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를 출발해서 록키를 넘어 동쪽으로 허허벌판 같은 길을 몇날 며칠 달리다보면 두고온 산과 바다가 많이 그리워진다. 물론 수많은 호수들과 만나고 숲이 깊은 공원들도 많지만, 산속으로 걸어 올라가고 눈 덮인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느낌이다.
퀘벡에서 몽트랑블랑 리조트는 밴쿠버의 휘슬러, 한국의 용평 같은 곳이다. 처음 가본 곳이기는 하지만 워낙 스키를 좋아하는 남편과 아이들 덕에 별로 낯설지가 않았다. 휘슬러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주변의 화려한 단풍은 여느 곳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몽트랑블랑 스키 리조트
Mont Tremblant Ski Resort
몽 트랑블랑이란 영어로 trembling mountain, 즉 덜덜 떨리는 산이라는 뜻인데 알공퀸 원주민들이 이 산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몬트리올에서 북쪽으로 약 130킬로 떨어져 있는 이 리조트는 몽트랑블랑 국립공원 내에 있으며,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여름에는 골프와 자전거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휴양지로 인기가 많다.
아래는 리조트 속 빌리지의 전체 지도이다. 아래 지도에서 P1이나 P2 구역에 주차를 하고 굵게 빨간 원을 그린 광장으로 나아가면 information centre가 있고 위로 올라가는 곤돌라 꺄브리오레 Cabriolet를 탈 수가 있다. 별표한 지점까지 가는 이 미니 곤돌라는 무료다.
사실 이 작은 오픈 곤돌라를 타고 올라오는 것만해도 마치 몽트랑블랑에 와봤다고, 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랑해도 될 지경이다. 이 무료 곤돌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몽트랑블랑의 산공기를 마시며 색깔 선명한 빌리지를 내려다보며 먼 산의 아름다운 단풍까지 보여주며, 그래서 몽트랑블랑을 좋아하고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기가막힌 마케팅 도구가 아닐까 한다. 너무 상업적인 관점이었나~
곤돌라를 내리면 그곳에 다시 광장이 있어 겨울이면 스키어들이 다시 리프트나 트램을 타고 슬로프 위로 올라가는 곳이다. 아직 스키시즌이 아닌지라 광장은 한산한 편이다. 여름 휘슬러에서는 수많은 싸이클리스트들로 붐볐던 반면 이곳은 한편에 짚라인 탈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이 보이고, 한가하게 빌리지를 오가는 관광객이 일부 보였다. 아마 코로나의 영향이 크리라 싶다.
자세히 지도를 들여다보니 슬로프 위로 올라가는 트레일이 있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는지라 우리도 올라 가보기로 했다.
이 큰 바위에 새겨진 작품은 트랑블랑 스키장의 슬로프 지도인데 이는 1957년 부터 몬트리올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인 사진작가이자 조각가 Bill Bizan의 작품이라고 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작품 크기는 12.2 미터 x 15.2 미터. 샌드 블라스팅으로 새겼다고 나와있다.
바위를 지나 잠시 몇 걸음 들어갔을 뿐인데 멋진 숲 속에 바위와 시냇물이 폭포 처럼 흐르는 멋진 장면이 펼쳐졌다.
숲을 빠져나오면 voila!!! 그야말로 짜잔~~
얼마 올라온 거 같지 않은데 시원한 바람 속으로 몽트랑블랑이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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