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는 오이도를 줄인 말일까? 이름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이곳을 찾아 가는 길이다.
지난 밤 외도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으며 각방에서 카톡으로 소통하느라 거의 한 시간 이상 보낸 거 같다. 저마다 다른 유람선 선사들이 외도로 출항하는 배에 대한 예약을 받고 있는데, 우리처럼 처음인 경우에는 결국 외도 홈페이지를 통하는 것이 제일 쉽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https://www.oedobotania.com/)
거제 육지에서 외도로 가는 선착장은 장승포, 지세포, 와현, 구조라, 도장포, 다대 선착장 등 여섯 군데다. 해금강에서 가는 유람선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의 선택은 장승포항에서 출발하는 첫배 아침 9시 30분 출발 배로 정했다. 비용은, 배삯이 14000원 (인터넷 예매시)에다 외도 입장료가 11000원이니 일인당 25000원 비용이 든다. 장승포항으로 정한 이유는 우리가 통영에서 가야하므로 제일 가까운 항이기도 했고 또 비슷한 가격이니 배를 더 길게 타보자는 심리도 작용했다.
늘 그렇듯이 너무 일찍 선착장에 도착했다. 통영에서 가야하고 (구글 40분 거리) 아침에 차가 막힐 거라는 예상에 더해서 배를 타는데 검사시간이 길 거라는 추측에다 항구에 주차공간도 어쩔지 모르고 늦기 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심리 요소까지,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역산하다보니 그렇다.
호텔 출발시간으로 정한 이른 시간에 1분도 늦지않고 딱딱 모이는 서로를 쳐다보며 함께 웃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불치병이 아닐까 싶다. 누가 뭐래도, 일찍 도착하니 편한 자리에 주차하고 한적한 화장실도 다녀오고 바깥 의자에 앉아 쉬면서 멋진 배 구경도 하니 좋았더라~~
장승포항 유람선 매표소다. 매물도와 홍도까지 배가 들어간다고 나와있다. 목포의 흑산도 앞에 홍도가 있었는데 여기 홍도는 또 어디란 말인가. 지도를 찾아보니 역시나 멀고도 작은 섬이다.
출항 시간이 가까워오자 탑승객들이 줄을 서는 가운데 직원 (아마, 선장과 항해사)가 나와서 인사를 하고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보유한 최신형 배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구체적인 설명을 들으니 배 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은근히 안심이 되면서 항해에 대한 기대감이 몰려왔다.
선내 방송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구명조끼에 관한 것이다. 의자 밑에 있다는 것과 유사시에 어떻게 착용하는지 시연을 보여주었는데... 막상 사고가 생기면 저렇게 침착하게 입을 수 있을까 싶었다. 오래전 여름 휴가때 갔던 바위 많은 해변에서 물속을 보는 순간 시커먼 심연에서 일렁이던 해초들이 마치 나를 끌어내리는 듯 하여 숨이 훅 막혀오며 갑자기 수영이 안되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망망대해 난파선에서 상어의 공격을 받아 싸우다 결국 한 명만 살아남는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러니 내가 배와는 별로 친하지 않은 것이다. 수영을 하지만 나의 실내수영장용 수영 실력으로는 살아남지 못하리라. 어린 시절을 강릉 바닷가에서 보낸 자칭 물개 남편의 수영폼을 놀리며 웃었던 것이 뒤늦게 미안해지기까지 하는...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무는 가운데~~ 배는 벌써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 중이고 사람들은 갑판으로 나가는 중이다 ㅎㅎ
지나고 있는 저 섬이 외도같다. 외도를 지나쳐 해금강 까지 가서 구경하고 다시 외도로 돌아와 내릴 것이므로 노선 상 외도로 추측된다. 항해 내내 너무도 열심히 재미있게 지나는 섬과 바다에 대해 설명해주셨건만, 사진 찍느라 또 바다 보며 멍 때리느라 방송을 잘 듣지 못했다.
다음은 해금강이다~ 틀릴 수도 있다. 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 한두 개가 아니니, 지나다 만난 섬일 수도 있지만 배의 항해 진로로 보아 해금강 근처에 와있다.
유람선은 속도를 늦추고 섬을 한바퀴 해주었다. 동굴 같아 보이는 곳에 잠시 세우고 깎아지른 듯한 바위를 올려다보는 시간. 일렁거리는 배를 붙들고 모두 카메라를 들고 찍기 바빴다.
해금강 주변을 한 바퀴한 후 외도로 달려와 정박하는 중이다. 이 섬에서 2시간 자유시간을 보내고 다시 배를 타러와야 한다. 햇살이 참 좋은 날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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