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제니와 밴쿠버 둘러보기 살아보기
이민 일상_밴쿠버

Grouse 동네스키장 그라우스

by 밴쿠버제니 2021. 3. 12.

휘슬러에서의 멋진 활강을 꿈꾸며 이민 이삿짐을 풀었건만 사실 스키를 타러 휘슬러를 간 것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시간과 비용도 그렇거니와 알고보니 밴쿠버에 집에서 30분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스키장이 3개나 있었다.  

모두 North Shore 지역 (버라드 인릿 북쪽 지역)에 있는데 시모어 (Seymour) 스키장, 그라우스 (Grouse) 스키장. 그리고 사이프러스 스키장 등이다.  시모어와 사이프러스 스키장은 입구에서 한참을 꼬불꼬불 올라가게 되어있고 그라우스 스키장은 주택가 동네 길로 올라가면 바로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밴쿠버는 겨울이 우기인지라 비가 많이 오지만 산 위에는 비 대신 눈이 오기에 스키 타기 좋다.  스키장 올라 가는 길~

시모어에서 스키를 탄 적은 없고 겨울에 눈 구경하러 올라가서 걸어다닌 적은 있다.  그리고 사이프러스는 스키를 아주 잘 타던 큰 아이가 학교 자원봉사의 일환으로 스키 안내요원 (ski patrol)로 일했다.  아무튼, 우리의 선택은 그라우스!!  주로 그라우스 스키장을 다녔다.

처음에는 가족 할인이 되는 스키시즌권을 몇년째 구입하다가 아이들이 점차 흥미를 잃고 (아마 부모와 따로 놀고 싶었으리라), 나도 스피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결국은 남편만 1회권을 사서 혼자 종일 스키를 타고 나는 따라가서 정상 샬레에서 놀다가 쉬러 들어오는 남편과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그라우스에서 스키만 타는 것이 아니라 사철 내내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는 스키시즌권 대신 Skyride라는 곤돌라를 탈 수 있는 연회원권을 끊기 시작했다.  우리의 연회원권으로 손님들도 4명까지 반값으로 올 수 있으니 쓸모가 많았다.

그라우스 스키장 주차장에서 일일권 주차권을 사거나 일년 파킹패스를 살 수도 있다.  매년 패스를 샀기에 일일권이 얼마였는지 기억나지 않으나 7불 정도였던 거 같다.  일년 패스는 40불.  위의 파킹패스를 사면 구입한 달에 구멍을 내주니 차 유리창에 붙여두고 이듬해 그 달까지 사용하면 된다.
주차장 풍경이다.  학생들 싣고 스쿨버스들도 많이 오는데 앞 버스 구역이 비어있다. 
그라우스 주차장에 내리면 게스트 서비스 센터가 있어서 회원권 구입도 할 수 있고 작은 마당에 나무 조각상 (나무 하나로 깎은 조각)과 스타벅스, 화장실 등이 있다.  오른편은 주차장에서 바라본 곤돌라 스테이션.
이제 곤돌라 (Skyride)를 타고 올라가보자.  저기 위에서 빨간 곤돌라 한 대가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한쪽으로 가끔 오르내리는 파란색 곤돌라는 화물 전용으로 직원들이 장비를 실어나른다.

그라우스 마운틴의 곤돌라 스카이라이드 (Skyride)는 정원이 백명인데, 약 10분 정도 1마일 거리를 올라가는 가운데 겨울이면 온갖 스키어들이 빼곡이 스키장비를 들고 서있어야 한다.  그렇게 사람이 많아도 왠지 불편하기 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 명의 직원이 동승해서 주의점과 아래로 보이는 경치를 설명해 주는데 매번 듣는 똑같은 내용이지만 성가시지 않고 편안하다.

더글라스 퍼 (douglas fir)나무가 빽빽한 그라우스산의 경사면 위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서 창가 쪽에 서있게되면 내려다보이는 숲 경치, 멀리 보이는 밴쿠버 전경 사진 찍기 바쁘다.  

곤돌라 창밖으로 내려다 본 나무들.  이 사진을 찍은 해에는 동네에도 눈이 특별히 많이 왔다. 
곤돌라 유리창에 김이 서려 흐려보이는 가운데 그라우스 산 아래 노쓰밴쿠버 동네와 저멀리 버라드 인릿과 밴쿠버다운타운 까지 보인다.
이제 거의 산꼭대기 정거장 도착하려는 곤돌라.  사람들로 빼곡하다.  요즘 팬데믹 기간에는 예약제로 탑승인원을 축소해서 운행 중이라 한다.

정상에 있는 곤돌라 정거장에서 내려 나오면 확 트인 눈 밭이 펼쳐진다.   샬레 앞 작은 연못이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해 있다.  각색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준비하는 모습도 보면서 주변 눈 밭을 한바퀴 한다.  본격적으로 눈 위를 걸으려면 스노슈 (snow shoe)가 필요하다.  여기선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거 만큼 겨울이면 스노슈잉 (snoe shoeing)이 크게 인기가 있어 전용 트레일 코스도 많고 가이드를 동반하기도 한다.

