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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살이

어느 멋진 시월 오후, 선교장에서

by 밴쿠버제니 2022. 10. 23.

집에서 멀지 않은 선교장으로 가는 길이다.
손님 오셨을 때 강릉 관광차 모시고 가던 오죽헌과 선교장~
오늘은 선교장에서 있는 야외 공연을 보러 간다.

처음 갔을 때 다소 심심했던 선교장에서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오후 3시 공연 소식을 듣고 한 시간 먼저 도착해보니
마침 해설사가 한 무리를 이끌고 선교장을 돌기 시작하길래 
이게 왠 횡재냐 싶은 마음으로 얼른 따라붙었다.

몇번을 와보았어도
해설사와 함께 하면, 하나 하나 다르게 보인다.

연꽃 치마폭에 감싸인 소나무와 활래정이다
연못 바깥으로 울타리를 이루는 나무가 무궁화임은 해설을 듣고보니 그러하다.
해설사님을 열심히 따라가보자~
정자에 앉아 내다보는 연못 풍경에 절로 시 한 수 나올 듯 하다
선교장 솟을대문~ 신선이 머무는 아름다운 곳이란다. 신선은 모르겠고 금강산 유람 떠나는 객들이 이곳에서 많이 머물렀다고 한다.
가난한 이의 생활을 체험하라고 일부러 초가로 지었다는 여름별장
열화당

소슬대문을 지나 행랑채, 별당, 안채, 사랑채, 열화당, 여름 별장 등등까지 둘러본 다음 
우리는 오늘 선교장 방문의 주목적인 야외공연장으로 향했다.

조선시대 선교장은 대궐 밖 조선 제일 큰집으로 손님 접대에 후하여 아낌이 없고 만석꾼 부호임에도 겸손하여 소작인들이 배고픔을 모르고 살게함을 상생의 원칙으로 삼아 하늘에 덕을 쌓았으며 그로인해 아직도 건재함이 천복이라 여겼다.
당시 선교장은 시, 서, 화를 즐기던 많은 풍류가들이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랑을 위해 반드시 거쳐갔던 곳이었으며, 이들에게 음식, 의복, 숙소 등을 제공했다.  이에 대접을 받았던 풍류가들이 보답의 표시로 많은 글과 그림 등을 남겼는데 이로 인해 선교장은 문화예술이 꽃피는 장소였다.

선교장의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이다.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선교장문화예술국 부서를 두고 연주회, 교육, 전시, 체험 프로그램 같은 많은 문화예술사업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공연을 준비 중인 연주자들과 스탭들~ 야외 공연장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연주 전에 각 연주곡에 대한 내용과 기법에 대한 설명까지 더해지니 감상하기 편하고 즐겁다
하프 연주를 이렇게 설명을 곁들여 직접적으로 다양하게 듣기는 처음인 듯.
모녀 사이라는 두 첼리스트
피아노에 플루트와 첼로, 특히 두 대의 하프가 수놓는 가을 오후 시간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플루티스트의 앙콜 하와이언 댄스까지~

공연이 끝나고 선교장 내 뒷산 둘레길을 돌았다.  
선교장 둘레길은 선교장을 중심으로 좌 청룡길, 우 백호길로 나누어져 있으며
뒤산 소나무 숲과 선교장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솔향과 고택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선교장 전경
활래정과 그 너머 논밭도 보이는데 이전에는 배로 다리를 만들어 경포호수를 건너다녔다고 한다.
공연이 끝난 뒤
푸른 천에 싸인 하프~ 하피스트들은 어떻게 악기를 운반할까 궁금했었다

청룡길, 백호길을 다 돌아도 가정집 뒷산 둘레길인지라 그리 멀지는 않다.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와 두 번을 돌고는 활래정으로 다시 내려왔다.


활래정의 두 칸 방에서 내다 보이는 풍경을 하나씩 다시 감상하며 사진을 찍어보았다.
내 집의 거실과 발코니 유리문에 한식 창호를 덧달고
한지를 곱게 바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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