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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살이

경포호수 경포습지

by 밴쿠버제니 2022. 8. 22.

경포해변에서 길만 건너면 펼쳐져있는 고요하고도 너른 호수, 경포호수는 언제 가도 새롭다.  무작정 한바퀴 해도 좋고 호수를 따라 조성되어있는 솔밭과 꽃밭과 습지를 하나씩만 둘러봐도 하루 해가 금방이다.   

벗꽃이 바람이 흩날려 떨어지고 튜울립이 온갖 선명한 색깔을 자랑하던 시간도 지나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유채꽃과 작약도 피고지고...  장마도 끝나고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던 어느날,  번잡한 해수욕장을 지나쳐 들린 경포호수에서 강릉의 보물과도 같은 곳을 만나게 되었다.  듣기도 했고 알고도 있었지만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곳, 경포습지다.


습지 가는 길 경포호숫가로 들어서 호수광장을 지나는데 군데군데 잔디를 다시 깔고 있다.  얼마전 우연히 티비를 틀다보니 락페스티벌을 중계하고 있었는데 장소가 강릉이라고 나와 자세히 보니 바로 이 호수 광장이었다.  그 많은 젊은 인파가 다함께 방방 뛰었으니 잔디가 많이 상하기도 했겠다.

http://www.gpkorea.com/news 이런 행사를 미리 알았더면 걸어서라도 가서 한번 구경하는 건데 아쉽다~~
이제는 조용해진 잔디광장 옆으로 해당화가 한창 열매를 맺고 있다
너무 푸르고 싱싱해보여 한 컷~ 유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호숫가 소나무는 원래 키가 작은지, 그렇게 키우는 건지 모르겠다
호수 둘레길에서 왼쪽은 자전거 전용이고 오른쪽이 사람들이 지나는 길로 구분되어 있다
왼쪽으로 솔밭이 이어지고
이렇게 넓고 툭트인 호수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튜울립이 한창이던 플라워가든을 지나가는 중이다
이건 하얀 수국일까 아닐까~ 수국은 6월이면 지는 거 아니었나
이제 꽃은 지고 잎만 무성하지만 지난 한때 흐드러지게 피어냈을 핑크와 블루 꽃이 매달려있다

경포습지로 들어가면서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grass들을 만났다.  그 이름은 일일이 모르지만, 이 식물들이 내 눈에는 너무도 아름답다.  그 싱그러운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으로 내 온 몸과 마음에 평안이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자유롭기는 이 나무도 마찬가지
이 "경포의 달"은 실제 500킬로미터 상공에서 촬영한 달을 표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산에나 공원에나 어디에나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들~
자전거도 빌려서 한번 타봐야하는데 하면서도 우린 언제나 뚜벅이~
분홍자전거를 탄 소녀의 뒷모습이 귀엽고 당차보인다

습지를 더 걸어들어가 우리 눈을 사로잡은 것은 끝도 없는 연꽃 밭이었다.  호수를 걸을 때 보이지 않던 연꽃밭이 이렇게 넓게 펼쳐져 있을 줄이야~~

이곳은 경포 가시연습지라고 이름 붙어져 있다. 
가시연이라고 하면 우리가 아는 연, 이 사진에 보이는 연은 아니다.  습지를 돌면서 가시연을 찾아나서보는데~

눈 앞에 펼쳐진 연밭이 상상외로 크고, 군데군데 피어있는 연꽃이 비현실적인 색깔과 크기로 피어있기에 발길을 쉽게 옮기질 못하고 있다.

연꽃단지를 돌아나오는 길 어떤 가족은 모두 연꽃과 같은 빛깔의 옷으로 맞춰입고 나왔다. 연꽃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연꽃단지가 있는 경포가시연습지의 위치가 표시되어있다.
경포호 옆으로 넓게 형성된 석호 주변으로 연꽃 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 자생지가 있다
수련 연작을 그린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이 이렇지 않았을까~ 이보다 더 낫지는 않았을 게다.
저어기 가시연?
나룻배가 있었다니...
자세히 보니 이것이 가시연이다. 말 그대로 온몸에 가시가 있는 연

가시연 생활사
꽃말:  그대에게 행운을... 청결, 순결, 번영, 장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가시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1년생 수초로 중부 이남 지역에서 서식한다.
식물체 전체에 가시가 있어서 '가시연'이라 명명되었다.  수면에 잎이 떠있는 부엽식물로서 잎은 지름이 20cm에서 2m 까지 자라며 7-8월에 자주색 꽃을 피운다.

가시연 습지를 따라가며 다른 식물들에 대한 설명문 사진을 일일이 찍어보았다.
강릉의 상징 '가시연', 반세기 만의 화려한 부활, 긴긴 어둠의 터널에서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가시연'이라 표현되어있다
가시연의 복원과정에 대한 설명을 보자면, 경포습지 복원사업 시행 전 (2008)년 묵논이었던 이곳에 구전으로만 그 존재가 전해져오던 가시연이 수심, 온도 및 광조건 등이 매토종자 (땅 속에 살아있는 휴면종자) 발아에 최적조건이 형성되어 자연발아 되었고 현재는 습지 전역에 나타나고 있다

가시연 습지에서 나와 그대로 경포호수를 따라 한바퀴 돌았다.  경포호숫가에는 시비도 많고 허균의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캐릭터 조각들도 재밌게 세워져 있다.  수많은 시비 중에 마침 눈에 들어와 찍어본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 가면"

경포호수의 반을 돈 지점, 경포대 정자 근방에 이르면 다시 주차장과 작은 공원이 나온다.  안내센터와 화장실도 있다.

안내센터 뒤의 기와집은 화장실
습지를 돌고나니 이제사 이런 안내판도 눈에 들어온다
호수에 수달이 산다는 말인가?
그런 것 같다
경포대 주변으로 작은 정자들이 12곳이나 된다. 대표적으로 경포대 그리고 호수 한가운데 있는 월파정.
흥미로운 경포호수의 과거 사진이다. 현재 사진에 경포 스카이베이 호텔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2018년 이전 모습임에 틀림이 없다
좌측은 스카이베이 호텔
호수 너머 보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들
그리고 경포호수의 주인들이다

갑자기 어두워진 하늘 아래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져 땀과 빗물이 범벅이 된 가운데 열심히 호수를 돌았다. 
너른 호수 그 너머로 더 넓게 펼쳐진 습지를 보고나니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오매 마음이 급해졌다.  이 위대한 곳을 모두가 많이 알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존중하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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