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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일상_밴쿠버

6월에 가보는 그라우스

by 밴쿠버제니 2021. 6. 20.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지만 너무 멀지 않고
도시 전체를 발 아래에 내려다 보면서 산속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싶을 때
밴쿠버에서 가볼 수 있는 곳으로 그라우스 마운틴을 추천한다.

산 입구 까지 주택이 있어 동네 뒷산 같으면서도
케이블카 (SkyRide)를 타고 올라가는 재미도 있고
심장과 다리근육을 한계점까지 몰아부치는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오르며
땀범벅이 주는 희열을 느낄 수도 있는 동네 뒷산이 그라우스이다.

햇살 찬란한 6월 17일 목요일 오후
며칠 안남은 그라우스 연회원권으로 예약을 한 후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산 아래 호수도 보이고
저 멀리는 스탠리파크를 품은 태평양
산봉우리에 아직 눈이 남아있다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올라온 사람들이 속속 정상에 도착하고 있다. 박수 쳐주고 싶다.
오랜만에 햇살이 좋아 샬레 뒤편으로 내려가 본다.
색깔도 선명한 가든의자들을 내놓았다
경치가 좋기는 한데 햇살이 너무 세서~ 딱 1분 앉아있다 일어난다 ㅎ

아래 사진은 스카이라이드 정거장에서 내려서 바깥으로 나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겨울이면 스키 슬로프 오픈 상태를 보여주는 통나무 게시판 양쪽으로 캐나다 국기와 비씨주 깃발이 조기로 게양되어 있다. 지난 달에 (5월 말) 비씨주의 캠룹스에 있던 옛날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무려 215명의 원주민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된 것을 추모하는 의미이다.

왼쪽 보이는 깃발이 비씨주 깃발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하는 연못에 벽돌을 깔고 야외 피크닉 테이블을 놓아 두었길래 생소해 보였다
서양인들은 무조건 햇볕아래 앉는다. 우리는 무조건 그늘~ 샬레 앞 그늘 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 중에 한 컷.
겨울이면 스키 슬로프 상황을 알려주는 통나무 게시판에 지금은 정상을 한바퀴 도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짚라인과 나무 사이 걷는 활동 사진들이 있고 그라우스 마스코트 쿨라와 그라인더가 표지모델로 섰다

이제 그리즐리 곰 크기 만큼의 거리 유지를 하면서 곰 발바닥 무늬를 따라 정상 한 바퀴를 해본다.
겨울이면 눈에 덮혀 전체 모습을 잘 볼 수 없는 나무 조각들이 이제는 전신을 드러내고 있어 대부분 역광임에도 불구하고 셔터를 눌러보았다.

군데군데 길가에 눈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코끝 바람이 서늘하다.
이 나무는 얼마나 큰지~ 파낸 속에 텐트를 쳐도 될 만큼 널찍한 공간이 있었다.  이제 야외에서는 거의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짚라인 출발 지점 중 하나. 짚라인 타는 사람들의 외침이 시시때때 들려온다

스키 슬로프가 있던 공간으로 나오면 아직 남아있는 눈더미들을 볼 수 있다. 산 위에다 눈이 남아있을 정도니 햇살을 강해도 바람이 청량하고 시원하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어릴 적 부르던 동요가 내 귀를 때린다.

이제 비씨주는 락다운을 많이 완화해서 야외에서 50명까지도 모일 수 있다. 7월 1일 되면 일상을 거의 회복할 거 같다.
여름 인기 프로그램 통나무 쇼 준비에 한창이다. 곧 다음 달 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지금 진행 중인 여름 프로그램 Ranger Talks 중 올빼미에 대한 설명 세션.  시간 확인을 못해서 올빼미에 대한 설명은 끝부분만 들었다.

이제 그라우스의 마스코트인 그리즐리 베어 두 마리가 있는 곰 우리로 향한다. 쿨라 (Coola)와 그라인더 (Grinder)라는 이름의 이 그리즐리들은 딱 20년 전인 2001년에 각각 다른 지역에서 구조되어 이곳에서 보호되어 왔다. 골프장에서나 트레일, 동네 길가에서도 볼 수 있는 흑곰과 달리 흔히 볼 수 없기에 이곳에서 인기가 많고 이들이 겨우내 동면하는 모습은 웹캠으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180은 흑곰, 163은 흑곰과 Sun Bear 사이.  쿨라와 그라인더의 크기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다가가자 곰 한 마리가 울타리로 다가 왔다. 곧 다른 곰도 어슬렁 거리며 합세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쿨라가 그라인더 보다 훨씬 크다. 그라우스 정상에서 흩어져 거닐던 사람들도 하나 둘 다가와서 곰 구경인데 이 둘은 더없이 편안한 자세로 초여름 햇살을 즐겼다.

크기로 보아 뒷 곰이 그라인더, 앞에 앉은 덩치는 쿨라~
따사로운 햇살 아래 둘이 더없이 편안한 모습이다. 하지만 가까이선 본 이들의 발톱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예리하고 길었다.
두 곰이 놀랄 지경으로 내 눈앞 가까이 있다.
흑곰과 그리즐리 차이점을 설명하는데, 흰흑곰이라니 Spirit Bears 라고도 불린다는데 아주 드물게 보는 곰이라 설명되어 있다.
곰 울타리를 지나 정상을 한바퀴. 겨울에 스키로 미끄러져 내려오던 길을 되집어 본다

그라우스에 여러 해 동안 멤버쉽을 가지고 셀 수 없이 왔고 바로 석달 전에도 왔었는데 오늘 처럼 인적이 드물고 한가한 날은 처음이었던 듯 하다. 겨울 스키시즌이 끝나고 이제 거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추세에 맞추어 여름을 준비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 틈에 우리도 따스한 햇살 아래 청량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숨을 고르는 귀한 시간이었다. 마냥 의자에 앉아있고 싶지만 이제는 산을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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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그라우스에 대해 여러 편을 썼었다. 또 가면 또 쓸 거 같다~ㅎ
밴쿠버를 떠나도 늘 마음에 남아있을 몇몇 장소 중 하나가 그라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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