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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살이

참소리를 찾아서 (축음기-에디슨-영화)

by 밴쿠버제니 2022. 9. 21.

송정해변 솔밭을 걷거나 캠핑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 책을 읽다 깜빡 졸기도 하다가

무대를 경포호수로 옮겨 잔잔한 수면 위로 작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것을 보며 호수와 습지를 한바퀴 돌기도 하는~~
강릉에서 로컬로 사는 우리의 여름 날들이 대개 이랬다.  

경포호수 너머는 경포해변이다 파도소리 들리는 듯
이쪽 방향 호수 너머는 가시연습지 그리고 저멀리 대관령~
해수욕장도 폐장했고 파란 하늘 아래 나뭇잎에 단풍이 시작하는 거 보니 여름도 끝난 거 같다

어느날 호수를 돌다 시선을 호수 바깥으로 돌리니 내 눈에 박물관이 들어왔다.
늘 그곳에 있음을 알고 있었고 늘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딱히 주시하지 않았는데
이 날은 후다닥 길을 건너 박물관으로 직진하여 들어갔다. 

바로 경포대 정자 옆의 강릉 참소리 박물관~ 사립 박물관으로 세 개의 건물로 되어있다.

이 박물관에서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에디슨 박물관은 내부에서 연결되어 있고, 맨 우측의 영화 박물관은 떨어져있다.  입장료는 이 세군데를 모두 가볼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이다.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좌측의 에디슨 과학 박물관
영화 박물관 (손성목 영화, 라디오, TV, 뮤직박스 박물관)

성인 1인에 15,000원을 받는데 받은 표에는 20,000원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원래 가격에서 낮춘 모양인데 그나마 입장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입장할 때는 다소 비싼 거 아닐까 그래도 세 군데나 보는 거니까~ 이런 속마음이 있었는데, 투어를 마치고 나온 다음에는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곳은 축음기와 영화 관련 자료가 있는 박물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곳의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와 수집가의 열정과 집념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뒤늦게, 박물관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보며 가져온 팜플렛을 다시 읽어보며

내가 보았던 것을 곱씹어 본다.

1943년생인 손성목 관장은 여든의 나이에도 박물관에 매일 나와 챙긴다고 한다

설립자 손성목 관장이 5세에 피아노와 전축을 좋아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방에만 틀어박힌 그를 달래려 아버지가 선물한 콜롬비아 G241 포터블 축음기에 매료되었다. 이후 중학교 때 동네 전파사 를 돌며 축음기 10여 대를 모으는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며 축음기를 수집했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에디슨의 발명품들과 마주치게 되어 에디슨의 각종 발명품들까지 수집하여 1982년 강릉시 송정동에 참소리 방을 설립한 것이 박물관의 시초이다. 이후 1992년 11월 참소리박물관으로 정식 개관 운영하였으며, 전시공간 협소로 속초 이전설까지 나돌다가 결국 강릉시의 지원 하에 2007년 2월 현재의 위치로 신축 이전하여 현재에 이른다.

1986년엔 '수집광(狂)인 당신 철학에 감동했다'며 일본 전자업계의 제왕이자 파나소닉의 창업주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도쿄 한복판에 1000평 건물을 지어줄 테니 수집품을 일본에서 전시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한국 아니면 안 하겠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고 한다. (나무위키 참고)

 

1)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에디슨 과학 박물관

두 건물이 내부로 연결된 이 박물관에 들어서면 바로 해설사를 만날 수 있다.  
수집품이 너무 많기에 오히려 창고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하여, 해설사 없이 돌아다니면 그 물량에 감탄만 하다가 그냥 지나치게 될 거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입장한 열명 남짓의 사람들과 함께 설명을 들으니 너무 좋았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여기에 보탤 것이 없다.  박물관 홈페이지와 각종 기사들을 인용함으로 대신하며 내부에서 찍은 사진만 싣는다.

