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한국 인천공항 까지는 약 10시간 거리다.
3분의 1 정도의 승객으로 채워진 기내에서 우리는 4 자리 중 2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맘만 먹으면 4자리 다 비워진 줄로 가서 완전히 누울 수도 있었지만 비행기에서 늘 꼿꼿한 남편은 그 자리에 붙박이로 앉아 있고 나는 팔걸이를 올리고 눕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이번 비행은 너무도 순항이라 잠깐의 요동 (turbulence)도 없이 고요했기에 너무 잘 쉰 것이 오히려 나중에 시차 극복에 방해가 된 듯~ 평소에 시차가 전혀 없다고 자부하던 내가 새벽 시간에 깨어 이 글을 쓴다 ㅎ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밴쿠버로 돌아갈 때 밴쿠버 공항에서 느끼는 아주 익숙하고 색다른 냄새가 있다. 그동안 한국에 도착하여 내리는 인천공항에서는 특별한 느낌이 없었던 거 같다. 내리자마자 들리는 한국말의 편안함과 생경함에 다소 혼돈스럽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장기로 있을 걸로 마음 먹고와서 그런지, 아니면 많은 안내판과 방호복 입은 직원들 모습에 손에는 서류 챙겨들기 바빠서인지 더더욱 어떤 느낌을 가질 새도 없었다.
비행기에서 받은 서류들에 꼼꼼히 작성을 해두었고 준비해온 비자와 접종 증명서와 음성확인서와 Q-code까지 전화기에 열어두고 줄을 섰다. 한번에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 거의 4 군데 검역과정을 거쳐가야 하니 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짐까지 찾아 세관을 통과해 나오기 까지 모두 1시간 이내에 전 과정이 끝났다. Q-code가 특히 시간 단축 역할을 한 거 같지는 않았다.

공항에서 안내로 숙소 주소에 따라 종로구 방면으로 가는 방역버스에 올라타니 (1인 16000원) 사직공원 옆에 버스가 섰고 종로구에서 밴이 마중나와 있어 숙소 까지 편하게 타고 올 수 있었다.
남편이 밴쿠버에서 전화로 방역밴을 예약하고자 숙소 주소를 주니 11만원을 불렀고, 얼마전 입국한 아들네는 공항에서 바로 방역밴을 타고 숙소 까지 (우리와 동일한 주소) 9만원 주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두 사람에 3만 2천원에 숙소까지 간 셈이다.
지금 찾아보니 그 사이 규정이 바뀌어 3월 3일 부터 해외입국자도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www.airport.kr/ap_cnt/ko/svc/covid19/trinfo/trinfo.do
인천국제공항
www.airport.kr
우리는 숙소에 도착하여 얌전히 격리 중이긴 하나 2월 21일 부터는 자가격리앱 설치도 폐지되어 더이상 매일 관리를 받지 않으니 완전 자율적인 자가격리인 셈이다.
원래 한국 도착 다음날 보건소를 방문하여 pcr test를 받아야하지만 마침 도착 다음날이 삼일절 휴일이라 보건소에 전화해도 받지 않고, 직접 가보기도 했으나 문은 굳게 닫혀있는지라 검사를 못받았고 다음날 도착한 문자 한통에 따르면 격리 해제 전날 검사 받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하루에 2시간은 병원 방문이나 식료품 구매로 외출이 허용된다니 너무 좋은 소식. 우리는 근처 수퍼에서 장도 보고 음식도 takeout해 오고 한국 길거리 허다한 만두 찐빵도 사오고 과일가게에서 실컷 과일도 사왔다. 한국 딸기는 역시 세계 최고인 거 같다.
이제 며칠 더 자율적인 격리를 마치면 (그나마도 곧 폐지될 거 같지만)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을 테지만, 현재 한국에는 대선이 코앞이라 뉴스도 시끄럽고 길거리도 뒤숭숭하다. 대통령 선거 뿐 아니라 보궐 선거도 함께 하는지 벽에는 색색의 인물 사진으로 뒤덮이고 사거리 신호등에서는 붉고 푸른 패딩 무리들에게 인사 받기 바쁘다. 창밖 멀리 마이크에서 불분명한 큰 소리가 들려오고 확진자가 이십만을 넘었다고 하나 길에는 인파로 넘쳐나서 우측통행을 지키기도 힘들고 거리두기는 더더욱 어렵다. 자가격리가 풀리더라도 한동안 쭈욱 자가격리 모드로 지내야 할 거 같다. 그래도 이렇게 예정대로 진행되어 잘 도착해 있음에 알게 모르게 도와준 모든 이웃들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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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입국하여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거소증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라면, 한국에 도착하자 마자 격리 중에 미리 원하는 시간을 예약해 두길 추천한다.
서대문에 주소가 있어 서울남부 출입국을 방문해야 하는 우리는 2월 28일 밤에 도착하여 예약시스템에 들어가보니 3월은 예약이 찾고 4월 이후 자리가 열려 있었다.
https://www.hikorea.go.kr/resv/ResvIntroR.pt
방문예약 이용안내 < 하이코리아
www.hikore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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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하니 며느리가 이마트몰에서 시킨 택배가 문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물과 휴지 요거트, 햇반과 설렁탕 등등 꼭 필요한 물품들이 가득하다. 당일 배송 뿐 아니라 새벽 6시면 집 앞으로 배송오는 것도 있다하고 배달앱들도 넘쳐나니 앞으로 적응하기에 시간이 좀 필요할 듯 하다.
아래는 지난 이틀 우리의 양식 사진 일부다. 감자피 김치만두와 찐빵을 꼭 찍었어야 했는데 빠졌다. 격리 중 살이 포동포동 찔 거 같은데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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