치연방이 결성된 날로 아주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7월 1일은 Canada Day라는 국경일로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몽고메리 여사를 만난 후 이제 소설 속으로~
앤과 뾰죽 초록지붕 집과 헛간과 마차와 주변에 난 트레일 숲길 까지 따라가 본다.
사실 그 유명한 Green Gables나 헛간을 둘러보고 마차에 타 보는 것 보다
이렇게 뒤편에 숨어있는 트레일을 천천히 걸어가며 만나는 자연이 주는 감동이 무척 크다.
자연과 어우러지고 하나되어 자유로와지는 이 느낌~
앤의 순수함과 생동감과 상상력이 어디서 왔는지 알 거 같다.
돌아오면서 들린 핼리팩스 사진 몇 장 추가해 본다.
이때는 몰랐지만 뒤늦게 캐나다 해군에 지원한 아들이 처음 군생활 시작했던 곳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이 여행에서 Monton에서 PEI로 넘어가기 전에 있는 쉐디악 Shediac 롭스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다음날 출발 전에 롭스터를 꼭 먹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롭스타 가위까지 구입해서 근처 마트에서 쪄주는 특대 롭스타를 1인 1마리 사들고 와서 먹는데 마침 근처 카지노 저렴한 부페에서 저녁을 해결한 다음인지라 너무 배가 부른 나머지 남기고 버릴 수 밖에 없었기에 지금 생각해도 아깝기 그지없다.
동쪽 쉐디악 어부님!!
랍스터 많이 잡아두세요. 코로나 끝나면 어떡하든 다시 갈게요~
'여행_캐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Sea-to-Sky : 길을 떠나며 (0) | 2021.03.03 |
---|---|
Whistler 2: 여름에도 휘슬러 (0) | 2021.03.02 |
Whistler 1: 겨울 휘슬러 (0) | 2021.03.02 |
The Butchart Garden 부차드 가든 (0) | 2021.02.24 |
Vancouver Island: 밴쿠버에서 밴쿠버 아일랜드 까지 (1) | 2021.0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