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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횡단 2021년 9월

횡단 D17-23 (퀘벡시티) : 숙소

by 밴쿠버제니 2021. 11. 18.

퀘벡시티로 목적지를 정하고 숙소를 급하게 알아보면서 당연히 우리의 1순위는 캠프그라운드 였기에 퀘벡시티 주변 1시간 이내 거리의 캠프그라운드를 모두 찾아보았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호텔과 모텔과 에어비앤비 까지 뒤적이던 중 이곳이 눈에 들어왔다.

퀘벡시티 주변 캠프그라운드 (빨간 텐트들)과 우리가 정한 숙소 (파란 별표).  노란하이라이트 부분이 올드퀘벡이다

바로 대학 캠퍼스 기숙사를 활용한 숙소다.  우연히 눈에 띈 이 숙소는 가격이 턱없이 낮아서 캠프그라운드와 비슷했다.  또한 퀘벡시티에서 20킬로 전방이니 가깝고 무엇보다 홈페이지가 영어로도 되어있어서 선택하기에 편하고 신뢰가 갔다.  실제는 사진 보다 더 나쁠 거라고 당연히 예상했지만, 차 안에서 먹고 자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매트리스와 화장실이 딸린 공간은 호텔이나 진배없지 않은가.  그래서 우선 이틀을 예약하고 지내보기로 했다. 

참고로 우리가 예약한 곳은 Notre-Dame-de-Foy 대학 캠퍼스 기숙사 시설로 화장실 딸린 더블룸이 일박에 55불+Tax였고 세금으로 Lodging tax, PST, GST 합하여 10불 정도 추가되었다.
https://www.hebergementcndf.com/

 

밤늦게 도착한 기숙사 건물 로비는 텅 비어 있었다.  사무실에는 그래도 젊은 알바(?) 친구가 한 명 있었고 긴 불어 짧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엘리베이트를 타고 2층에 위치한 우리 방에 찾아들어가니 그야말로 오래된 기숙사 방.  한 세기 전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실내공간은 작았지만 더블베드에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고 제법 넓은 워크인 옷장이 딸려있어 짐을 다 넣어둘 수 있었다.  종류별로 실용적인 수건이 제공되기에 빨래가 줄어드는 것은 좋은 점이고 창밖으로 숲이 내다보여 좋았다.  지내보니 방음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복도 밖으로 문닫는 소리가 쾅쾅 들리기도 했지만 팬데믹에 예약자가 많은 거 같지 않아 비교적 조용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방 내부 사진을 가져와 보았다.

체크인 할 때 2층 보다 높은 층으로 방을 바꿀 수 있는지 또 왜 퀸사이즈 침대방은 안되는지 어렵게 영어로 소통하여 (내 불어는 그의 짧은 영어보다 턱도 없이 짧기에) 알아낸 바로는 현재 청소할 인원이 구하지 못해서 딱 2개 층만 운영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아마 코로나 여파가 큰 모양이었다.  사실 캐나다에 대학 캠퍼스 기숙사를 방학기간 중에 대여하는 곳이 제법 된다.  하지만 학기 중에 기숙사 한 동을 숙소로 대여하는 것을 보니 이 대학이 학생 수도 줄었고 쇠퇴하고 있슴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다녀보니 역시 분위기가 적막하고 허전했다.  대학이란 젊은 학생들의 기운이 넘쳐나야 하는건데.  이 역시 코로나 때문일까.

바로 이 건물이 우리가 묵은 숙소동이다

캠퍼스가 오래되고 삭막했던 첫 인상과는 달리 이곳에 지내면서 이 캠퍼스가 정말 기가 막힌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세인트 로렌스 강, 뒤로는 아주 큰 호수 Lac Saint-Augustin (성 오거스틴 호수)가 있고 주변이 온통 숲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멋진 곳이었다.

왼쪽이 호수 오른쪽이 세인트로렌스 강 https://www.hebergementcndf.com/

햇살 좋은 날 캠퍼스를 한바퀴하고 다시 대학과 이어진 주택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위 지도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주택가 앞으로 난 길이다.  여기에 한 줄로 늘어선 주택들은 언덕 아래로 숲이 보이고 그 너머로 세인트 로렌스 강이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지고 있다 (길에서는 집만 보이므로 지도로 보아 그럴 거 같다)

캠퍼스에서 보이는 주택들. 오른쪽으로 계속 가본다.
집 뒤로는 숲과 강이다. 집 위치가 높으므로 거실과 뒷마당에서 강이 내려다 보일 것이다.
트레일이 이어지고 주택이 계속 있지만 숲속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강이 살짝 보여서 강쪽으로 내려 가보고자 들어섰는데 가만히 보니 Private Property 남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얼른 돌아나온다
뒤돌아본 캠퍼스 숙소 건물

창밖으로 숲이 보이고 그 너머는 성 오그스틴 호수다. 
아침 마다 지저분한 유리창 너머 퀘벡의 단풍을 기대하며 셔터를 눌러보는데 막상 사진으로 보아서는 변화가 없다. 그래도 창밖을 볼 때 마다 숲이 조금씩 더 단풍색으로 물드는 기분이 들었었다.

매일 다른 날 찍은 사진들임

아래는 숙소 건물 앞 교차로 주변 9월 20일 전후 며칠 풍경이다.  아침마다 출근하듯 숙소를 나오며 막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멋진 나무들을 보노라면 방이 작고 오래된들 어떠리~ 마음이 가볍고 편안해졌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 작은 숙소에서 6박 7일을 머물렀다.  
얼마동안 있을지 몰라 이틀 씩 계속 예약을 연장한 끝에 일주일이 지나자 이제는 떠나야겠구나 싶어 훌쩍 떠나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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