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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한국

대관령 가보기 (국민의 숲 트레킹 코스)

by 밴쿠버제니 2022. 7. 18.

아흔아홉 구비 대관령은 예로부터 고개가 험해서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 대관령이 되었다. 또 다른 유래로는 영동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명칭에서 대관령이 유래했다고도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지금은 까마득히 높은 다리 위로 일곱 개의 길고 짧은 터널을 지나면 순식간에 강릉으로 내려설 수 있지만 이전에 강릉 가는 길은 대관령을 구비구비 내려와야 했다.  강릉에 거주하게 된 지금은 그 길을 구비구비 올라가 보는데, 돌아가는 코너 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듯 하다.

이제는 저 높은 콘크리트 다리 위로 휘익 달려 서울로 또 강릉으로~
꼬불꼬불하지만 숲이 우거진 이 길이 참 좋다
노란 직선길은 현재 영동고속도로, 파란 꼬불길은 우리가 가고있는 옛날 고속도로 대관령마루길~ 비교된다
만나는 차도 거의 없다. 이전에도 서 있던 바로 그 나무들이 손짓하며 아는 체 한다

대관령 꼭대기에 올라가면 옛날 영동고속도로 양편으로 대관령 휴게소가 있다.  가보니 서울방향 휴게소는 영업 중이었고, 강릉 방향 공간은 강원 신 재생에너지 전시관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평창에 위치한 대관령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은 우리나라 에너지 현황과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풍력 발전의 역사, 원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직접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이제사 찾아보니 그러하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이 전시관 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넓은 공간에 주차되어진 많은 RV차량들이었다.  이곳 고도가 높아 서울이나 강릉 보다 훨씬 더 기온이 낮아서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가보니 실제 그랬다.

휴게소의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맞은 편으로 대관령 숲길 안내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대관령에 있다는 국민의 숲길로 가서 가볍게 걸으며 도시락으로 점심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였지만 막상 대관령 마루에 올라가보니 어디서 출발해야할지 막연했는데 이 안내센터가 우리를 손짓하며 부르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가서기 무섭게 바로, 나이 지긋하신 직원 한분이 나오셔서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는 강릉에서 꼬불꼬불 흰색 길을 올라와 빨간색 현위치에 와있다

주변의 안내판 몇 개만 찍어도 대관령 근방 트레킹 코스가 얼마나 많은 지 금방 알 수 있다.  하나씩 가보고 싶은 길들이다.

닭목령이라는 이름은 왜 붙었는지 궁금 궁금
안반데기라는 말은 또 얼마나 정겨운지
휴게소에서 올려다보니 저 멀리 비석이 보이니 한번 올라가보기로 한다
구 영동고속도로 준공 기념비였다. 이곳이 대관령 정상으로 해발 865미터 높이다
준공기념비에서 내려다본 휴게소 전경
저멀리 산 슬로프가 보이는데 남편왈 용평스키장이라 한다. 그렇다면 가운데 하얗게 보이는 타워는 올림픽 스키점프대임에 틀림이 없다
준공비석 옆으로 작은 오솔길은 능경산 오르는 등산로
거북이 받쳐든 비석 뒤로 강릉 시내가 내려다보여야 할 방향인데 구름인지 안개인지에 가려 흐릿하다

이제는 우리의 목적지 국민의 숲으로 갈 차례다. 
대관령 숲길 안내센터 직원분의 설명대로 강릉방향 휴게소 주차장을 출발하여 다리를 넘어 서울방향 휴게소를 가로질러 (유료화 되어 있으나 회차는 무료) 지도에 있는 남경식당을 지나 좀더 가다보면 입구 주차장이 나온다고 했는데 정확했다.   아래 지도에서 파란 별표 안내센터에서 파란 길을 따라가서 차를 세우면 된다.  

사실 국민의 숲은 아래에서 빨간 선 안의 10킬로미터 넘는 구역을 일컫지만, 우리가 가보려는 곳은 국민의 숲 트렉킹 코스 (노란색 하이라이트 구역)이다.  이곳은 비교적 짧고 쉬운 코스로 전체 4킬로미터가 좀 모자라는 약 1시간 30분 정도의 평평한 길이다.

도중에 대관령 양떼 목장 입구도 만나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국민의 숲 트레킹 코스는 사람의 생체리듬에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대관령 자락 (구)대관령휴게소 인근에 조성된 트레킹 코스이다.  산허리를 감싸는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전나무와 주목, 독일가문비나무, 잣나무, 일본잎갈나무, 자작나무 나타나고 곳곳에 야생화도 가득피어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피톤치드가 풍부한 침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길로 이곳을 걷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트레킹 코스이다.

안내판에 있는 설명을 베껴보았다.  내 설명이 필요없고 그저 한번 다녀오면 알게된다.  집이 가까우면 매일이라도 걷고 싶은 길이다.  그래서 숲길 입구에 다쓰러져 있는 폐가가 한채 있길래 저 집을 살 수 있을까 얼마나 될까 고쳐서 우리가 살까~하며 남편과 농담을 했다.

바로 이 집~ ㅎㅎ

별로 걷지도 않았건만 때가 되었고 앉을 자리가 보이니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기로 한다.  고요한 숲에서 나누는 식사~ 이 맛에 또 배낭을 꾸리게 된다.

사과 야채 썬 것과 모시떡, 감자떡, 그 밑에 삶은 감자도 있다
먹을 거리를 빼고나니 가방이 홀쭉하다 ㅎ
자작나무들
쉼터
각종 나무들이 종류별로 조림되어있다

쭈욱 위 코스를 다녀왔지만 사실 조림지 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이유는 양손에 스틱을 잡고 있어서 휴대폰을 쓰기에 불편했기 때문이다.  스틱을 꼭 써야한다는 남편의 주장도 있지만, 처음에 불편하던 스틱이 이제 점차 익숙해지고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손이 하나 더 있더라면 휴대폰을 들 수 있을텐데~ 걷는데 방해되지 않게 휴대폰을 쉽게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할 듯 하다.  

 

 국민의 숲 트레킹 코스를 걷는 것도 좋았지만, 옛날 영동고속도로를 다녀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추억여행이 되었다.

해발 832미터
대관령 정상에서 잠시 내려오면 신사임당 사친 시비가 있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다가 강릉 친정을 내려다보며 지은 어머님 노래~
이곳에서 강릉 시내가 내려다보여야 하건만 구름 속에 숨어있다
군데군데 도로 공사 중인 걸 보니 옛날 영동고속도로에 대한 관리를 잘 하고 있는 듯 하다
곧은 길 대신 굽은 길로 가보는~ 대관령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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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센터에서 받은 팜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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