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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한국

강원도의 가을 - 밖에서 본 설악산 3

by 밴쿠버제니 2023. 10. 31.

 
3) 금강산화암사, 신선대

한계령 휴게소와 장수대를 거쳐 한계령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미시령에 들어선다.
미시령을 가다보면 고성 쪽으로 가는 진부령을 만나지만 계속 설악산 경계를 따라 속초 방향으로 직진~
미시령 옛길도 있지만 약 3.5킬로미터에 이르는 미시령터널을 통과하면 빠르다.
이 터널은 유료도로인지라 끝지점에 이르면 요금을 지불해야한다 (하이패스 가능. 3300원이었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설악산의 위용에 한눈 팔 일이 없지만
어느 순간 너무 크다싶은 여러 채의 콘도 건물이 나타나는데 소노 펠리체 델피노.
여기서 우리의 목적지인 금강산화암사와 신선대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된다.
초행이고 우리가 들은 절 이름은 화엄사였던지라 처음에는 찾기 힘들었지만
네이버에 물어보면 못찾을 일이 없더라~ㅎ

작년 이맘때 이곳 12선녀탕으로 단체 등산을 왔었다. 내려오면서 용대리 황태해장국을 먹었는데.. 이제보니 여기구나 싶다.
드디어 화암사로 가는 길을 찾았다. 금강산이 꼭 앞에 붙는 이유는?
일주문

금강산 화암사로 올라가는 일이 예쁘다.  도착하니 일주문 옆으로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 유료 (3천원)이다.
주차장에서 절 까지는 1킬로미터라고 나오는데 등록차량만 (아마 신도들 차량이겠지) 통과할 수 있다하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나중에 보니, 제2주차장이 거의 중간지점에 있어 거기까지 차로 갈 수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걷기 시작한 것이 훨씬 나았다.  너무도 아름다운 길이었기에. 

일주문에서 걸어 올라가다 보면 도중에, 신선대로 올라가서 한바퀴 도는 두 갈래 숲길 안내도가 나온다.
아래 안내도의 현재 위치에서 빨간 색인 숲길로 가서 노란색 길로 돌아나올 수도 있고
노란 길로 계속 직진하여 화암사를 거쳐 산위로 올라가 빨간 길로 내려올 수도 있겠는데
우리의 선택은 빨강에서 노랑으로 고고~
그런데 왠지 우리가 선택한 길로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노란 길이 오르기 쉬운 길인가.. 나중에 돌아내려오다 보니 꼭 그렇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숲길 안내도 맞은편 가게
빨간 길로 들어서는 참이다
빨간길로 얼마 안가면 수바위를 만난다

수바위에 얽힌 설화가 전한다. 수암에는 구멍이 하나 있었는데, 끼니 때마다 그 구멍에 지팡이를 넣고 세 번 흔들면 2인분의 쌀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기를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욕심 많은 한 객승이 이를 보고 ‘3번 흔들어 2인분의 쌀이 나오면, 300번 흔들면 200인분의 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팡이를 마구 흔들었다. 그러나 구멍에서는 피가 나왔고, 이후 쌀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수바위에서 보이는 설악산 울산바위
수바위와 헬리포트를 뒤로 하고 다시 업업업~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단풍들을 스쳐 지나가는 길이 가파르다
시루떡 바위
내려다보이는 속초 시내

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했다.  숲길 입구에서 약 1.2킬로미터에 이르는 그리 길지않은 코스였지만 바로 한시간 전에 대승폭포까지 다녀온 터라 그런지 다리가 후둘거렸다.  가만 생각해보니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은채 오늘 두 번째 산행이 아닌가.  마지막 남은 물과 사탕 한 알을 입에 넣었다.

아주 먼 옛날 천상의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일명 신선대. 성인바위는 앞으로 올 어진 이가 탈 '말바위'를 거쳐 토성면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성황산에서 맥의 끝을 맺었다.
 
아주 먼 옛날 "조" 씨 성을 가진 나그네가 모닥불을 피우고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 모닥불에 굽고 있던 조약돌을 호랑이 입에다 집어넣었고 이에 호랑이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뒹글다 돌만 뱉어 버리고 죽으니 버린 돌의 흔적 일부가 아직까지 남아 있으면, 훗날 죽은 호랑이는 토성면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성황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 바위를 자세히 보면 거북이를 닮았는데 거북 머리 부분이 미시령(해발 825m) 도로 쪽을 향해 지금도 기어가는 상을 하고 있으며, 바위 주변에는 성인이 서 있는 모습의 입석과 머리바위가 있어 세인들에게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발 아래 보이는 수바위

신선대 바위에서 조금더 걸어나가면 아주 넓은 바위가 나오는데 이곳은 바람이 거셌다.
바람의 영향인지 한쪽으로 눕다시피 서있는 나무가 있고
우측으로 울산바위가 잡힐 듯 가까이 보였다.

시간이 늦어지길래 얼른 돌아나온다.
신선대를 기점으로 노란길로 내려오는 길이다.
좀더 시기적으로 일찍 왔더라면 단풍이 훨씬더 픙성하게 아름다웠을 거라고 짐작이 되는 길이다.

노란길로 돌아내려오는 길~ 한쪽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급한 경사도 중간중간 나온다
이제 절이 보이는 거 보니 다 내려온 듯
금강산화암사

화암사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금강산 최남단의 사찰로 769년(신라 혜공왕 5년)에 진표율사에 의하여 화암사(華巖寺)로 창건된 신라 천년고찰이며, 1864년(고종 원년) 수암사(穗岩寺)로, 1912년 화암사(禾岩寺)로 이름이 개칭되었다.

금강산 최남단에 있는 사찰이라, 즉 금강산 사찰의 일원이므로 금강산 화암사로 부르나보다. 
화암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금강산 첫번째 절이라고 적혀있다.

화암사 경내에서 올려다본 수바위

그리고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와 다른 길을 택하여 깊은 계곡을 따라 숲길로 내려왔는데
시간이 많이 늦지도 않았지만 숲속은 어둑어둑하여 발밑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어느새 사람들도 다 떠나버린 산사의 조용하고 깊은 계곡길을 내려오는 재미도 컸다.
우리 차가 버티고 기다려주고 있으리라~ 역시 드넓은 주차장에 우리 차만 덩그러니 서있었다.

사진은 밝아보이지만 아주 어두운 저녁 숲길이다.

화암사를 출발하여 속초에 들리는 것은 패스하고 바로 강릉으로 향했다.
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단 한 시간 안에 집에 도착한다니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서울로 가야하면 3-4시간, 아니 길 상황에 따라 5시간도 걸릴텐데 말이다.

집 근처 단골 굴국밥 집에서 따끈한 굴밥으로 저녁을 먹노라니
한계령과 미시령을 넘나들던 오늘 하루가 마치 꿈을 꾼 거 같다. 
역시 설악산은 설악산이다!!
근데 밖에서만 보지말고 더 깊숙히 들어오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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