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들뜬 마음으로 찾은 곳은 다름아닌 퀘벡의 주요 박물관 중에 하나인 Musée de la Civilisation이다. 영어로는 Museum of Civilization. 이를 우리말로 표시해보자면 뮤제 드 라 시빌리자시옹, 뮤지엄 오브 시빌라이제이션이 거의 비슷하게 읽은 것이리라. 말하자면 인류의 문명에 관한 퀘벡 박물관인데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여기서는 MCQ라고 표시한다 (즉, 퀘벡Q 문명C 박물관M의 줄임말이 되겠다~ㅎ)
MCQ는 올드퀘벡 아랫 동네 (lower town)에 있다. 플라스 로얄 (Place Royal)에서 항구쪽으로 두어 블락만 걸어가다보면 큰 길가 (Rue Dalhousie)에 있으니 놓칠 수가 없다. 박물관은 언제나 주중 오전에 가야한다는 나의 신념에 따라 우리는 숙소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 박물관은 오후에 가면 쉽게 지치게 되고 주말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 불편하고 또 월요일에는 문 닫는 경우가 많으니 화수목 오전이 박물관 가기에 좋은 시간이라 생각한다. 퀘벡에서 최소 2군데는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중 한곳이 이곳 MCQ다.
늘 그러하듯이 너무 일찍 도착한다. 시간에 쫒기기보다 차라리 기다리는 것이 편한지라 늘 미리 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주차장에 들어가기 전 박물관 주변을 천천히 돌아본다. 차로 대충 지나는데도 건물 마다에서 올드퀘벡의 정취가 풍겨나온다. 지금은 호텔이고 레스토랑이고 부티크 샵들이지만 그 벽과 천장과 지붕 꼭대기에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하다.
아래는 박물관 외관이다. 이 건물은 건축가 Moshe Safdie가 디자인했으며 1988년 12월 19일에 오픈했다고 한다. Safdie는 이스라엘 출신의 캐나다-미국 국적의 건축가로 몬트리올에 있는 특이한 콘도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 건물 또한 혁신적이며 도전적으로 보인다. 인류의 문명은 도전에 의해 발전하는 것 아니던가.
건물 앞을 보니 요즈음 마야문명전이 열리고 있나보다. 이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입장료는 특별전 까지 포함해서 성인 25불이다. 물론 연중 멤버쉽 제도도 있고 퀘벡 주민들은 매달 첫번째 일요일에는 무료라는 표시도 있다.
다음은 박물관 내부 각 방을 순례하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마야 특별전을 필두로 퀘벡인들의 역사에 대한 전시도 있고 이누잇 원주민의 생활상에 대한 전시관도 상당히 규모있게 마련되어 있있다. 그리고 어른 아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전시관들과 "똥"을 주제로한 위트있고 노골적인 전시는 우리의 문명 발달에 대한 선명한 자극이 되었다.
아래 제목은 영어로 Oh Shit! 제목 부터가 당혹스러우면서 해학적이다. 입구에는 활짝 열려있는 화장실에 휴지까지 걸려있다. 설마 저기 앉았다 입장하는 건 아니겠지. 들어가보면 넓은 전시장 안에 노골적인 똥의 모형과 각종 변기들, 하수가 처리되는 과정이 있고 또한 고대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용된 실제 크기의 화장실들을 그대로 재현해놓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문명 발달사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루에도 여러번 화장실을 찾게되고 크고작은 일을 보게되는데 그 중요성에 비해 다소 은밀하고 부정적으로 덮여있던 주제를 이렇게 유쾌하고 직설적으로 대중에게 보여주는 노력이 좋았다. 프라이버시는 필요하지만 대화의 주제로 감출 거 까지는 없으니까.
아래는 몇 가지 체험관들인데 동심으로 돌아가 놀며 사진을 찍어보았다.
박물관 맞은편 주차빌딩 옆으로 공원이 이어진다. 이 공원 이름은 Place des Canotiers (보트 타는 사람들의 광장이라고나 할까). 이 공원 끝으로 세인트 로렌스 강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이 있다.
우리는 차에 들러 샌드위치와 머핀과 과일을 꺼내와서 공원 피크닉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공원에는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아이들이 물줄기를 넘나든다. 길가로 자전거 행렬이 끊임없이 지나가고 빨간 시티투어 버스가 지나가고 저멀리 선착장에는 강으로 떠나는 유람선들이 출발한다. 따뜻하고 노곤하고 기분 좋게 한가한 오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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