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장은 2, 7일 장이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9월 12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장날이었다.
이효석 문학관에서 다리 하나 건너오면 봉평재래시장이라는 팻말이 걸린 초가집 모양의 큰 게이트가 있어
시장의 시작점을 놓칠래야 놓칠 수 없다.
문화제는 취소되었다지만, 봉평에 들어서면 봉평 전체가 이효석이라는 인물로 그득하니
길목마다 공원마다에서 이효석 축제는 일년 내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
내 생각에 봉평 사람들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전문을 외울 듯~ 저절로 외워질 거 같다.
가산공원 내에 허생원과 동이가 드나들었던 주막집인 충주집이 복원되어 있다고 하나 가보지는 못했다.
봉평장의 시작도 역시 "메밀꽃 필 무렵이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추석 끝물이라 상인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리 크지 않은 장터를 세 바퀴 정도 돌면서 구경하다가
학생이 엄마를 도와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는 장터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의 선택은, 내가 좋아하는 배추메밀전, 수수부꾸미, 감자전, 그리고 올챙이 국수였다.
올챙이 국수는 차게 먹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곁들여나온 갓무침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맛이 일품이었다.
메밀전도 맛있었고 오랜만에 먹어본 수수부꾸미도 달지않고 담백하니 좋았다.
장터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다시한번 장터를 돌며 우리가 구매한 물품은
옥수수 한 자루와 큰 솥에서 막 찐 옥수수 한 봉지
가마솥에서 볶고있는 국산 땅콩 한봉지 (하도 먹어보기 권하여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ㅎㅎ)
루틴빵이라고 이름 붙은 작은 빵 한 박스 (호두과자 비슷한데 이것도 시식 후 구입)
당근 한 봉지 등등이다.
옥수수를 사면서 물어보니 옛날 강원도에서 먹던 찰옥수수 종자라고 하는데
옥수수알 굵기가 강릉 새벽시장에서 보던 미백옥수수 보다 훨씬 크고 찰기도 많았는데
집에 와서 새로 삶아보니 봉평장에서 먹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아무튼,
실컷 먹고 쇼핑도 했으니 이제 이효석의 봉평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차례다.
어물장수도, 땜장이도, 엿장수도, 생강장수도 꼴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은 진부와 대화에 장이 선다. 축들은 그 어느쪽으로든지 밤을 새며 육칠십리 밤길을 타박거리지 않으면 안된다. 장판은 잔치 뒷마당같이 어수선하게 벌어지고, 술집에는 싸움이 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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