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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5: 더 크로싱을 넘어

by 밴쿠버제니 2021. 10. 24.

레이크 루이스 햄릿 (hamlet이란 village 보다 더 작은 마을)을 떠나는 이른 아침.
지난 이틀 밤 우리를 추위로 부터, 또한 야생동물로 부터 지켜 준 고마운 캠프그라운드를 한 바퀴하고 길을 떠난다. 

북쪽 자스퍼 Jasper 방향으로 향하는 93번 도로에 올라서면 더욱 내밀한 록키를 만나는 느낌이 든다.   자스퍼까지 이르는 230 킬로, 약 3시간 거리에서 펼쳐 보이는 록키의 자태는 그냥 가만히 차에 앉아 있기만 해도 속이 시원하다.  그중에서도 이름 있는 곳 또는 이름 없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에서 자꾸자꾸 차를 세우게 된다.

멋진 호수가 있고 잠시 차를 세울 공간이 있어 들린 이곳은 Bow Lake
이 사진을 유심히 보면 저멀리 분홍 지붕 집이 하나 보인다.  바로 거기가~~

보 레이크 전망대를 벗어나 잠시 달리다보면 이름도 수상한 롯지 팻말이 나온다.  들어가보지 않을 수가 없다.

Simpson's Num Ti Jah Lodge
들어가는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바로 이 분홍 지붕 집이 저멀리 보 레이크 중간에서 보았던 집이다. 

이곳은 1896년 영국에서 캐나다로 건너온 19살 붉은 머리 소년 지미 심슨 Jimmy Simpson의 전설이 깃들인 숙박시설이다.  지미 심슨은 아직도 미개척 상태인 록키 산에서 여행업과 가이드 일을 했고 1898년 이 보 레이크에서 캠핑을 하면서 언젠가 이곳에 오두막집을 지으리라 맹세하고 25년이 지난 후 이곳에 통나무 집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참고:  https://www.num-ti-jah.com/history
넘-티-자 Num-Ti-Jah 라는 이름은 스토니 평원 언어로 소나무 담비 pine marten이라는 뜻.

이 로지 앞으로 작은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있고 그 앞으로 끝없는 보 레이크가 펼쳐진다.  이 주변을 걷다보면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호수와 산의 풍광 앞에 선 소년 심슨의 의지와 꿈이 그대로 읽혀진다.  록키는 그때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금도 우리를 끌어들인다.

나오다 보니 관광버스가 도착해서 노인들을 내리고 있다.  배낭 2인은 아님.

보 레이크와 주변 멋진 경치에 반해 한참을 머문 뒤 길을 다시 떠난다. 

필드 방문객 센타에서 직원이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건네준 길쭉한 지도를 뒤늦게 확인해 본다.  지도를 펼친 채 고속도로에 올랐지만 바깥 경치 구경에 지도로 눈이 덜 갔다.

 

지도를 보자면 (아래 사진) 우리가 보 레이크에 도달하기 전에 지나친 산 이름들이 일일이 나온다.  그리고 보 레이크와 주변의 빙하들, 보 빙하 Bow Glacier, 크로풋 빙하 Crowfoot왑타 아이스필드 Wapta Icefield도 보였으리라만은 그냥 우와~ 하면서 지나왔다.   물에도 이름이 있고 얼음에도 이름이 있다.  우리가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이 한장의 지도에 레이크 루이스에서 출발하여 자스퍼 까지 이르는 길의 거리와 관광 포인트와 산과 레이크 등등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지도에서 붉게 X표시한 피토 레이크 Peyto Lake은 비지터 센타 직원이 미리 표시해 준 대로 폐쇄되어 있었다.  피토 레이크는 꼭 가볼 레이크로 구글맵에 별 표까지 붙였던 호수인데 아쉬웠다.  이 호수는 해발 2천미터 위에 전망대가 있어 우리가 지나갔을 때 올라가는 길과 주차장과 화장실에 대한 업그레이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이후 10월 9일 다시 오픈했다고 한다.  아쉬우니 사진 한장.

