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둘째 날이다.
간단하게 지나온 루트만 쓰면 편하기도 하겠지만 내 손끝과 내 생각 끝에서 감도는 수만 가지 기억들을 버릴 수가 없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 시간의 강변에 앉아 하나씩 조약돌을 줍는 마음으로 천천히 길을 가련다.
밴프 시내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지난 주에 예약해 두었던 캠프그라운드다.
지도로 보니 밴프 시내에서 멀지 않았기에 아직 밝은 시간 얼른 가서 체크인하고 자리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캠프 그라운드로 서서히 차를 몰고 들어서니 길가 양옆으로 벌써 RV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록키의 멋진 산들이 바로 병풍 처럼 펼쳐져 있고 날씨는 맑으나 9월 초순 저녁 기온은 서늘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Village I은 오래된 캠프장으로 전기가 없는 unserviced 구역이고 우리가 예약한 Village II 는 다소 새로 지은 아파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밤 보낸 나무가 울창했던 사설 캠프장에 비해 다소 삭막한 느낌. 그래도 화장실은 깨끗했고 조용했고 무엇보다 록키산 View가 좋았다.
이제 잘 자리도 확보했고 시간이 남으니 동네 구경 갈 차례. 난 밥 해먹고 나가자 했으나 남편은 밴프에 한식당 있는 것을 인터넷에서 보았노라 거기 가서 한식을 먹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 서울옥이다. 공사 중으로 막힌 길이 많아 어렵게 찾아갔다. 주차비 까지 6불 내고 들어간 식당 입구는 다소 초라했다. 아래 사진.
남편은 원래 좋아하는 해물 순두부를 시키고, 난 우거지 된장국을 시켰다. 남편은 그냥 괜찮다라고 했으나 내가 시킨 메뉴는 별로였다고 솔직히 말하고 싶다. 가격이 밴쿠버 보다 비쌀 것은 당연히 기대한 바지만, 역시 현지에서는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파스타나 수제 버거 생각이 절로 났으니. 사실 그 다음날 종일 배가 아팠는데 그건 기분 탓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밴프에서의 나의 한식 경험은 별로였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여하간 배가 불렀으니 좀 걸어다니며 시내 구경을 한다. 주차장에서 걸어나오니 길거리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여성 싱어의 청아하면서 애절한 목소리가 록키의 저녁하늘을 채우고 길 가던 사람의 마음을 채워준다. 한동안 앉아서 감상하다 마지막 곡을 들으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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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찾은 사진 추가요~
밴프의 캠프그라운드에 체크인하고 받은 캠핑 퍼미트 Camping Permit 종이에는 체크아웃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대개 2장을 주는데, 한장은 차 대시보드 위에 두고, 또 한장은 캠핑 자리에 있는 클립보드에 끼워넣어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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