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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한국

효석달빛언덕

by 밴쿠버제니 2022. 9. 18.

이효석 문학관에 입장하여 이효석의 작품세계를 알아보고, 봉평 읍내와 메밀밭을 내려다보며 문학관 건물 앞뜰을 산책하고, 건물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뒷산 (문학산)도 올라가보고, 산 아래 물레방앗간과 메밀밭 까지 다녀오다보면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문학관에서 주차장을 지나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효석달빛언덕은 인간 이효석, 작가 이효석을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2018년 8월에 개관되었으며 복원생가, 푸른집, 근대문학체험관, 달빛나귀 전망대, 꿈꾸는 달 (카페)가 조성되어 있다.

책으로 꾸며진 게이트가 인상적이다
같은 컨셉트의 화장실
코스모스와 백일홍과 메리골드~ 왠일인지 내가 아는 꽃들이다 ㅎ
해바라기까지~ㅎ
이효석 생가터
원래 있던 집은 헐고 다시 지어졌다 한다
이효석이 평양 대동공전에서 영어교수로 재직 중일 때 (1939-1942) 칠판에 쓴 영시는 영국 웨일즈 출신 시인 Henry Davies의 "Leisure"라고 하며 왼편에 전문이 새겨져 있다

Leisure (1911)

W.H. Davies

What is this life if, full of care,
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No time to stand beneath the boughs
And stare as long as sheep or cows:

 

No time to see, when woods we pass,
Where squirrels hide their nuts in grass:

 

No time to see, in broad daylight,
Streams full of stars, like skies at night:

 

No time to turn at Beauty’s glance,
And watch her feet, how they can dance:

 

No time to wait till her mouth can
Enrich that smile her eyes began?

 

A poor life this if, full of care,
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영시를 가져와 보았다.  우리가 근심으로 가득 차서 이 대자연이 선사해주는 아름다움을 음미할 시간이 없다면 그게 무슨 인생이겠냐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언덕 위 이효석 부부의 묘소 앞에서 생가터와 달빛언덕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뒷마당 메밀밭에 떠있는 커다란 달을 보며 도착한 이 현대적인 건물과 연결된 주택에는 이효석이 평양시절 거주했던 집 내부가 재현되어 있다.

전물 옥상의 작품 <오래된 정원 - 푸른 기다림>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뒷뜰, 달빛 언덕이다. 밤에 와야겠다~
우측은 이효석이 평양시 창전리에서 머물던 시절에 거주했던 집
삼십 평이 넘는 뜰에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이 집은 담장이가 집 전체를 푸르게 감싸고 있어서 푸른집으로 불렸다. 장편소설 <화분>의 무대가 된 이 집에서 <메밀꽃 필 무렵>을 집필하였다. 이효석의 삶에서 가장 단란하고 행복했던 시절이기도 하다.

이효석이 평양으로 간 것이 1934년 숭실전문대학에 교수로 부임하면서였고 <메밀꽃 필 무렵>이 발표된 연도는 1936년이다.  푸른집 내부를 들여다보면 당시 서구문화를 좋아하고 커피에 탐닉하며 피아노와 음악을 즐기던 이효석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뒷뜰
앞뜰
달빛언덕 전체를 잘 보여주는 사진 같아서 가져왔다 (출처: 중앙일보)
이제보니 뒷뜰의 큰 달은 <연인의 달>이었다
메밀꽃이 별로 없는 메밀밭

근대문학체험관을 돌아보고 나귀광장으로 나왔다

큰 나귀전망대 내부
나귀전망대 앞 바람개비가 돌고 있는 언덕
꿈꾸는 달 카페
달빛언덕을 돌아나오다보니 이효석 생가터와 묘가 보인다. 35년간의 짧은 생애를 마치고 돌아간 곳이 태어난 곳~

달빛언덕 맞은 편 숲속에 있다는 <이효석의 문학의 숲>은 가보질 못했다.
다음에 봉평에 오면 이 문학의 숲무이 예술관을 가보고 싶다.

내년 메밀꽃 필 무렵 봉평에는 메밀꽃이 달빛에 소금을 흩뿌린 듯 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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