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성당 문은 닫혔건만 광장에는 갈 길을 잃은 듯한 사람들이 몰려와 서성대는 가운데 한쪽에서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하모니카를 목에 건 기타리스트는 길거리 인생 수십년 관록이 묻어나는 느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농담을 걸며 신청곡을 받고 신청한 사람의 가슴이 부풀도록 불어와 영어를 오가며 성의껏 노래를 불렀다.
그냥 떠나기에 시간도 많고 아쉬워 올드 몬트리올에서 세인트 로렌스 강쪽으로 한바퀴 하기로 했다. 강쪽으로 내려가면 항구와 사이언스 센타가 있다. 아래 사진들은 강가로 내려가는 길, 올드 몬트리올 거리 풍경이다.
다시 길을 떠나 몬트리올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 들러보기로 한다. 한국 식품점을 구글로 검색해서 찾아가보니 아주 실망스러웠다. 규모도 작고 물건도 거의 없이 아주 오래된 구멍가게 같아 금방 나왔다. 몬트리올에도 한인이 많이 거주할 터인데 아마 우리가 잘못 찾았나 보다. 가는 길에 한국 간판이 있어 찍어보았다.
몬트리올은 이제 그만~ 불어도 안녕~ 온타리오로 넘어가는 길이다.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서쪽으로 401번 하이웨이로 가다보면 온타리오 주 경계를 넘게 된다. 우리의 저녁 숙소도 멀지 않다.
저녁 숙소로 우리가 예약한 캠프그라운드에 도착했다. 출산 예정일 하루 전이라 어차피 하루 이틀 뒤에는 아들네로 도로 가봐야할 거 같기에 되도록 킹스턴 가까운 곳, 온타리오에 들어와 있는 곳으로 구글 지도만 보고 찍었었다. 한가지 더, 서쪽으로 가는 도중에 Long Sault Parkway (롱 수 파크웨이) 길을 꼭 가보고 싶었기에 그쪽 방향으로 정한 우리의 숙소는 글렌게리 Glengarry Campground and Beach 였다.
구글로 찍은 곳이었는데 캠프장을 찾아 들어서자마자 너무 맘에 들었다. 정말 한적한 넓은 주립 공원 같았다. 오피스에 있는 젊은 남녀 직원 2명도 너무 친절하고 느긋한 느낌이 들었던 거는 아마도 영어가 당연한 곳에 오니 더 맘이 놓여 그랬었나 보다. 아무튼 이 멋진 숲 속에서 하루밤 지난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사위는 조용한데 아직 저녁은 이르고 햇살도 좋고하여 캠프장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물가로 나가보았다.
우리가 지도에 찍어 찾아온 캠프그라운드에 만족하며,
강가를 산책하며 여유를 부리고,
내일 가볼 롱수 (Long Sault)를 생각하며 느긋하게 저녁을 지어먹고
따뜻한 전기담요 속에 발을 넣고 책을 펼칠 때 까지
우리가 이 행장을 다 접고 밤길을 떠날 거라는 거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제까지 컨디션 좋아 해먹은 요리 사진을 보내오던 며느리에게
진통이 시작되어 병원 다녀오기를 서너차례 했다는 전화를 받고
밤 10시가 휠씬 넘어 우리는
숲속의 깊은 어둠을 뚫고 킹스톤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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