큰 원판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소리~ 해설사가 틀어주는데 선명하고 영롱하다
계단 벽에도 자료가 넘쳐난다

에디슨 과학박물관이라 이름 붙은 공간에 가면 
우리가 (내가) 단순히 알고 있는 거 보다 훨씬 많고 놀라운 발명왕 에디슨의 제품들을 만난다.
백년도 넘은 그 당시에 에디슨 (1847-1931)이 최초로 만들기도 하고 기존의 제품들을 개량하여 실용적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제품들이 놀랍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국의 한 사설 박물관에 이렇게 많이 모여있다는 사실이 내겐 더 놀라웠다.
특히, 나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직장이 General Electric 한국지사였기에 (그곳에서 8년을 일했다) 
추억을 넘어 경의가 표해지는 공간이었다.

아직도 굴러다닌다는... 에디슨 전기차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친환경 기조에 전기자동차의 확대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에 단 3대 밖에 없는 ‘에디슨 일렉트릭 배터리 카’가 우리나라 강원도 강릉에 보관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에는 1913년에 만들어진 에디슨 일렉트릭 배터리 카가 전시돼 있다. (산업경제신문 기사 중에서)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의 발명품은 전구뿐만 아니라 축음기, 영사기, 안전 퓨즈, 지하 케이블, 광산용 헬멧 등과 토스터기, 전기난로, 전기냉장고, 커피포트, 다리미 등 천여건에 이른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에디슨으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그는 1877년에 세계 최초의 축음기 ‘틴포일(Tinfoil)’을 발명했다. 주석 포일을 감은 원통을 돌리면 바늘이 포일에 홈을 내며 소리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에디슨은 평생 오직 여섯 개의 틴포일을 만들었는데 그 중 손 관장이 다섯 개를 갖고 있다. 축전지를 발명한 에디슨은 헨리 포드와 함께 전기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는데 당시 제작된 ‘에디슨 일렉트릭 배터리카’ 두 대 중 한 대는 포드 자동차 박물관에, 한 대는 참소리 에디슨 박물관에 수집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앞서 말한 에디슨의 발명품이 1천 점 넘게 전시되어 있어서 미국인들의 주요 방문 코스가 되었다. 손 관장은 이를 두고 “에디슨의 본적은 미국이지만 에디슨의 실제 주소지는 대한민국 강릉”이라고 말하곤 한다.

출처 : 한우리경제(http://www.hanuribiz.com)

전용 음악 감상실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곡과 영화음악 한 곡을 들려주었는데~ 음악이 끝나도 자리를 뜨고 싶지가 않았다


2)  영화, 라디오, TV, 뮤직박스 박물관

 

두 박물관을 돌아나와 맨 우측의 흰 건물로 들어가면 다시 해설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참으로 흥미롭고 알차다~~

어린시절 집에 있던 라디오, 전축, 티비가 이곳에...
창 밖은 경포호수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를 찍는 기기나 방법에 문외한이기에 사진만 싣는다
활동사진, 즉 초기 영화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여주는 해설사
차고 넘친다는 말이 이런 곳에 적용되는 말인 듯 하다
작은 영화관도 마련되어 있는데
영화관 내부
이곳에서 짧은 찰리체플린 영화와 Dancing in the Rain 영화에서 탭댄스 추며 노래하는 장면을 보았다

박물관 건물 세 곳 투어를 마치고 나왔다.
한 개인이 집념으로 이루어낸 수집품의 방대한 양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고
그 하나하나를 수집할 때 들였을 수집가의 노력과 사연이 무엇보다 궁금해졌다.


최초의 컬러영화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찍었던 두 대의 영사기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불타는 바람에 하나 남은 것을 삼십만불에 사오기까지... 또한 축음기 <아메리칸 포노그래프>를 얻기 위해 아르헨티나에서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기 까지.. 내가 줏어들은 단편적인 내용만 해도 영화로 만들어도 모자랄 판인데 여기에 전시된 작은 전구 한 개, 라디오 한 대에도 스며있을 수집가의 노력과 헌신과 사랑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이 안된다.


겉으로 작아보이지 않는 이 세 공간에서조차 수집품들이 제대로 전문적으로 전시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전시되어 있는 자료도 숨막히게 붙어있었고 그나마 창고에는 더 많이 있다고 들었다.
이 귀한 자료들을 더 여유있게 보면서 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 수 있도록 더 친절하고 세분화된 전시가 이루어지길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는 단순한 관람자의 입장에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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