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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일상_밴쿠버

추억의 샤볼트 센타

by 밴쿠버제니 2021. 5. 11.

햇살 좋은 날 샤볼트 센타를 찾았다.  이곳은 이민 온 첫 해 아이들은 음악수업을 받고 우리 부부는 센타 앞 호숫가를 산책하던 곳이기에 그 당시의 흥분과 어설픔이 그대로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이다.

한국에서도 용광로 같은 사교육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우리 식구에게 이민은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영어에 대한 아무 추가교육도 없던 아이들을 학교수업에 집어넣고 보니 그제사 불안감이 엄습해왔지만 주사위는 벌써 던져진 상황이라 별 대책이 없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커뮤니티 활동 책자를 꼼꼼히 살펴보니 이곳 샤볼트 센타에서 음악 프로그램이 있었다.  큰 아이는 피아노를 좋아했고 작은 아이는 피아노가 싫다하여 클라리넷을 배우던 중이었기에 마침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30분씩 선생님과 만나는 시간들이 열려있었다.  두 아이를 비슷한 시간대에 맞추어 신청하고 식구가 다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피아노나 클라리넷을 더 배우기보다 현지 선생님을 만나는 환경에 노출시키고자 하는 것이 내심 그 목적이었다.

아무튼, 매주 아이들은 수업에 들어갔고 한시간쯤 남는 시간 우리는 로비에서 책을 보거나 센타 주변과 호숫가를 산책했다.  건물 앞의 드넓은 잔디밭과 나무들과 한산한 호숫가 풍경은 막 이민 온 우리들의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달래주듯 우리를 편안하게 맞아주었다. 


샤볼트센타의 영어 명칭은 Shadbolt Centre for the Arts 이다.
주소:  6450 Deer Lake Ave, Burnaby, BC V5G 2J3

이 사진은 이민 초창기때.  십년도 훌쩍 넘었다.
며칠 전 가봤을 때
건물 앞에는 각종 크레인과 스쿨버스도 있고 미국국기도 나부끼고 있는 거 보니 아마 영화 촬영 중인 듯 했다.
팬데믹이라 그런지 Closed 굳게 닫혀있어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래 사진들은 가져왔다 (foodburnaby.ca/gallery/shadbolt-centre-arts)
내부 사진들을 많이 찍었었는데 진작 찾을 수가 없다.  내 기억 속에 선연히 있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며 나누고 싶은 마음에 가져와 보았다.  십여년 전 시차도 덜 극복한 채 들어선 동네 커뮤니티센타에 감탄했던 생각이 난다.  지금 봐도 멋진 건물이다.

2층에서 내려다본 로비 전경이다.  발레나 미술, 음악 클라스에 들어간 아이를 기다리던 부모들이 앉아있던 테이블들이 창 가로 보인다.  로비에서는 때로 음악회나 파티가 열리곤 해서 사람들이 1,2층 가득하니 서서 보곤 했었다.  아래 오른편 여러 개의 문을 지나면 더 큰 홀이 나온다.

왼쪽으로 쭈욱 둘러선 2층 공간에 개인 레슨을 받는 작은 방들이 이어져있다.
이 홀에서는 로비와 연계해서 연말 파티를 열기도 한다.  센타에서 한 학기가 끝나며 이곳에서 발표회를 열었고 큰 아이는 피아노 독주를 했다.  당시 한국서 유행하던 재즈피아노곡을 치고 아이들이 Awesome이라며 박수를 쳐주던 기억이 난다.
여긴 댄스홀이었던가~

건물을 앞으로 아래 처럼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한켠에 어린이 놀이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잔디밭 너머로는 호수.  디어 레이크 (Deer Lake)와 그 주변으로 산책로가 형성되어 있어 동네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이다.

센타 건물 2층 넓은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앞마당 잔디밭이다.
잔디밭 너머 디어레이크가 살짝 보인다.

 

어린이들 놀이공간과 피크닉 테이블도 있다

위 몇장의 잔디밭 사진은 많이 오래된 사진들이고 아래는 같은 장소의 며칠 전 사진이다.

이 두 사진에 등장하는 수양버들(?) 나무는 동일한 나무로 약 15년의 시차가 있다.  멀리 찍어서인지 별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아래 사진 각도에서는 지금이 많이 크고 울창해 보인다.  샤볼트를 지켜보며 오가는 수많은 사람둘을 지켜보며 그 자리에 서있었으리라.

샤볼트와 디어레이크를 다니면서 가장 아쉬웠던 일 중 하나는 샤볼트센타 잔디밭에서 일년에 한번 열리는 음악회를 여태 못갔던 거다.  매년 7월경 Symphony in the Park 라는 이름으로 연중 행사로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자선공연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여태 시간을 못맞췄다.  초여름날 저녁 호수 바람을 맞으면 잔디밭에 앉아 듣는 클라식을 놓치다니.  팬데믹 마치고 다시 행사가 열리면 꼭 가보리라 맘먹어본다.  아래 사진처럼 밴드공연이 열리는 지는 몰랐는데 야외에서 듣는 락이나 재즈도 멋질 거 같다.   매년 8월이면 Burnaby Blues + Roots Festival 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다고 하니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고 흥겹게 연주하고 즐기는 모습을 곧 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

https://vancouversbestplaces.com/symphony-in-the-park/

샤볼트센타 앞의 드넓은 잔디밭도 멋지지만 건물 뒤로 조금만 돌아가면 또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역사적인 건물 버나비 아트 갤러리가 있는 저택 앞으로 각종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멋진 정원이 있다.  그 수종의 배치나 관리 면에서 전문 가드너들의 세심한 애정과 손길이 느껴지는 곳이다.  사진으로 둘러보자~

샤볼트센타가 위치한 디어 레이크 파크에는 샤볼트센타 이외에도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들이 여럿 있다.  이 건물들과 디어 레이크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이어 소개한다.

주변 멋진 건물들도 둘러보려면:  vanjenny.tistory.com/65

 

디어레이크 주변의 역사적 건물들

그동안 여러 번 갔지만 팬데믹 들어 샤볼트 센타는 처음이다. 오월 초 햇살 좋은 날 옛 추억도 살릴 겸 길을 나섰다. 샤볼트와 디어 레이크 가는 길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로히드 하이웨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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