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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5: 자스퍼로 다가서니

by 밴쿠버제니 2021. 10. 25.

비는 그치고 북미 여름 끝자락 낮시간이 아직도 길다.  그동안 몇번 경험으로 캐나다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거도 알았으니 예약해둔 우리 집도 (아니 우리 땅인가) 우리를 잘 기다리고 있을지니 든든하다.

 

자스퍼 까지는 딱 30킬로 남았는데 여기 아싸바스카 폭포 Athabasca Falls를 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선왑타를 보았으니 그 폭포가 그 폭포겠지 하고 지나쳤으면 정말 아쉬웠을~ 물론 그것도 보았으니 비교가 되는 바지만.  그만큼 특별한 장관의 협곡과 폭포가 어우러진 멋진 곳이었다.

Athabasca Falls와 Lower Canyon을 설명하는 안내판

잠시 안내판을 보자면, 아주 오래된 강물이 협곡을 깍아내어 우리가 보는 암반을 형성하는데 약 5분 걸어가보면 아싸바스카 폭포 협곡의 입구에 도달하고 협곡 암반에 난 구멍들 potholes를 관찰할 수 있다.  돌아올 때는 59개의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는 것도 친철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 폭포는 약 23미터 높이로 록키에 있는 폭포들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아싸바스카 강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어느 곳 보다 강력하여 이런 지형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아싸바스카 강은 자스퍼에서는 가장 큰 강 중에 하나로 19세기 초반 (1810년) 캐나다의 초기 탐험가였던 David Thompson이 태평양 쪽으로 모피 무역로를 개척하다 Athabasca Pass를 발견함으로 캐나다가 북미대륙의 국가로 확장되고 이어 골드러쉬를 따라 철도가 건설되어 오늘날 이 강을 따라 철도와 동서횡단 고속도로가 흐르는 역사적인 강이다.  1989년 캐나다의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도 한다. (a Canadian heritage river)

이곳은 폭포에서 피어나는 물보라로 인해 주변이 미끄러울 수 있기에 협곡을 오르내리면서 레일 바깥으로 넘지 않도록폭포 주변 안내판에서 여러 차례 경고하고 있다.  아래에서 보듯이, 바닥은 미끄럽고 폭포물은 빙하수로 얼음같으며, 강은 빠르고 깊어서, 한번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사망도 빠르다는 거.  수년에 한번은 꼭 인명사고가 일어난다고 한다.  

협곡을 내려가는 계단은 좁아서 서로 오르내릴 때 서로 피하며 다녀야했지만 안전했고, 길지는 않았지만 잠시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빙하를 머금은 듯 푸르스름하게 유유히 흐르는 아싸바스카 강물은 장관이었다.

자스퍼에 도착하기 직전 드디어 공원입구 체크 포인트를 만났다.  연회원권 디스커버리 패스가 있는 우리에게 직원이 엄지 손가락을 척 들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자스퍼 가기 전에 있는 한 숙박시설 입구.  베커즈 샬레 Becker's Chalets
이제 곧 저 산 아래가 자스퍼다 (저 높은 산은 아마 피라미드 마운틴이 아닐까 싶음).  왼쪽 숲 뒤로는 우리의 캠프그라운드가 있다고 나온다.

아직도 해가 남아 있기에 캠프 그라운드로 가기 전에 잠시 자스퍼 시내에 들러본다.  밀린 빨래를 해야했기에 마음이 좀 급했다.  구글서치로 코인 론드리를 찾아 빨래를 시작시켜놓고 잠시 망중한을 가졌다.

자스퍼로 들어서는 입구 거리
이곳은 내 기억에 Coin Clean이라는 빨래방이었다.  시설이 크고 좋았다.  연중 내내 우리 같은 여행객이 많을 거다.  여기서 만난 몬트리올 커플은 열흘 휴가로 자스퍼로 날라와서 오로지 산 속 트레일만 돌고 있다고 했다.
빨래방이 있던 옆 건물.  우리 눈에 익숙한 팀 호튼스가 들어있는 건물이 특이하고 예쁘다
길가 식당들은 모두 파티오 영업 중~  그 사이를 걷다보면 걷는 사람 앉아서 먹는 사람 모두 한 팀 같다.
잠시 우리도 앉아본다.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내가 선택한 오렌지 맛 젤라또는 여태 먹어본 거 중 최고!!!
자스퍼 역이다. 

수십 년 전 애드먼턴에서 학기 중 스프링 브레이크에 잠시 친구와 비행기로 밴쿠버를 다녀왔다.  비행기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캐나다 국영 기차 비아레일 Viarail을 타고 오는데 (비용은 비슷했던 걸로 기억) 너무도 피곤하고 긴 기차여행에 주리를 틀며 졸다깨다를 반복하다 새벽에 1시간 내려준 역이 바로 이 역이다.  새벽시간 기차에서 내려 바라본 산과 그 차갑고 청량했던 공기 맛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찾아보니 무려 26시간 50분 걸린다고 나온다.  다들 베개를 안고 내렸던 이유가 있었다.

Jasper Information Centre
직원들이 양쪽 입구 바깥에 책상을 내놓고 상담을 해주고 있다.

뒤늦게 자스퍼 마을 옆 캠프그라운드에 체크인 한다. 
그 이름이 Whistlers Campground.  집에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휘슬러산이 생각나서 반갑고 왠지 낯설지 않다.

체크인 센타가 신식 건물이다.  주차장도 양쪽으로 아주 넓다.
우리가 이틀 밤을 보낼 캠핑장은 54번 구역이다. 컬디삭 cul-de-sac으로 그려져있길래 좀 다닥다닥 붙어있나 했더니 각 자리 사이가 엄청 멀다.
우리 미니밴이 들어가 있기에는 너무 큰 자리.  아무튼 편하다.  이른 아침 부터 쉬며 달리며 보낸 긴 하루를 돌아보며 침대(?)에 잠시 누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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