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 아기를 출산하고 이제 막 백일 넘긴 아기를 안고 그동안의 짐을 카트 한가득 싣고 밴쿠버를 떠나는 젊은 커플을 공항에서 배웅하며 잠시 들러본 밴쿠버 국제공항은 한산 그 자체였다. 세 시간 전에 가도 보딩시간 맞추기 빠듯하도록 붐볐던 공항인데 그 넓은 입국장은 휑하니 비어있고 푸드코트나 스타벅스 모두 닫혀있다. 출국할 때면 늘 만나는 조각 Jade Canoe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어 잠시 딴 시공간에 온 듯 멍해졌다.
공항 라이드 하느라 리치몬드까지 온 김에 남쪽 스티브스톤 항구에 들리기로 했다. 주말에는 배가 들어와 생선도 판매하기에 부두에 가면 펄떡이는 어부들의 활력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
Steveston Fisherman’s Wharf
3820 Bayview St.
Richmond, BC
아니나다를까 항구는 예상외로 붐비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 주말 오전인지라 배가 들어와 일반에게 판매도 하고 주변 가게들과 식당들에도 사람이 많았다. 지난 주 부터 락다운이 많이 완화되어 테라스 뿐만 아니라 식당 안에서도 6명 까지 함께 식사할 수 있고 또 백신 접종도 많이 받아 그런 듯 하다.
5월말로 비씨주는 최소 1회 이상 접종률이 전체의 거의 60프로라 한다 (성인 기준으로는 70%). 우리 부부도 이미 한달 전 화이자로 1차 접종을 마쳤었다.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는 둘째 아들은 4월초에 3주 간격으로 화이자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했는데, 여기 캐나다는 되도록 1차 접종을 많이 하고 2차 접종 까지 간격을 길게하는 정책을 고수 중이다. 2차접종이 16주 뒤라고 통보했었는데 이제는 8주로 당겨진다고 하니 아마 우리도 6월말이면 2차 접종을 할 거 같다.
아무튼, 다소 구름이 끼고 맑지 않은 날씨였지만 우리처럼 모처럼의 활력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부둣가를 걸었다.
멀리 록키산맥에서 시작해 BC주 내륙을 돌고 돌아 밴쿠버를 가로지르는 프레이져 강이 태평양 바다와 만나는 리치몬드. 그 끝자락에 스티브스톤 (Steveston) 항구가 있고 여기 부둣가에는 어부들이 배에서 직접 생선을 판다. 대중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시설이 만들어지고 협회에서 관리하는 것은 1989년 부터라 한다. 이곳에서 생선을 판매하려면 상인들은 협회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하면 허가 받은 종류를 팔 수 있다. 또한 판매시에 파는 종류, 잡은 배 이름, 잡은 장소, 냉동인지 생물인지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니 나름 엄격한 규제가 있는 듯 하다.
참고로 아래는 스티브스톤 항에서 판매되는 생선 종류 리스트이다.
https://stevestonharbour.com/fishermans-wharf/whats-in-season/
PUBLIC FISH SALES FLOAT
- Albacore tuna (June – October)
- Coho salmon (very limited fishery, varies from year to year and sometimes not at all)
- Chum salmon (July – November)
- Dungeness crab (year-round with rotating closures by area)
- Halibut (February – November)
- Pink salmon (July, August)
- Rockfish (year-round with rotating closures by area)
- Sablefish / black cod (year-round)
- Sea urchin (year-round)
- Shrimp (year-round with rotating closures by area)
- Sockeye salmon (July, August, September)
- Sole (year-round)
- Spot prawns (May – June)
시즌에 따라 따른데 냉동일 경우에는 근처 생선가게에서 언제든 살 수 있다. 솔직히 우리는 코스코파~~ 주로 코스코에서 손질해서 냉동된 대구 (cod)나 가자미 (sole), 넙치 (halibut) 또는 새우 (shrimp)를 사다먹는다.
며칠 전 성게비빔밥이 나온 프로를 보았는데 마침 성게를 파는 곳도 찾았다. 성게는 영어로 sea ulchin (씨 얼친)이다.
생선 가게를 차린 배들을 지나쳐 보드워크 끝으로 나가면 탁트인 바다 위에 정박해있는 고깃배들을 볼 수 있다. 대개 밴쿠버에서 보는 배들은 레져용 요트들인데 이렇게 생업에 종사하는 고깃배를 보니 항구 느낌이 팍팍 난다.
바다쪽에서 부둣가를 뒤돌아보면 식당들과 바깥 테라스에 오션뷰를 즐기면 앉은 손님들 모습이 멀리 보인다. 우편에 보이는 Blue Canoe라는 식당은 신선한 씨푸드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spot prawn을 미리 예약해서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픽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줄을 설 정도인 줄은 몰랐다. 다리에 흰 줄이 있고 꼬리에 흰 반점이 있는 새우인 spot prawn을 우리말로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올해 이 새우 판매는 5월 15일 시작했는데 현재 1 파운드에 17불로 예약을 받고 있다.
참고로 아래는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새우 사진들 https://stevestonspotprawns.com/
이 새우 요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https://www.visitrichmondbc.com/blog/post/spot-prawns-5-ways-in-richmond/
이 스티브스톤 항구에 바다 위에 떠있도록 건물을 설치해서 씨푸드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도 있다. 아래는 Crab King이라는 (왠지 중국사람이 운영할 거 같은?) 식당과 포트무디의 록키포인트 파크에도 있고 피쉬앤칩스로 유명한 Pajo's 이다.
샌프란시스코의 Fisherman's Wharf 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작지만, 가끔 펄떡이는 활력이 필요할 때 가보면 좋은 리치몬드 바닷가 아담한 스티브스톤 부둣가이다. 갑자기 샌프란에서 먹었던 클램 차우더가 생각이 났다~~ 맘대로 국경을 넘나다니는 날이 곧 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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