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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일상_밴쿠버

코로나를 지나며~ 백신에 팔을 걷고~ (II)

by 밴쿠버제니 2021. 6. 3.

집에 도착한 후 며칠 뒤 참여한 합창단 연습 도중 갑자기 한국 대구에서 엄청난 코로나 확진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바로 지난 주 한국에서 대구를 거쳐오고 거기서 식사까지 하지 않았던가.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에 우리는 당장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밴쿠버에 도착해서 갔었던 코스코와 한인마트, 합창단 까지 걱정이 앞섰지만 어쩔 수 없었다.   2주도 넘게 집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지내면서 우리 스스로를 살폈지만 다행이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우리가 접촉했던 모든 사람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후로 코로나는, 누구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며 벌써 해를 넘겼다.

올해 초부터 백신이 드디어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우선적으로 노인시설과 원주민들에게 접종을 시작하고, 마트와 공원과 골프장 나가는 거 빼고는 거의 자가격리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변 이웃에서 백신을 맞았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드디어 사전등록을 할 수 있는 나이대가 되어 인터넷으로 등록한지 일주일쯤 지나서 백신 접종 시간과 장소를 예약할 수 있었다.  남편 순서가 먼저 와서 맞기로 한 날 동행했고 또 몇 주 뒤는 나혼자 접종했다.

백신 접종소는 거의 동네별로 있고 가깝고 편한 곳으로 선택하면 된다.  우리가 사는 코퀴틀람은 학교 내의 커다란 강당에 마련되어 이었다.  입구에서 세정제를 손에 바르고 입장하면 본인 확인을 하고는 문진표와 안내문을 준다.  문진표를 체크하고 줄을 서면 어디로 가서 앉아 있을지를 알려준다.   일렬로 쭈욱 간격을 두고 놓아둔 의자에 앉아있으면 바퀴달린 의자를 밀고 다니며 의료진이 먼저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문진표를 확인하고는 어떤 백신을 맞는지, 접종 후 증상이 어떨지, 증상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음 접종은 언제일지 등등.  질문을 하면 정말 친절하게 답해 주고는 내 뒤에 와서 앉은 사람에게로 이동한다.  그리고는 또 바퀴달린 의자~ 마치 소방대원 같은 덩치 큰 간호사와 기록하는 봉사자 둘이 카트를 밀고와서 덜 쓰는 팔을 물어보고 접종한다.  이때도 수다가 길다.  어디 사니 오는데 문제 없었니 일부러 질문을 유도하며 바늘을 꽂는데 내가 맞았는지 어떤지 전혀 느낌조차 없었다.  다시금 지금 맞은 백신이 적힌 작은 종이카드를 주며, 혹시나 올 수 있는 증상과 본인 경험까지 더해서 설명을 해주고 내가 앉은 의자 앞에 설치된 투명 칸막이 에 15분 뒤 시간이 적힌 포스트잇을 붙여준다.  이때까지 별 증상 없으면 가도 된다는 뜻이다.  종일 이런 일을 반복해야할 터인데 지치지도 않는지 내 순서에는 내게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에 정말 안심이 되었다.  

나와 남편은 접종 후 주사맞은 부위에 약간의 통증이 이틀 정도 있다가 사라졌다.  당연히 약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  캐나다는 1차 접종을 많이 하려는 지침에 따라 접종 간격을 길게 잡아 16주 뒤라고 했었다.  이제는 1차 접종이 성인 기준 70프로를 넘고 물량도 많아져서 8주 간격으로 2차 접종 예정이라니 우리는 아마 6월말경이면 2차 백신을 맞을 거 같다.  한국뉴스를 보다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비교하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 거 같은데 여기서는 그 부분에 생각보다 예민하지 않은 듯.  55세 이상 약국에서 마음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맞을 수 있다고 했을 때도 약국마다 줄이 길었었다.  최근에는 1차에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사람은 원하면 2차에 다른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고 하고 또한 백신 끼리 혼합해서 접종해도 괜찮다는 정부 방침도 있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바로 다음 샷"이라는 말이 있듯이 백신도 가장 중요한 백신은 "가장 빨리 맞을 수 있는 백신"이 정답 같다.  왜냐하면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니까.

우리 집의 백신 접종 현황을 보자면~~
남편과 나는 밴쿠버에서 4월말 화이자 1차 접종, 6월말 2차 접종 예정
군인인 첫째아들은 동부 킹스턴에서 4월 중순과 5월말에 모더나로 1, 2차 접종 
임산부인 며느리는 신청만 하면 언제든지 맞으니 임신 말기에 맞을 예정
의사인 둘째아들은 한국에서 3월말 4월초에 화이자 1, 2차 접종
병원업무 보는 한국의 오빠는 3월과 5월말에 아스트라제네카로 1, 2차 접종
연세가 여든아홉이신 한국의 친정엄마는 6월1일 화이자 1차 접종, 6월 22일 2차 접종 예정 
연로하신 엄마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총기가 나보다 좋으신 엄마는 약간 어지러운 거 말고는 별 증상 없다니 정말 감사하다.

아래 사진은 우리가 가본 코퀴틀람 백신 접종소 풍경이다.

센테니얼 학교 내에 있는 접종소 가는 길.  왼쪽 흰 건물이다.
왼쪽은 주차장, 오른쪽은 입구
입구.  여기에 안내 봉사자가 있어 세정제 등을 뿌려주고 안쪽으로 안내한다.
당일날 아픈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있다가 잠시 의사와 상담했다.  그날 마침 경미한 복통이 있었는데 아무 상관 없다고 해서 접종~
접종 후 주는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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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rmapo77/222308546960

구청 블로그에서 찾은 이 사진을 보자니 일사불란한 한국 접종센타에 비해 내가 경험한 캐나다의 접종센타는 허술하기 그지 없고 마치 동네사람들 마실 나온 분위기다ㅎㅎ   여기서 시설 보다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한국에서는 접종자들이 의사를 보러가고 주사를 맞으러 접종실로 가는데 비해, 캐나다에서는 그저 앉아있으면 모두 찾아온다는 점이다.  접종자 관리나 접종 숫자, 접종 속도에 있어서는 한국시스템이 더 우수할 거 같다.

아래는 한국서 일하고 있는 둘째 모습이다.  여기 의료진의 친절함을 거기서도 실천하고 있기를 바라며 자주 잔소리를 날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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