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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록키와 야생동물

by 밴쿠버제니 2021. 10. 18.

** 오늘의 주제: 팜플렛 집어와서 그냥 버리지 말자 **

록키의 한복판에 들어온 마당에, 호텔 생활이 아닌 캠프그라운드를 전전하는 우리가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작은 타운에라도 들어설라치면 제일 먼저 찾게되는 방문객 센타 Visitor Centre나 캠프사이트 체크인 센타에서는 각종 지도와 투어포인트, 동식물 보호에 대한 자료가 구비되어 있다. 다만 현장에서 읽게 되지 않는 것이 문제. 몇 가지 들고온 자료를 이제사 들여다보며 뒤늦게 이 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공원에 대한 책자나 팜플렛은 누구나 알 수 있게 그림과 사진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내용 설명이 참 쉽고도 알차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내용은 베어 캠프사이트 프로그램 Bare Campsite Program이다. 우리가 맨발을 영어로 bare foot 라고 하듯이 bare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 있다. 즉 캠프 사이트에 아무 것도 남기지 마라는 뜻인데 특히 곰을 타겟으로한 프로그램인지라 베어 bear와 같은 발음을 차용한 점이 재미있다.

야생동물을 만나면 접근하지 않은 것이 첫번째 수칙이다. 최소 30~100미터는 떨어져야 하며, 인간이 먹는 음식이나 쓰레기가 야생동물을 죽이며, 애완동물은 늘 목줄을 하고 사람 곁에 두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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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캐나다 국립공원의 규칙을 요약해 놓은 페이지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지만 간단히 번역해본다.

- 쇠로된 화덕 (fire pit) 바깥에서는 캠프파이어를 할 수 없다 (캠프그라운드 주어진 자리마다 쇠로 된 firepit이 있다)
- 야간 캠핑은 꼭 허가 받은 곳에서 해야 한다.
- 폐쇄된 지역은 접근 금지
- 자연물을 제거하지 말 것 (즉, 야생 식물, 나무나 나무 줄기, 바위들, 화석, 문화재 작품들 등등)
- 개인적인 목적으로 드론이나 uav 사용 금지. (UAV는 unmanned aerial vehicle)
- 화기류 총기류 사용 금지
- 야생동물 만났을 때는 접근하지 말고, 음식을 주지 말 것
- 쓰레기는 지정 쓰레기 통에 버리며 애완견은 목줄 항상 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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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록키에 있는 야생동물들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단계별로 사진과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제목만 나열해 본다.

#1: 야생동물들에게서 인간의 음식을 접하지 못하도록 하라.
#2: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항상 야생동물이 열지 못하도록 고안된 철제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 공원의 모든 쓰레기통이 입구 손잡이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래치를 밀어야 열리도록 되어 있다.
#3: 야생동물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유지하라.
#4: 제한 속도를 늘 지키고, 도로에서 야생동물을 만나면 속도를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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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페이지에서는 곰이나 쿠거, 늑대, 코요테 등이 어린이에 대해 공격할 수 있으니 아이들이 야생동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라는 내용이 있어 관심이 간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거의 140년 만에 바이슨 Bison이 밴프 일대에 돌아왔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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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설명한다.

Safe Viewing (안전하게 야생동물 관찰하려면):
- 엘크나 사슴, 무스, 큰뿔 산양을 만나면 약 30미터 거리를 둔다 (버스 3대 길이), 곰이나 쿠거, 늑대일 경우는 100미터 (버스 10대 거리)
- 야생동물을 관찰하거나 사진 찍을 때 여러 명이 둘러싸거나 따라가지 마라. 더좋은 사진 찍겠다고 놀라게 하지 마라. 동물이 도망갈 길을 비워두고 혹시 공격성이 나타나며 바로 피해라. 눈을 마주치지 마라. 어린 동물들을 그대로 두라. 음식을 주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동물 소리를 흉내내는 것도 불법이다.

