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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한국

봉평장

by 밴쿠버제니 2022. 9. 18.

봉평장은 2, 7일 장이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9월 12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장날이었다.

이효석 문학관에서 다리 하나 건너오면 봉평재래시장이라는 팻말이 걸린 초가집 모양의 큰 게이트가 있어
시장의 시작점을 놓칠래야 놓칠 수 없다.

문화제는 취소되었다지만, 봉평에 들어서면 봉평 전체가 이효석이라는 인물로 그득하니
길목마다 공원마다에서 이효석 축제는 일년 내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

내 생각에 봉평 사람들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전문을 외울 듯~ 저절로 외워질 거 같다.

메밀꽃 체육관 앞의 시장 주차장이 꽤 넓다
가산 공원 (가산은 이효석의 호)

가산공원 내에 허생원과 동이가 드나들었던 주막집인 충주집이 복원되어 있다고 하나 가보지는 못했다.

봉평장의 시작도 역시 "메밀꽃 필 무렵이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추석 끝물이라 상인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리 크지 않은 장터를 세 바퀴 정도 돌면서 구경하다가
학생이 엄마를 도와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는 장터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의 선택은, 내가 좋아하는 배추메밀전, 수수부꾸미, 감자전, 그리고 올챙이 국수였다.
올챙이 국수는 차게 먹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곁들여나온 갓무침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맛이 일품이었다.
메밀전도 맛있었고 오랜만에 먹어본 수수부꾸미도 달지않고 담백하니 좋았다.

장터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다시한번 장터를 돌며 우리가 구매한 물품은
옥수수 한 자루와 큰 솥에서 막 찐 옥수수 한 봉지 
가마솥에서 볶고있는 국산 땅콩 한봉지 (하도 먹어보기 권하여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ㅎㅎ)
루틴빵이라고 이름 붙은 작은 빵 한 박스 (호두과자 비슷한데 이것도 시식 후 구입)
당근 한 봉지 등등이다.


옥수수를 사면서 물어보니 옛날 강원도에서 먹던 찰옥수수 종자라고 하는데
옥수수알 굵기가 강릉 새벽시장에서 보던 미백옥수수 보다 훨씬 크고 찰기도 많았는데 
집에 와서 새로 삶아보니 봉평장에서 먹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아무튼,
실컷 먹고 쇼핑도 했으니 이제 이효석의 봉평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차례다.

1930년대 봉평 장터 (이효석 문학관에서)

어물장수도, 땜장이도, 엿장수도, 생강장수도 꼴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은 진부와 대화에 장이 선다. 축들은 그 어느쪽으로든지 밤을 새며 육칠십리 밤길을 타박거리지 않으면 안된다. 장판은 잔치 뒷마당같이 어수선하게 벌어지고, 술집에는 싸움이 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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