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행하는 길이다. 밴프에서 레이크 루이스를 거쳐 골든으로 나가는 1번 길 (빨간 길)은 약 140킬로 정도인데 키킹호스 캐년 프로젝트로 인해 적어도 100킬로는 더 돌아가야 한다. 록키를 갈때 쿠느니 쪽으로 잘 돌지 않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실컷 쿠트니 구경을 하라는가 보다.
그런데 차로 길만 따라가서는 구경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어딘가에 묵으면서 산 꼭대기로 또 계곡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그 공기를 느껴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사진들은 그저 차로 지나며 찍은 것이니 전형적인 주마간산식 구경이 되겠지만 Better than nothing이라는 영어 표현에 의지하여 실어본다.
라디움 온천 마을을 통과하고나면 이제 95번 타고 한참 북서쪽으로 올라가야한다.
차 오른편으로 록키산맥을 두고 계속 마을과 들판을 가로질러 가면 골든에 이르게 되는데, 비씨주 안에 들어왔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동시에 록키를 뒤에 두고 가는 것이 못내 서운했다. 가까웠던 록키를 이제사 제대로 만난 듯~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무조건 록키로 올 거 같다. 그때는 한 곳에서 길게~ 트레일 위주로 머물면서 더 많이 산 속을 걸어보고 싶다.
이제 골든이다. 저멀리 공사현장이 보이고 팻말에는 10월 1일 부터 4월 말까지는 차량 사이즈에 따라 윈터 타이어를 부착하거나 체인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안내말도 보인다. 이곳에서 밴프로 빠지는 1번 길을 막고 쿠트니로 우회시키고 있었다.
시간이 좀 늦긴 했지만 우리는 골든에 새로 생겼다는 서스펜션 브릿지를 잠시 들리기로 했다. 그 이름은 골든 스카이브리지. 이곳 사진은 따로 옮겼다.
밴프를 지나고 쿠트니를 넘어오는 동안 인터넷은 거의 불통이었다. 작은 마을이 나타나면 데이타가 잡히다가 산세가 좋다고 느끼는 순간 사라졌다. 적어도 하룻밤은 더 자야 밴쿠버로 들어갈 거니 오늘밤 대책을 세워야하므로 약간이라도 데이타가 잡힐 때 숙소를 서치하곤 했다.
골든 정도에서 자면 좋겠지만 그러면 밴쿠버 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므로 약 150킬로 더 가서 레벨스톡에서 쉬기로 일단 장소를 정했다. 레벨스톡의 모텔과 캠프그라운드를 서치하던 중 레벨스톡산이 국립공원인데다 그곳에 캠프그라운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전화를 해보니 자리가 있단다. 그것도 딱 한 자리. 얼른 예약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골든 스카이브리지를 들렀다 레벨스톡 국립공원 캠프장 Snowforest에 도착한 시각은 꽤 늦었다. 산에서 입구를 못찾아 국립공원 관리공단 사무실과 통화하며 길 안내를 받아야했다. 퇴근 중인데도 전화를 받아 집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길을 잘 가르쳐준 직원에 감사~~ 그리고, 숲속 캠프장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 주변 나무들이 너무 멋진데다 시월 저녁의 서늘하고도 달콤한 공기가 코를 찌르는 듯 했다.
깨끗한 통나무집으로 된 오피스에 들어서니 아주 나이드신 할머니 직원 한분이 우리가 예약한 자리를 배정해 주면서 우리가 저녁에 불을 피울 건지 묻는다. 아니라고 하니 firewood 비용을 제외해주면서 (내 기억에 밴프나 자스퍼 국립공원 예약에는 모두 캠프파이어를 위한 장작비용이 자동으로 포함되어 있었었다) 메인 화장실 가기 번거로우면 우리 자리에서 가까운 오피스 화장실 사용해도 된다고 알려주신다.
뜻하지 않게 레벨스톡에서 만난 이런 따스한 배려들에 우리의 이번 여정 마지막 밤은 정말 특별하고 평화롭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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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https://vanjenny.tistory.com/162
골든 스카이브릿지
골든에 스카이브릿지 Skybridge라는 이름의 서스펜션 다리가 새로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9월에 이곳을 지나며 들릴까 했었는데 쿠트니로 내려가는 바람에 그냥 지나쳤었다. 이번에는 꼭 들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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