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닷새 간의 강원도 한바퀴를 풀어보려 한다.
암울했던 코로나 터널을 마악 빠져나오려는 이 시기에 의기투합한 두 커플이 만난 동해안은 여전히 푸르고 아름다웠다. 이 땅에 속한 사람들의 삶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내가 알던 그 바다와 그 산과 하늘을 다시 만나니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던지. 급하지 않게 발길 닿는대로 둘러본 일정을 다시 돌아본다.
1) 강릉에 도착하다 그리고 경포호수 튤립
몇 주전에 보았던 경포호수 튤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다시 들렀다. 싱싱하고 눈부셨던 꽃들의 자태를 다시 확인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지만 오호 통재라~ 사람도 꽃도 청춘은 짧기만 하구나.
불과 몇주 사이에 달라진 모습을 비교해 보았다. 우측은 2-3주 전 절정일 때의 사진들이다.
빨강과 보라와 핑크색, 산호색 튤립은 꽃잎이 벌어지고 다 떨어졌으나 아래 사진의 혼합색 튤립과 흰 튤립은 비교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일찍 지는 만큼 일찍 시작한 것이려니 튤립 일생의 총량은 일정할거니, 다만 우리가 꽃들의 시간을 못맞추었을 뿐이다.
경포호숫가에는 튤립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꽃과 나무가 풍성한 숲길이 있다. 숲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공원 직원은 호수 주변의 나무와 꽃과 생태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2) 점심은 옹심이와 감자적
강릉에서의 첫 끼는 감자로 만장일치. 그래서 찾은 곳이 강릉 병산 옹심이 마을이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남항진 해변으로 가는 길가에 있으니 송정 쪽에서는 공항대교를 건너가야 한다.
우리가 늘 가는 "감자적 본부"는 월요일 휴무인지라 옆집 "논가집"에서 옹심이와 감자전(적)으로 점심을 했다. 처음 가본 논가집은 넓고 그 외관에 역사가 깃들여 보이나 손님은 적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원 주인이 논가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고 옆에 있는 감자적본부를 내었다고 한다. 나의 덜 예민한 입맛에도 감자적본부 옹심이가 더 나았던 거 같지만 사람마다 다를게다. 이 두 곳 뿐 아니라 이 병산 마을에는 비슷한 메뉴의 식당이 수십군데 있으니 취향에 따라 가면 된다.
찐득하고 구수한 옹심이 다시 생각난다~
3) 소돌해변
소돌해변은 강릉 경포대에서 해변길로 천천히 가도 20분이면 당도한다. 7번 국도로 가면 빠르지만 늘 최대한 바다에 가까운 작은 길을 따라 간다. 경포대에서 영진해변을 지나고 주문진항을 지나 조금더 가면 소돌항과 소돌해변 사이 아들바위 공원이 있다.
아들바위 공원에 들어서면 파도 노래비가 있다. 요절한 가수 배호가 불렀던 <파도>라는 곡이 새겨져 있다. 배호라고 하면 <안개낀 장충당 공원>이라는 노래 제목만 들었던 생각이 나고 이 파도라는 곡은 전혀 생소하다.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보니 가수의 중저음 뒤로 우리 부모 세대의 정서가 후욱 살아나는 느낌이다.
잘 보이지 않지만 위 비석에는 아들 바위의 유래가 쓰여져 있다. (내용: 수세기 전 바닷가 어느 부부가 3대 독자를 전쟁터에서 잃어버리고 아들 하나 낳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이 바위에 빌었더니 용왕이 바위에 구멍을 뚫어주고 아들을 얻게 해주었다는 전설. 주변에 용바위, 코끼리바위, 거북바위, 고래바위, 해당화바위 등이 있다). 이제 이 바위들을 찾아보자~
아들만 둘인 우리에게 아들바위는 큰 의미가 없었으나 기괴한 형상의 큰 바위들이 구경할 만 했다. 무엇보다 4월 치고는 싸늘한 해변 바람에 얇게 입어 추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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