Preventing a wildlife encounter (야생동물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방법):
- 소리를 내라. 소리쳐 부르거나 손뼉을 치거나 노래하거나 큰 소리로 대화하라. 베어벨은 효과가 없다.
- 야생동물의 흔적을 잘 관찰하라. 발자국이나 오물이나 땅을 판 흔적, 나무나 돌이 뒤집힌 흔적 등이 얼마안된 거면 얼른 자리를 피한다.
- 최소 4명이상의 그룹으로 움직여라. 절대 아이들이 길을 벗어나도록 두지마라.
- 특히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조심하라. 조용하고 빠른 스피드로 인해 갑자기 야생동물을 마주칠 수 있다.
- 트레일에서 이어폰 착용을 피해라.
- 공원 관리 측에서 공식적으로 표시한 트레일로 낮에만 다닐 것. 큰 동물 사체를 발견하면 즉시 Parks Canada에 신고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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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이라고 길에서 동물을 칠 때가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그런 흔적을 자주 보게되고 가장 최근에는 너무 큰 사슴이 길 옆에서 죽어가는 모습도 목격했다. 남편이 한때 몰던 트레일러에는 무스 가드 (moose guard)라는 커다란 철판이 붙어있기도 했다. 야간 운전에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무스에 의해 차가 전복될 수도 있기에. 물론 우리로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록키를 달리다가 도로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경우에는
- 제한 속도를 지키고 속도를 줄여라
- 앞 뒤의 교통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비상등을 켜서 뒤에 오는 차에게 경고한다
- 반드시 안전할 때만 노견에 차를 세운다. 언덕이나 커브길 또는 차량이 많은 도로 한가운데 절대 차를 세우지 않는다.
- 야생동물과 다른 차량에서 안전하자면 차에 남아 있다가 잠시뒤 움직인다.
- 일출과 일몰 시간이 동물들이 제일 활발한 활동시간이므로 특히 주의한다.
- 운전자가 멋진 광경을 놓쳤다고 해서 절대 차를 세우지 말고 특히 1번 하이웨이에서는 긴급상황에서만 차를 세우도록 하라.

쿠거, 코요테, 늑대를 만났을 경우에
- 어린이와 애완동물을 얼른 안아올려야 하며
- 등을 보이지 말고 계속 눈을 주시하며 천천히 뒷걸음질로 물러나고
- 뛰지 말며 (뛰면 공격해 올 수 있다)
- 죽은 척 하지 말 것
- 어떤 물건을 써서라도 내 모습이 커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여기에는 곰이 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할 나의 행동을 설명해준다. 곰이 모를 때는 조용히 물러나면 되는데 만일 곰이 알아차렸다면 침착하고 조용하게 대처하고 곰에게 조용하고 단호하게 말을 해서 먹이가 아닌 사람임을 알리고 절대 뛰지 말고 뒷걸음질 쳐서 벗어나야한다고 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내가 큰 존재임을 알리고 유사시 (덮쳐올 경우) 보호 차원에서 배낭을 메고 있으라는 조언도 있다.

곰이 많이 나오는 골프장에 갈 때는 꼭 커다란 골프 우산을 꽂고 다니면 안심이 되었는데 틀린 방법이 아니었다.
그런데 베어벨을 달고 가면 제법 큰 소리를 댕댕 내는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조금 의아하다.
록키에서 제대로 긴 트레일을 걸을라치면 베어 혼 bear horn이나 베어 스프레이 bear spray가 필요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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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덧붙이자면, 밴프나 자스퍼에는 엘크 Elk가 많아 도로에서 많이 목격된다.

아래 팜플렛을 보자면, 5월 중순에서 6월말 까지는 엘크가 새끼를 낳는 시기며 (Elk calving season) 9월에서 10월 중순까지 가을에는 엘크의 발정기므로 (Elk rutting season) 특히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번식기 (breeding season)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낫겠다.

암놈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귀를 낮추고 이를 갈거나 혀를 말아올리면 공격하려는 신호가 되고, 숫놈은 뿔을 옆으로 눕히면서 발로 땅과 덤불을 들썩이며 씩씩거리기 시작하면 공격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 하니, 여기서 특이한 점은 절대 죽은 체 하지 말라는 것 Do not play dead 라고 굵게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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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야생동물이 몇 종류나 되는지 생각해 보았다. 흑곰, 그리즐리 곰, 사슴, 엘크, 큰뿔 산양, 다람쥐............ 그리고는 제대로 댈 수가 없었다. 이름은 아는데 모습이 헷갈리고 막상 만나면 이름이 무엇인지 나오지 않는 야생동물들이 대부분인 나에게 아래 팜플렛은 정말 요긴한 자료가 되었다. 통칭 다람쥐만 하더라도 얼마나 종류가 많은가.

동물 사이즈 차트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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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 주의를 끈 팜플렛은 록키의 붉은 소나무 숲에 관한 내용이다. 북미에서 소나무들이 죽어가는 이유는 바로 사진에 보이는 소나무 딱정벌레 Pine Beetle 때문이라 한다. 한국에서도 병충해로 붉게 물든 산을 본 적이 많다.
산불이 났을 때 고사한 나무들이불쏘시개로 사용되어 산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공원측에서 숲속에서 나무를 잘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를 자르는 큰 전기톱을 든 이들의 미소가 싱그럽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더 사랑하게 된다~~ 다음에 갈때는 좀더 관심있게 주변을 살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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