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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29: 킹스턴을 떠나며

by 밴쿠버제니 2021. 12. 13.

지난 며칠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위대한 탄생과 설렘의 나날이었다.

모든 좋은 일에는 다 이유와 수고가 있다.
새 생명의 탄생에 수고와 기쁨을 오롯이 감당하고 누려야 할 사람은 바로 부모다.
(부모가 없다면 부모역할을 하는 누구라도 부모다)

함께 지내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걱정하고 함께 해보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부모의 역할을 그 어떤 주변인도 대신할 수 없음을 알기에
부모로서 흘릴 눈물과 땀과 그 순수한 기쁨을 스스로 경험해보길 바랐기에

사랑스럽고 야무친 며느리와,
의외로 다정하며 큰 일손으로 거듭난 아들에게 모든 걸 맡기기로
우리는 담담하게 결정하고 선언했다.
우리는 가련다~ 붙잡지 마라!!
(붙잡아 다오~ 아니 붙잡아도 가련다 ㅎㅎ)

그리고는 짐을 꾸려 일말의 불안감을 누른 채
맘 변하기 전에 얼른 길을 나섰다.
아주 먼 길이 될 테지만, 왔으니 갈 수 있으리라.

차를 출발시켜 고속도로에 올라서고 나서야
그 여린 아기를 두 아이들 손에 맡기고 떠난 우리의 판단이
너무 무모했는지 너무 성급했는지 너무 냉정했는지...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
사랑하는 마음 넘치게 있으니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애써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었다.


;;;;;;;;;;;

우리가 가진 무모한 믿음이 틀리지 않았슴을
시간이 갈 수록 똘똘 뭉친 세 사람이 보여주고 있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리하여 횡단 29일 되던 날 우리는 킹스턴을 떠나 밴쿠버로 가는 길 위에 올라섰다.  험하고 긴 운전이 되겠지만 코로나로 못보던 아이들을 만났고 이들이 꾸린 멋진 가정도 보았으니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 가득한 채. 

오는 길은 쉬며 놀며 길게 돌아왔지만 가는 길은 돌아가는 목적에 치중하기로 하고 다시 지도를 열었다.  롱수 (Long Sault parkway)를 못들린 것이 그제야 생각났지만 마음에 남겨두고 서쪽으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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