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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강원도 5박 6일

D3: 속초 외옹치-낙산

by 밴쿠버제니 2022. 5. 12.

속초에서 설악산을 다녀오는 고전적인 일정이 애초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빼기로 했다.  속초에서 1박하고 다시 강릉집에 가서 1박하고 그다음 내륙쪽으로 가는 순환코스에 충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속초 씨크루즈 호텔의 조식부페에서 거하게 아침을 먹은터라 오늘 점심은 거르거나 길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정도로 때우기로 합의를 본 후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7번 국도로 들어가라는 네비의 음성을 여러번 무시한 채 해변도로로만 찾아 달리던 남편이 속초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차를 세운다.  외옹치라는 해수욕장이었다.

외옹치에서 속초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모래사장이다 모래가 곱다
가까이 물속을 들여다보면 미역 같은 해초류가 많았다

외옹치(外甕峙)를 순 우리 말로 풀어 쓰면 "바깥 독(항아리) 고개",  즉, 바깥에 우뚝 솟은 항아리 모양의 산 혹은 고개라는 뜻이 된다.  속초 바로 밑 외딴 시골 마을 이름이 속초 쪽에서 보면 마치 독를 엎어놓은 모양 같다고 해서 외옹치 마을 또는 밧독재 마을이라 불린다고 구전된다.  조선시대 까지는 옹진이라 했다는 기록도 있다 (아래 바다향기로 표지판 참고)

지도를 보면 속초 해수욕장과 외옹치 해수욕장이 붙어있고 외옹치 해수욕장 끄트머리에서 시작해서 남쪽 외옹치 항구까지 아름다운 해변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이름이 <바다향기로>이다.  바다 향기나는 길을 걸어보지 않을 수 없다.

저멀리 속초시내가 보인다
나무 데크가 잘 깔려있다 한국 바닷가 경치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이런 길이 조성되어 있더라

바다향기로 해변 트레일을 가다 코너를 돌면 언덕 위로 롯데리조트가 한 눈에 들어온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제주, 부여에 이어 지난 2017년 7월에 롯데호텔이 오픈한 호텔과 콘도를 겸한 숙박시설이다.  알아보니 호텔 173실, 콘도 219실을 갖추고 대지 약 2만1000평에 세워졌는데, 지도에서 보면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어 모든 객실에서 오션뷰를 갖는다고 한다.   잠시 할인예약사이트 몇 군데 들어가보니 주중 가격이 최소 삼십만원을 훌쩍 넘으니 그저 이렇게 한바퀴 해보는 걸로 만족이다.  

이렇게 좋은 위치에, 높은 객실료를 보아 내부도 고급스럽게 해놓았으리라.  하지만 처음 올려다본 롯데리조트 전경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내심 아주 실망스러웠다.  마치 빽빽한 빌딩 사이 서울 시내 오피스텔 빌딩을 보는 듯...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걸까~

엄청난 자연훼손을 통해 탄생된 건물일진대 이리 무식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가득 차 보이는 것이 마음 아팠다.  물론 객실 테라스와 인피니티 풀에서 바라보는 동해는 시리도록 푸르고 아름답겠지만 그건 일부 투숙객의 시선일거다. 

이 지도를 보면 외옹치에 들어선 롯데리조트의 천혜의 입지조건을 잘 알 수 있다. 롯데리조트를 감싸고 있는 바다향기로 길은 아마도 롯데의 큰 도네이션으로 만들어진 거 아닐까 짐작되는 바이다

잠시 호텔 조경을 감상해보자.  원래 모습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구석구석 손길 가지 않은 곳이 없어보인다.  많은 공사비를 지출하고 나무와 숲과 길을 정비한 느낌이다.  걷기에 쾌적하고 자연 그대로를 살리려 애쓴 노력도 보인다.

많이 삭막해보이는 호텔 입구에 조각가 유영호의 작품 "빛을 주는 사람"이 서있다
롯데리조트 뒤로 한바퀴하는데 저 멀리 외옹치 항구가 내려다 보인다
외옹치항 너머 이 건물은 나중에 알고보니 대포항의 속초 라다마 호텔이다. 파노라마 오션뷰를 자랑하는 특급호텔이라는 문구에 이 라마다속초로 가볼까도 했지만 결국 썬크루즈로 예약했었다
롯데리조트 로비는 아주 넓었지만 좀 휑한 분위기였다
이건 로비에 있던 롯데리조트 모형이다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외옹치 해수욕장에서 바다향기로를 한바퀴하고 롯데리조트 안팍으로 다 구경했는데 여전히 오전 중이다.  설악산은 제외했지만 낙산사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낙산사가 불타 없어진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에 있었던가 밴쿠버에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낙산사에 오면 늘 의상대를 거쳐 홍련암까지 한바퀴하게 된다
그리고보니 사월 초파일이 코앞이다
사람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순간적으로 비어있는 의상대를 찍어보았다
뒤돌아본 의상대
홍련암
홍련암에서 바라보는 의상대 전경이 너무 멋져 자꾸 사진을 찍는다
저 의상대 소나무가 겨울 바다 세찬 바람에도 잘 견디기를 바라면서
길을 알려면 길을 더 가봐야 할 거 같아 다시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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