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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한국

삼척 덕봉산 (덕산, 맹방해수욕장)

by 밴쿠버제니 2022. 8. 2.

7말8초~ 휴가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서울은 불볕이라는데 강원도는 축축하고 꿉꿉한 날이 이어진다.  에어컨 바람에 찰옥수수 먹으며 넷플릭스 영화나 시리즈 한편 보자면 여름인 줄도 모르고 한나절 보낼 수 있겠지만 굳이 집을 나서는 이유는...
우리가 그 끝을 알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내는냐에 따라 달라지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보낸 그 끝에 다가오는 느낌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여 어린 시절 비 오는 날이면 남대천을 따라 경포해변 까지 걸어가보기도 했다는, 의외의 감성주의자인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은 빗길에 삼척으로 가는 중이다.

돌아가더라도 늘 바닷가 길을 선택하지만 오늘은 고속도로를 탔다

오늘의 방문지는 동해시 아래 삼척에 위치한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이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그동안 군사시설로 묶여있던 곳이 해제되어 일반인 출입이 가능해지는 곳이 많이 생겼는데 이곳도 그중 한 곳~  덕봉산은 1968년 울진ㆍ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발생한 뒤 경계 철책을 설치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인데 탐방로를 설치하면서 53년 만에 지난해 (2021년) 일반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가는 도중 점심을 먹기 위해 동해와 삼척의 식당을 전전하다가 (시골청국장, 부명칼국수, 오복예향막국수) 결국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요즘 식당의 생사는 인터넷이 결정하는 듯 하다.

현지인이 많이 간다는 이 집 막국수는 메밀 함량이 낮은 듯 면 느낌이 달랐는데 양념맛이 좋았고 주인이 친절했다

삼척을 지나다보면 늘 건너게 되는 다리다.  이 다리를 지나노라면 이런 저런 안내판으로 정신이 없는데 또 그래서 바로 여기임을 알게되는 다리다.  다리 위에 산삼 조각과 장미공원 이정표와 해태상과 알록달록 다리 장식을 신호에 걸린 덕에 찍어보았다.  건너편에 삼표시멘트 공장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삼척새벽시장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강릉에 이주했던 초기 4월 경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가보니 수산물 반짝 시장이었는데 많이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제 덕봉산 해안생태 탐방로에 도착했다.  이곳은 삼척 시내에서 멀지 않은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에 있다. 

 

덕봉산은 덕산해수욕장 북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높이 50m 정도의 야트막한 산이다.  사실 이 덕봉산은 원래 섬이었는데 육지와 연결되면서 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맹방해수욕장과의 사이에 마읍천이 흘러 경계를 가르고 있는데,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가 개방되면서 맹방해변과 연결되는 나무다리를 놓아 두 해수욕장 어디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탐방로를 오르기에 앞서 덕봉산 주변을 소개한다.  우리가 도착한 덕산해수욕장과 그 배후의 덕산 마을이다.  해수욕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로 옆 소나무 밭에 텐트를 치고 있다.  널려있는 빨래를 보니 아마 여러 날 진치고 있는 듯 한데 왠지 그 풍경이 한가롭고 재밌다.  

덕산해수욕장에 도착해 제일 먼저 눈에 띈 건물은 강원대학교가 운영하는 해양관광레져 스포츠센터다. 건물 앞과 해수욕장에는 여름 캠프 중인 듯 구명조끼를 입은 청소년들이 많이 보였다.

(위 표지판 내용을 옮겨본다)
근덕면 덕산리에 위치한 덕봉산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아주 먼 옛날 양양에 있던 삼형제의 산봉우리가 조수로 이리저리 파도에 밀려 떠다니다가 첫번째로 와닿은 곳이 덕봉산이다.  두번째가 원덕읍 호산리에 있는 해망산이고, 세번째의 섬이 경북 울진에 있는 비래봉 (혹은 영해의 죽산)이라고 한다.  덕봉산의 모양이 물더멍 (물독의 방언) 같다고 하여 더멍산이라고 부르다가 한자 표기로 덕번산이다가 현재와 같이 덕봉산이라고 불렀다.  이 산 꼭대기에 심 (산삼)물이 담긴 쇳독이 있다는 전설이 있으나 아직 발견한 이가 없다.