Peyto Lake (pixabay에서 가져온 무료 사진)

다시 길을 떠난다.
그 이름 다 알 수 없지만 지도를 보며 뒤늦게나마 그 이름을 불러본다.
넘-티-자 로지를 만들었던 지미 심슨 산 Mt. Jimmy Simpson도 있고 피토 호수를 지나면서 패터슨 산 Mt. Patterson과 마못 산 Marmot Mountain을 지나 실버혼 산 Silverhorn Mountain으로 다가간다. 

실버혼 표지판
이곳은 워터파울 레이크 Waterfowl Lakes가 맞다.  뒤로 보이는 산은 아마 화이트 피라미드 White Pyramid.
저멀리 봉우리들 이름은 아마도 Howse Peak, Aiguille Peak
멋진 산들을 통과하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산들이 워낙 크니 멀리서도 잘 보인다.  곧 도착할 더 크로싱 The Crossing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제 더 크로싱에 도착

우리가 더 크로싱 The Crossing이라 부르는 그 이름은 원래 사스케치완 리버 크로싱이다.  Saskatchewan River Crossing.  레이크 루이스에서 타고온 93번 고속도로 (일명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Icefields Parkway)와 11번 고속도로 (일명 데이비드 톰슨 하이웨이 David Thompson Highway)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더 크로싱은 19세기에 많은 모피 무역상들과 관광객들이 비씨주로 가는 길에 North Saskatchewan River를 건너는 (to cross) 지점이라 그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더 크로싱 넓은 주차장에 들어서니 보이는 주유소가 고색창연하다.  그나마 19세기 초에는 걸어서 또는 말을 타고온 무역상들이 쉬면서 물물교환을 하였던 오아시스 같은 장소가 아니었을까
지금은 차량들 사이로 바이크 족들이 록키 속으로 길을 떠난다
뒤로 보이는 산은 Mt. Wilson 같다 

광장에 놓인 이 나침반 지도를 보면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6개의 국립공원이 색깔로 구별되어 있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와있다.

더 확대해 보면 우리의 거쳐온 발길을 더듬어 본다.  레벨스톡과 골든을 거쳐 95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서 쿠트니를 지나고 다시 93번으로 밴프를 들어갔다 1A를 타고 레이크 루이스로, 이제 다시 93번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 있다. 

이제 다시 표지판의 도움으로 주변 산 이름을 알아보기로 한다.

표지판에 이곳이 Pathway to the Pacific, 즉 태평양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제목 아래 원주민이 수천년 동안 살아온 산들과 평원이라는 것과 19세기 초반 최초로 컬럼비아 강 까지 도달한 모피 무역상이자 탐험가 David Thompson 이야기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보이는 산 이름들.  정면으로 제일 높아보이는 산이 Mt. Sarbach
저 산은 Mount Murchison
우측으로 높이 보이는 산은 Mt. Erasmus

더 크로싱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바위산을 흘러내리는 폭포도 있고
중간 중간 공사 구간도 있어 서행해야 한다
벌레들 습격으로 지저분한 유리창~
고개 마루를 넘다보니 또 사람들이 내려있다.  우리도 잠시~
뒤로는 평원 같은 산이 펼쳐지고
자세히 보니 산속에 물이 폭포되어 흐른다
앞으로는 아찔한 바위 산
여기는 파커 리지 Parker Ridge.  저곳에 올라가면 정말 기가 막힌 경치를 볼 수 있다는데 (3시간 정도 필요) 그냥 지나친다.

이제 자스퍼 국립공원 경계 안으로 들어서는 참인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창문 좀 씻어줄테니 지금 부터 나올 더 좋은 경치 감상을 잘 해보라고 말하는 듯 자동차 앞 창을 두드린다. 
가보자~ 이제 곧 콜럼비아 아이스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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