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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26: 올드 몬트리올에서 온타리오로

by 밴쿠버제니 2021. 12. 11.

노트르담 성당 문은 닫혔건만 광장에는 갈 길을 잃은 듯한 사람들이 몰려와 서성대는 가운데 한쪽에서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하모니카를 목에 건 기타리스트는 길거리 인생 수십년 관록이 묻어나는 느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농담을 걸며 신청곡을 받고 신청한 사람의 가슴이 부풀도록 불어와 영어를 오가며 성의껏 노래를 불렀다.  

사진이라도 한 장씩~~ 문 닫힌 노트르담 바실리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촌스럽지만 그래도 십년 쯤 뒤엔 이거도 추억이리라.
바실리카 맞은 편에 보이는 이 건물은 BMO (Bank of Montreal)이다. 우리 집 앞 BMO가 생각난다.

그냥 떠나기에 시간도 많고 아쉬워 올드 몬트리올에서 세인트 로렌스 강쪽으로 한바퀴 하기로 했다.  강쪽으로 내려가면 항구와 사이언스 센타가 있다.   아래 사진들은 강가로 내려가는 길, 올드 몬트리올 거리 풍경이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건물 벽돌과 돌
아는 지인이 밴쿠버에서 이런 이름으로 가게를 하고 있기에 괜히 반가워 한 컷~
오른쪽 가게 앞을 지나며 남편이 웃는다 나보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ㅎㅎ (홍콩 깃발 문양이 있는 거 보니 홍콩사람이 하는 버블티 가게 같고 영어로 One more라고 작게 쓰인 거 보인다)
이곳은 강가에 있는 몬트리올 사이언스 센타다. 다양한 활동이 바깥 광장에 펼쳐지고 있었다. 실내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강을 따라 줄줄이 지나는 바이크 족
사이언스 센타 옆에서 보이는 올드 몬트리올 항구

다시 길을 떠나 몬트리올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 들러보기로 한다.  한국 식품점을 구글로 검색해서 찾아가보니 아주 실망스러웠다.  규모도 작고 물건도 거의 없이 아주 오래된 구멍가게 같아 금방 나왔다.  몬트리올에도 한인이 많이 거주할 터인데 아마 우리가 잘못 찾았나 보다.  가는 길에 한국 간판이 있어 찍어보았다.

불어로 KFC를 보니 맞는 듯 틀린 듯~ 헷갈린다. (Poulet Frit Kentucky)

몬트리올은 이제 그만~ 불어도 안녕~ 온타리오로 넘어가는 길이다.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서쪽으로 401번 하이웨이로 가다보면 온타리오 주 경계를 넘게 된다.  우리의 저녁 숙소도 멀지 않다.

Ouest, Fin 팻말을 끝으로 퀘벡을 넘어 온타리오 싸인을 보니 왠지 반가왔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한국식 휴게소 On route도 이게 얼마만이냐~
저멀리 어딘가에 소나기가 내리고 있는 듯 하다.

저녁 숙소로 우리가 예약한 캠프그라운드에 도착했다.   출산 예정일 하루 전이라 어차피 하루 이틀 뒤에는 아들네로 도로 가봐야할 거 같기에 되도록 킹스턴 가까운 곳, 온타리오에 들어와 있는 곳으로 구글 지도만 보고 찍었었다.  한가지 더, 서쪽으로 가는 도중에 Long Sault Parkway (롱 수 파크웨이) 길을 꼭 가보고 싶었기에 그쪽 방향으로 정한 우리의 숙소는 글렌게리 Glengarry Campground and Beach 였다.

붉은 선이 온타리오와 퀘벡 주 경계선이다. 캠프장에서 롱수 파크웨이는 50킬로 거리 40분이면 간다
킹스턴 가기 전 꼭 들리고자 했던 롱수 파크웨이. 세인트 로렌스 강의 작은 섬들을 잇는 멋진 길이다.

구글로 찍은 곳이었는데 캠프장을 찾아 들어서자마자 너무 맘에 들었다.  정말 한적한 넓은 주립 공원 같았다.  오피스에 있는 젊은 남녀 직원 2명도 너무 친절하고 느긋한 느낌이 들었던 거는 아마도 영어가 당연한 곳에 오니 더 맘이 놓여 그랬었나 보다.  아무튼 이 멋진 숲 속에서 하루밤 지난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캠프그라운드 입구
저기가 오피스인 거 같은데
주차장에 차도 거의 없다
15 암페어 전기 있는 자리로 배정 받고 체크아웃 날짜가 적힌 종이를 자리에 있는 기둥에 문패마냥 붙여놓으면 된다.
전기도 꽂아두고 자리를 잡았는데 사방으로 아무도 없다. 이제 정말 시즌이 끝나가나 보다.

사위는 조용한데 아직 저녁은 이르고 햇살도 좋고하여 캠프장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물가로 나가보았다.

세인트 로렌스 강물이 넘실거린다
강 가 fire pit

우리가 지도에 찍어 찾아온 캠프그라운드에 만족하며,

강가를 산책하며 여유를 부리고,

내일 가볼 롱수 (Long Sault)를 생각하며 느긋하게 저녁을 지어먹고

따뜻한 전기담요 속에 발을 넣고 책을 펼칠 때 까지

우리가 이 행장을 다 접고 밤길을 떠날 거라는 거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제까지 컨디션 좋아 해먹은 요리 사진을 보내오던 며느리에게

진통이 시작되어 병원 다녀오기를 서너차례 했다는 전화를 받고

밤 10시가 휠씬 넘어 우리는

숲속의 깊은 어둠을 뚫고 킹스톤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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