덕산해수욕장은 의외로 한가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덕산마을

이제 덕봉산으로 간다.  삼척시에서 설치한 안내판이 제일 믿음직한 설명 같아 옮겨 적어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덕산도는 삼척부 남쪽 23리인 교가역 동쪽 바다 위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해동여지도>와 <대동여지도>에도 섬으로 묘사되어 있고 덕산이라고 적혀있다.  이런 기록을 통해서 덕산도는 본래 섬이었는데 후에 육지와 연결되어  육계도가 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름도 덕산도에서 덕봉산으로 바뀌었다.  산 모양이 물더멍과 흡사하여 더멍산이라는 속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한자화해서 덕봉산으로 썼다고 전해진다.  육계화 과정은 조선 후기에 인구가 증가하여 삼림이 밭으로 빠르게 개간된 시기와 관련되어 있다.  산꼭대기에 회선대 및 우물이 있어 가문이 들 때 기우를 지낸다.  산 애래는 마읍천이 흐르고 그 좌측에는 맹방해수욕장이, 우측에는 덕산해수욕장이 있다.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 이 얼마만인가
우리는 우선 우측 해안길로 한바퀴하기로 했다

탐방로 우측 계단을 따라 오르다보니 덕산 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데~ 주차장에서 볼 때 다소 밋밋했던 해수욕장의 비경이 여기에 숨겨져 있었다.  

덕산에서 한달살기 실천 중이신 듯
계속 해안길로 나아간다
이제 멀리 보이는 덕산해수욕장
저 코너를 돌면 맹방해수욕장이 보인다
덕산과 달리 맹방해수욕장에는 관광객들로 그득했다. 아마 맹방 쪽이 방문객을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있는 듯 하다
맹방해수욕장을 지나 맹방 외나무다리에 이르렀다. 뒤로는 오토캠핑장, 그 뒤로 논밭과 산이 어우러진 마을이 멋지다
여기에서 왼쪽은 맹방, 오른쪽은 덕산 해수욕장이다
이제 해안길은 거의 일주를 했으니 정상길로 올라 가보기로 한다
제법 경사가 급하나 길지는 않다
오르는 계단 옆으로 대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더 시원한 느낌이다
중간 쉼터에서 내려다본 맹방 해수욕장
축구공 타워가 인상적이다
다가가보니 천국의 계단이란다
쭈욱 뻗어 올라간 계단~ 이 정상길만 몇번 오르내려도 운동 효과 확실할 듯 함
정상에 있는 전망대
이곳은 맹방
또 이곳은 덕산이다

 

아름다운 덕산마을
내려가는 길, 정상 주변에 잡초가 숲을 이루고 있는데 그마저도 예쁘다
덕산해수욕장 쪽으로 내려오니 구명조끼 아이들이 여태 훈련 중이다. 서핑 훈련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생존수영 강습 중인 듯 하다.
덕산마을에는 무궁화길도 있고 배롱나무 꽃길도 있더라~~
맹방해수욕장 쪽을 지나는데
BTS 보트 대여장~ㅎ

그리고 맹방해수욕장이 더 붐비는 큰 이유가 있었다.  바로 BTS였다.  "버터" 앨범 재킷 촬영지라고~ 사실 난 뒤늦게 알았다. 

이 소녀는 지금 "Butter"를 듣고 있으려나

망망대해 동해 바다와 해수욕장 두 군데를 내려다보며 해안길과 정상길을 부담없이 돌 수 있는 덕봉산, 아름다운 덕산마을이 넉넉하고 편안하게 받쳐주는 이 곳은 천혜의 여름 휴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실컷 놀다가 느지막히 덕산 노을전망대에 올라 마을을 물들이는 저녁 노을을 보고 싶지만 갈 길이 먼 관계로 이만 총총~

노래와 시로 표현된 덕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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