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다녀온 기록이다.
괘방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강릉에서 정동진 쪽으로 해변도로를 달리다보면 넓은 주차장 뒤로 "등명낙가사"라는 절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이름이 특이해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이 등명낙가사 뒤로 보이는 산이 괘방산이다. 위치로 보아 분명 동해바다를 보며 오르는 멋진 길일거라 기대가 컸다.
1) 동해 시골식당
산에 오르기 전 동해까지 가서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하자는 것은 나의 아이디어였다. 지난번 밴쿠버 지인들과 동해안 순례 도중 만났던 식당 "시골" 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너무 싸고 맛있었던 기억에 지난번 먹지 못했던 보리밥과 칡부침개를 먹어보고도 싶었기 때문이다. 등명락가사에서 35분이나 더 내려가야 했지만 동해안 길은 늘 가도 멋진 길 아니던가.
식당은 그자리 그대로, 일하시던 두 아주머니도 그대로인데, 한달 전에 비해 밥값은 인상되어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착한 가격이다. 기대했던 칡부침은 너무 빨리 상하는지라 하지 않는다고 하고, 보리밥은 2인 주문 원칙이라 보리밥 먹었는데 그냥 평범했다.
2) 옥계 휴게소
동해를 출발하여 정동진 쪽으로 가는 도중 들린 옥계 휴게소의 수준이 시쳇말로 후덜덜하다.
3) 등명낙가사
정동진을 지나 등명낙가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괘방산을 오르는 길이라 믿고 절로 들어섰으나 알고보니 등산로는 절 입구 왼편으로 난 길로 올라갔어야 했다. 급할 게 뭐가 있겠는가~ 천천히 한바퀴 절 구경도 하고 내려왔다.
절 구경은 눈으로만 하고 왔고, 절의 역사에 대해서는 뒤늦게 찾아 읽어보았다.
4) 괘방산
이제 괘방산으로 들어서는 길이다. 산 가는 길에 발길이 샛길로 많이 샜다.
알고보니 괘방산 등산코스는 안인해변에서 정동진해변까지 이어지는 편도 9.2킬로미터 등산길이었다. 우리는 등명낙가사에서 괘방산 정상 까지만 다녀오는 길을 선택했기에 비교적 쉽고 간단한 트랙킹이 될 예정이었지만, 내려오는 길에 하산하는 길을 잘못 들어 거의 정동진 가는 길 중간 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산길에 들어서 땀을 흘리며 경사를 오르는 데 어느 순간 눈에 훅 들어온 동해 바다!! 그래 바로 이거야.
괘방산 정상 주변에서 많이 헤맸다. 조금 더 가보고 싶었으나 어느 쪽으로 가야할 지 몰랐다.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오다가 그래도 미진하여 들어선 길이 정동진으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그리 경사가 급하지도 않은 완만한 고개길이라 아무 생각없이 전진하다보니 산 아래로 미술관도 지난 듯 보이고, 정동진 쪽으로 하염없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득 너무 와버린 생각에 다시 구비구비 한 시간 이상 고개를 돌아나왔다.
5) 안인 해변, 안인항
괘방산 등산로의 시작점이 되기도 하는 안인항에 잠시 차로 들렀다. 한적한 해변과 항구가 이름 그대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안인(安仁)은 조선시대 강릉대도호부(江陵大都護府) 관아(官衙)였던 강릉시내 칠사당(七事堂)을 중심으로 본다면 대략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동남방이다. '안인(安仁)'의 '안(安)'은 '편안함, '인(仁)'은 방위상 '동쪽', 곧 '강릉 동쪽의 편안한 곳'이란 뜻이다.
안인항을 안인진항(安仁津港)이라고도 한다. 외지 사람들은 안인진과 안인을 헷갈리기 쉽다. 군선강(群仙江)을 중심으로 그 북쪽은 안인리(安仁里), 남쪽은 안인진리이다. (일부 참고: https://blog.daum.net/leemsaan/13739965)
하루 나들이 치고는 꽤 다양한 코스였는데 이러고도 저녁은 집에서 먹었으니 강릉에 사는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다음 기회에 안인항에서 정동진 까지 걸어보면 어떨까 싶다. 이 길은 아래 17개 구간 강릉 바우길 중 제 8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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