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제니와 밴쿠버 둘러보기 살아보기
이민 일상_밴쿠버

Burnaby Mountain _ hiking trails

by 밴쿠버제니 2021. 2. 27.

집 근방 호수와 묘지를 거쳐오는 동네 한바퀴도 훌륭한 걷기 코스이긴 하지만 좀더 울창한 숲속을 거닐고 싶을 때는 5분에서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뒷산 버나비 마운틴으로 향한다.  이렇게 가까우면서, 들어서면 원시림 같고, 우리 수준에 딱 맞는 하이킹 트레일들이 이 산에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코스를 들은 풍월로 열거하자면, 유럽에는 산티아고길 Camino de Santiago나 몽블랑 코스 Tour du Mont Blanc 같은 이름만으로도 멋져보이는 코스들이 있고 북미주에는 the Triple Crown of Hiking이라고 불리는 아주 긴 트레일 코스 3개가 있다. 

The Triple Crown of Hiking informally refers to the three major U.S. long-distance hiking trails:
Pacific Crest Trail – 2,654 miles (4,270 km), Appalachian Trail – 2,193 miles (3,529 km) & Continental Divide Trail – 3,100 miles (5,000 km)

The total length of the three trails is about 7,900 miles (12,700 km); vertical gain is more than 1,000,000 feet (190 mi; 300 km). A total of 22 states are visited if the three trails are completed.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Triple_Crown_of_Hiking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세 코스 얘기를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또 언젠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리라 하는 야심찬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 남았다.  요즈음은 한국에 가면 꼭 제주도 올레길을 완주해 보고싶고, 또 새로 생겼다는 그 이름도 어여쁜 해파랑길도 가보고 싶다.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도 않고 협회가 있어 인증서를 받거나 기록을 재지도 않지만, 버나비 마운틴 트레일은 우리 같은 동네 주민들이 아이들과 개들과 각자의 상황대로 걷거나 뛰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매일 즐기는 하이킹 바이킹 코스이다. 

이 버나비 마운틴 자연보호구역은 넓이가 576 헥타르 정도인데 26개의 트레일 코스가 교차되고 연결되어 28킬로미터에 이른다.  산 정상은 해발 366미터이다.  이 버나비 마운틴에는 사슴, 코요테, 흰머리독수리 등 많은 크고 작은 동물이 서식하고 있고, 특히 흑곰이나 쿠거가 출몰하기도 한다.  
참고 https://www.burnaby.ca/Things-To-Do/Explore-Outdoors/Parks/Burnaby-Mountain-Conservation-Area

 

 

Trail Etiquette
Please be courteous to all and remember that pedestrians have right-of-way. 

더불어 사는 세상 어딜 가나 지켜야할 에티켓이 있다.  트레일에는 사람도 다니고 개도 같이 다니고 산악자전거도 다니고 말도 다니고 그 곳에 사는 많은 동물들도 지나간다.  여기서 우리는 일상에서 지키는 예절을 기억하면 특별히 문제될 건 없는 듯 하다.  늘 사람들을 배려하는 정중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디서나 보행자가 최우선이다.  여기서는 트레일에서 마주치면 대개는 서로 웃으며 짧게 인사한다.


Trails

버나비 마운틴의 대부분의 트레일은 산의 동쪽에 있다.  트레일 입구에 이르면 난이도에 따라 색깔 표시가 잘 되어 있다.  총 26개의 트레일이 있다고 하지만, 한번 오르면 대략 서너개의 트레일을 거치게 되고 한두시간이면 어딜 가나 쉽게 길을 찾아나오게 되어 있다. 

이중 내가 선호하는 코스는 North Road Trail을 따라 평탄한 숲속길을 걸어가서 Dead Moped를 지나고 Trans Canada Trail (TCT)를 만나면 좀더 오르다가 다시 내려오거나, 
North Road Trail에서 Powerline Trail을 조금 거쳐 Upper Cut을 오르다 Gear Jammer와 Mels Trail을 거쳐 TCT까지 다녀오는 것이다.  어느 길로 들어서든지 한두시간 산과 호흡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버나비 마운틴 동쪽에 있는 트레일들 일부
버나비 마운틴 서쪽에 있는 트레일들.  버나비 마운틴에는 많은 하이킹 트레일이 있지만, 산악 자전거용 트레일로도 유명하다.

 


버나비 마운틴을 걷다보면 곳곳에 나무 점프대를 만난다.  이곳이 산악자전거를 이용하는 biker들에게도 참 좋은 공간이어서 어린 아들까지 대동하고 장비를 잘 갖춘 사이클리스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잠시 비켜주면 고맙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https://www.vancouvertrails.com/trails/burnaby-mountain/

 


이렇게 가깝고 좋은 산!! 하지만 매일같이 가진 않는다.  골프장도 있고 다른 공원도 많고 동네한바퀴만 해도 훌륭하다는 첫째 이유 말고 나로서는, 너무 개가 많다는 것~이 솔직히 큰 이유이다.  그건 캐나다 공원 어딜가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이민 와서 바로 큰 개에 물려 응급실 까지 간 적이 있는 나로서는 트레일에 나오는 사람 수와 개의 수가 동일해 보인다.  오히려 더 많아 보인다.  멀찍이 개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난 대개 숨을 크게 쉬고 stay calm 속으로 말하며 길 옆에 잠시 선다.  개를 대동한 사람들과 하이 하고 인사하며 별일 없이 지나가지만 아직 맘 속에 찡하는 뭔가가 있다.  아마 내가 개를 키워보면 달라질까~ 생각해본다.

어느 트레일이라고 일일이 말할 수 없지만 사철 오가며 찍어둔 사진 일부 올려본다.

 

 


버나비 마운틴에 대해 더 알아보기:
vanjenny.tistory.com/20

 

동네 뒷산 Burnaby Mountain

팬데믹으로 칩거해야 할 요즈음에 마트 가는 거 빼고 할 일은 그저 걷는 거다. 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가지만 걸을 때는 마스크를 써야할지 벗어도 될지 잠시 망설여진다. 수개월 전 만해도 마

vanjenny.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