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설악산은
공원 입구에 주차를 하고 신흥사를 한바퀴 한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흔들바위까지 걸어가고
또 기다리는 줄이 짧으면 권금성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보는 것이었다.
딱 한번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른 적이 있는데 경사가 급하고 바닥에 돌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벌써 수년전 일이다.
강릉에서 지내면서 설악산 가볼 생각을 못했다.
대관령으로 정선으로 평창으로 또 삼척으로
강원도에는 가볼 곳이 너무 많다.
어느날 문득 설악산이 보고싶어졌는데
마음이 같은 부부를 초대했지만 약속이 어긋나고
바로 어제 월요일, 시월이 끝나가는 날
과일을 썰어담고 몇가지 떡과 물을 준비한 다음 집을 나섰다.
처음 계획은 울산바위까지 등산하는 거 였는데
신선대에서 울산바위를 더 잘 조망할 수 있다는 정보에 신선대를 가기로 했다가
나중에 필레약수라는 곳 단풍이 절정이더라는 소문에 또 거기를 들리기로 수정했다.
결국 우리가 다녀온 곳은
한계령으로 가서 필레(필례) 약수 단풍터널에 들리고
간단히 점심 먹으러 차를 세운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오르고
미시령으로 들어서서 화암사에 이르러 신선대를 한바퀴 한 일정으로
하루를 채우게 되었는데
설악산을 외곽으로 한바퀴 돌면서 설악산을 바라보는 코스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고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은 코스다.
네이버에서 동선을 찾아본다.
강릉에서 출발했지만 편의상 양양에서 한바퀴하는 걸로 그려보았다.
이 노선은 백킬로 정도지만 두 군데 등산 포함하여 총 6시간쯤 걸렸다.
1) 필레약수터 단풍터널
동해안으로 올때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거나, 길이 막히다 싶으면 한계령으로 넘어 양양으로 넘어오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십년 전이다. 동해안을 달리던 도로는 7번 국도 밖에 모르던 우리에게 (하긴 2006년에 한국을 떠났으니..) 속초에서 삼척 까지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찾아보니 2016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양양IC에서 나와서 한계령으로 들어선다. 필레약수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는 필레로 통일)
그러다 번쩍 나타난 이 나무는 아직 단풍이 남아있슴을 온몸으로 보여주길래 쉼터에 잠시 차를 세웠다.
44번 국도, 즉 한계령 길을 따라가자니 점점 설악에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다.
한계령 길을 따라가다, 한계령 정상 휴게소 약간 못미쳐서 필레약수 입구 표지판이 보일 때 빠져야한다. 설악산 남쪽에 있는 점봉산 방향으로 약 6킬로 들어가면 만난다. 가는 길에 보이는 단풍나무들도 여느 단풍과 다르게 색깔이 선명해서 차를 세우고 싶어질 지경인데, 필레약수 입구 단풍터널에 도착해서 보이는 단풍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선명하고 총천연색이었다. 10월말 단풍의 절정기를 훨씬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그 색채는 수채화 물감을 부어놓은 거 같았다.
다시 단풍터널을 지나 내려가는 길인데, 올라갈 때와 사뭇 또 다르다.
이제 가을의 끝에서 여전히 아름답게 최선을 다해 달려있는 단풍들.
아마 시월 초중순에 왔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2) 장수대, 대승폭포 (이건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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