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텔에서 주는 조식을 느긋하게 먹으며 세탁실에서 빨래도 돌렸다. 팬데믹이라 그런지 모텔에서의 아침밥은 모두 포장가능한 걸로 객실에 들고와서 먹어야했는데 깨끗하고 준비가 잘 된 느낌이 들었다. 역시 한국사람이 최고!! 주인의 성의가 엿보여 흐믓했다. 기억을 더듬는 의미로 홈페이지 사진 몇 장 가져와 보았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숙박에 대한 계획은 하루 캠핑, 하루 모텔이었다. 막상 다녀보니 전기와 수도가 있는 캠프그라운드에서의 생활이 지낼만 한데다 무엇보다 코로나에 덜 노출된다는 느낌이 들어 동부로 가는 동안 가능한 모든 날을 차박 캠핑을 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주로 모텔을 이용하며 가자고 말은 했었지만, 이제 시즌을 끝내는 캠핑장들이 서서히 문을 닫는 가운데 오픈만 하고 있으면 워크인으로도 자리가 넉넉했다. 게다가, 이런 캠핑 생활을 또 언제 어디서 해본단 말인가~ 그래서 가능하면 캠핑장을 찾아들었지만, 넓은 퀸베드의 깨끗한 시트 속에서 하루밤 자고나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ㅎ
조금 늦게 리자이나를 출발했다. 오늘 목표는 록키산을 멀리서라도 보는 것이다. 동부로 갈때는 자스퍼를 거쳐 애드몬톤으로 넘어갔지만 돌아가는 길은 좀더 짧은 코스인 캘거리 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사스케츄완을 관통하는 1번 하이웨이에 올랐다.
Moose Jaw, Swift Current, Medicine Hat. 리자이나와 캘거리 사이에 있는 마을 이름들이다. 원주민 언어를 영어로 번역하여 붙인 마을 이름인 듯 하다. 그 유래를 잠시 인터넷으로 찾아보자면,
Moose Jaw : 강 가의 따뜻한 장소라는 원주민 언어 moscastani-sipiy에서 나왔다고 한다
Swift Current : 평원을 감싸고 도는 물길이라는 뜻으로 초기 모피 무역상들이 불어로 riviere au courant (빠르게 달리는 강?)이라고 부른 지명에서 나왔다고 하며,
Medicine Hat : 옛날 사람을 고치던 힐러가 머리 장식으로 사용했던 매의 꼬리 깃털을 일컫는 원주민 언어 saami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온 곳이 이곳 Mountain View 캠프장이다. 구글맵으로 열심히 서치하는 가운데 우리가 지나가던 하이웨이 바로 근처에 이 캠프장이 열려있다고 나왔다. 평도 괜찮은데다 무엇보다 가까와서 들러보니 사무실은 닫혀있고 주인 명함이 한장 붙어 있었다.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지만 전화로 명함 주인 크리스와 통화하고 자리를 전화로 배정받고 또 e-transfer로 요금을 보낸 후 우리는 얼른 자리를 잡고 전기를 꽂았다.
그래 여기서 지내보자. 하룻밤 추위만 피하면 되니까~~
어둠이 몰려와 간단히 요기를 하고 샤워실로 가는데, RV 주인들이 모닥불을 크게 피워놓고 담요를 뒤집어쓴 채 둘러앉아 떠들며 노래하며 수다 떨고 있었다. 모닥불을 보니 마치 한겨울 연말연시 느낌이 들었는데 진짜 그랬다. 밤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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