곤돌라에서 나와 눈밭으로 걸어가는 스키어, 스노보더들~ 바로 앞 연못 스케이트장이 보인다.
뒤돌아 보면 이런 모습이다.  계단 위가 곤돌라 정거장이고 왼편 샬레 건물에 식당들과 휴게공간, 극장, 가게들이 있다.
 https://www.grousemountain.com/dining  이런 식당들도 있고 넓은 카페테리아도 있다.  
이곳은 작은 연못인데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오른편은 연말 때인 듯.
이 사진을 내가 찍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렇게 붐볐던 기억이 별로 없으므로.  여하간 사람이 많이 모인 모습이 무척 반갑다.
연못 스케이트장 뒤로 눈썰매 차가 보인다.  뒤에 붙은 의자들에 올라타고 주변 눈 길을 짧게 한바퀴 할 수 있다 (무료)
노인이나 어린이들만 탄다고 생각했다가 어느날 타본 눈썰매 (Sleigh ride)  의외로 재밌었다.  너무 짧아서 아쉽긴 했지만 ㅎ
주변 한바퀴 하다보면 큰 아름드리 나무 하나를 여러 동물과 새들의 형상으로 조각해 놓은 작품들이 많다.
준비를 마친 남편은 홀로 서기, 아니 홀로 스키를 타러 홀로 떠났다~

남편은 혼자 스키를 타러 떠나고 난 실내로 들어온다.  두어 시간 책도 보고 차도 마시고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눈밭으로도 다시 나갔다 오면 점심 시간이 된다.  그라우스 산 위 건물에 Theatre in the Sky라는 극장이 있다.  큰 화면에 제법 규모가 있는 극장인데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반복 상영하고 있다.  내가 제일 감명깊게 본 영화는 밴쿠버 전역 풍경을 bird's eye view로 보여주는 것과 그라우스 산 위 울타리 속에 살고 있는 두 그리즐리 베어에 대한 이야기다.  그라우스 스키장 홈페이지에는 이 두 곰이 동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실시간 웹캠도 있어 보면 흥미롭다.
이게 보일려나~ www.grousemountain.com/web-cams/bear-den-cam

아래는 샬레 속 실내 분위기 일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사실 남편만 스키를 타러 보낸 건 최근 한 두해 동안이고 그전에는 늘 함께 스키를 탔다.  그닥 스피드를 즐기거나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멋진 눈풍경을 즐기려면 함께 나가야 볼 수 있기에.   이제는 스키 보다는 스노우슈잉 쪽으로 종목 변경을 할까 생각 중이다~~

스키를 타면서 찍은 눈 사진들 아래에 소개한다.  겨울이면 대개 비 오는 밴쿠버도 일년에 한 차례 정도는 눈이 제대로 오고, 몇 년에 한번씩은 아주 큰 눈이 온다.  그라우스 스키장에서는 바닥에 최소 1센티미터 이상의 눈이 쌓여있는 날이 연중 188일이 넘고 겨울 동안 snowpack (적설량인가?)은 평균 218 cm 이며 3월경이면 3미터 깊이에 이른다고 한다. 
www.currentresults.com/Weather/Canada/British-Columbia/Places/grouse-mountain-snowfall-totals-snow-accumulation-averages.php
그러니 눈으로 따져도 휘슬러 부럽지 않은 스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는 함께 스키를 타면서 찍은 그라우스 슬로프 사진들을 모아보았다.

 

슬로프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밴쿠버.  특히 저녁에 내려다 보이는 불밝힌 도시의 야경은 그야말로 breathtaking 하다.
방문할 때 마다 날씨가 다 다르다.
저멀리 가운데로 스탠리파크가 보이고 태평양 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은 블랙다이아몬드 2개.  Devil's Advocate라 이름 붙은 슬로프다.  키아누 리브스와 알 파치노 생각난다~
남편이 혼자 스키 타면서 들려준 일화.  리프트 동승한 한 외국남성이 헬멧에다 마스크에 다 가리고 있어서 짐작을 못했는데 나이가 여든셋이라고 했다 한다.  상급자 코스를 유유히 내려가는 노익장이 멋있었다 한다.
이제 손도 시리고 배도 고프다.  오늘은 이제 그만.  집에 갈 시간이다.

 

**********************************

다른 계절의 그라우스가 궁금하면 여기서:  vanjenny.tistory.com/35

 

Grouse 사시사철 그라우스

SKYRIDE 그라우스에 갈 때는 뭐니 뭐니해도 곤돌라 (Skyride) 타는 재미가 크다. 정원이 101명이니 큰 깡통 속에 빼곡이 서있어야 하지만 대개는 그렇게 꽉 차지 않고 2-30명 남짓일 경우가 많다. 알바

vanjenny.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