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을 떠나 내륙쪽으로 1시간쯤 더가면 영월이다. 영월을 넘어서면 단양과 제천이니 거의 충청도의 경계까지 들어온 셈이다. 영월에서 단종을 만나고 평창을 거쳐 강릉으로 돌아갈 참이다. 마음 같아서는 오대산 월정사와 대관령 양떼 목장까지 들리고 싶지만 시간에 쫒겨 다니고 싶지 않아 느긋하게 영월을 즐기다 가기로 한다.
영월에서의 시작은 큼직한 감자가 들어간 보리밥과 나물 한 상이었다.
영월 장릉
영월에서 가볼 곳 중 하나는 장릉이다. 장릉의 조선 6대 단종의 능이다.
"슬픈 임금의 애틋한 보금자리" 이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 장릉을 소개하면서 나온 표현과 사진이다 (아래)
단종은 1457년(세조 3) 세상을 떠나 영월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두어 현재의 자리에 가매장하였다. 이후 1516년(중종 11) 묘를 찾아 봉분을 만들었고, 1580년(선조 13)에 상석, 표석 등의 석물을 세웠다. 그 후 1698년(숙종 24) 단종대왕으로 복위되어 능호를 장릉(莊陵)이라 하였다.
(참고: https://royaltombs.cha.go.kr/html/HtmlPage.do?pg=/new/html/portal_01_17_01.jsp&mn=RT_01_17)
장릉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단종역사관을 만나게 되고 제법 충실한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단종 역사관 맞은편 잔디광장에 천막이 세워지고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데 저녁 공연을 위한 리허설 중인 거 같다. 그러고보니 단종문화제 기간이다. 지난 2년 코로나로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새로 열린거다.
영월 청령포
단종 능을 본 후 단종 유배지인 청령포로 향했다.
영월 청령포는 어린 나이에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의 유배지로 서쪽은 육육봉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고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같이 형성된 곳으로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 망향탑 돌무더기 등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천연기념물인 ‘관음송’을 비롯하여 단종의 어가 주변에 조성된 크고 오래된 소나무림이 270° 돌아흐르는 서강과 어우러져 자연 경관이 뛰어난 명승지이다.
청령포 금표비
금표비에는 동서 300척, 남북 490척 내에는 백성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노산군으로 강봉당한 단종의 유배지에 일반 백성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전해지며 영조2년(1726년)에 영월 부사 윤양래가 세웠다.
이 금표비는 지난번 왔을 때는 지나쳤던 비석이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 마침 활달한 해설사가 동반하여 이런저런 역사적인 배경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아주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해설사에 따르면, 청령포라는 지명이 원래는 청냉포 였으나 임금이 거할 곳인지라, 찰 "냉 冷"자에 점을 하나 더하여 깨우칠 "영 泠"자로 변경했다고 했다~
관음송은 영월의 청령포 안에서 자라고 있으며 나이는 6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30m, 가슴높이 둘레 5.19m의 크기로 1.6m되는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하나는 위로 하나는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청령포는 세조 2년(1456)에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단종은 유배생활을 하면서 둘로 갈라진 이 나무의 줄기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관음송(觀音松)이라는 이름은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해서 ‘볼 관(觀)’자를,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자를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무의 껍질이 검은색으로 변하여 나라의 변고를 알려 주었다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기고 있다.
이 나무는 단종과 관련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역사적·학술적 자료로서의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 참고)
역사적인 뒷배경은 다 두고서라도 한창 뛰어놀 10살에 왕위에 오르고 이제 막 내 인생을 생각할 16세에 유배지로 떠나 죽임을 당한 그 짧고 어린 삶이 애달프다. 가지 않을 삶이 어디 있으랴마는~
좀 이른 시간이지만 천천히 강원도 내륙을 돌아 강릉으로 향하는 길이다.
지난 5일간 돌아본 강원도 한바퀴는 약간의 입문코스 같은 느낌이 든다. 좀더 심도있게 찾아보고 느껴볼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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