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8백 킬로 가까운 리틀록키 다녀온 뒤 다시 칩거의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쑥 나선 길.
오늘은 동쪽으로 간다.
아침 일찍 나선 드라이브길~ 매닝파크 (Manning Park)는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 국경에서도 가까와 BC 주민들과 국경 넘어 와싱톤 주민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밴쿠버에서 220km 정도 떨어져 있어 평소에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가는 길은 1번 하이웨이로 동쪽 Hope 까지 가서
리틀록키를 가는 1번도 아니고, 진짜 록키산을 가는 5번 코퀴할라도 아니고,
3번 국도를 이어타고 계속 동쪽으로 직진하는 거다.
Bridal Veil Falls Provincial Park
동진하는 길에 1번 하이웨이 길 가에 있지만 늘 지나쳐온 브라이덜 폭포에 잠시 들러보기로 한다.
이 폭포는 밴쿠버에서 출발하여 록키로 향하는 관광버스들이 꼭 한번씩 쉬어가는 곳이라 한다.
관광버스로 투어다녀온 분 말에 의하면 그저 하이웨이 길가 주차장에 잠시 세우고 저 멀리 아이 오줌발 같은 물줄기를 보는 것이 전부라는데 막상 공원 안에 들어가 주차를 하고 잠깐 걸어 올라가니 바로 큰 폭포 아래에 도달했다.
폭포 바로 밑에서 들어서 그런지 굉장히 우렁찬 소리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어 이름이 주는 하늘하늘한 신부의 베일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넓은 바위 위로 부서지는 흰색 물줄기가 베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었다.
이 폭포는 전체 122미터 높이로 넓은 바위 위로 떨어져 내리는데 바닥 쪽에서 볼 수 있는 높이는 그 반 정도라고 한다.
폭포도 시원하고 멋지지만 폭포로 15분 정도 걸어올라가는 길이 원시림과 개울이 어우러진 편안한 숲트레일이라 걷기 좋았다.
록키로 가는 긴 여정에 여기 한 삼 십분만 할애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갈 길 먼 단체관광버스에게는 너무 무리한 요구이리라.
브라이덜 폴즈에서 백킬로 정도 더 가면 매닝파크의 visitor centre에 도착한다.
E.C. Manning Provincial Park
잠시 매닝파크 웹페이지에 나온 공원 이야기를 알아보자면,
www.manningpark.com/
우리가 단순히 매닝파크로 부르는 이 주립 공원은 1941년에 당시 이 공원을 계획하고 실행시킨 비씨주의 산림청장 (Chief Forester) Ernest C. Manning의 이름을로 명명되었고, 현재 공원의 규모는 83,671 헥타르에 이른다고 한다.
비씨주로 모피 무역상이나 금을 찾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훨씬 이전 부터 이 지역의 Similameen Valley는 원주민의 고향이었으며 매닝파크는 원래 토착 원주민들이 낚시와 사냥과 장사를 위해 서로 모이는 만남의 장소로 현재의 Skyline Trail이 이들이 자주 사용하던 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3번 하이웨이를 따라 4개의 여름 캠프그라운드가 포진해 있고, 공원 깊숙이 수많은 트레일들이 있어 짧게는 15분 짜리 부터 길게는 6일이 걸리는 여정의 하이킹 코스도 있다. 이 지역은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 받는 수백 종의 새와 동물의 서식지기도 하고 그리즐리 베어와 쿠커 같은 동물들도 살고 있다.
매닝파크는 밴쿠버나 오카나간 (Okanagan) 양쪽에서 3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4계절 모든 시즌에 걸쳐 각종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어 BC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리조트 중 하나로 매년 백만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한다.
매닝파크에서의 야외활동
매닝파크의 겨울은 스키어, 스노보더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 겨울에 스키어들은 140 에이커에 달하는 트레인으로 스키를 탈 수 있다. 이곳에는 넓은 알파인 트레일과 노르딕 트레일, 스노우슈잉 트레일 등이 있고, 튜빙과 눈썰매장도 있다.
(Alpine Trail, Nordic Trail, Snowshoe Trail, Polar Coaster Tube Park, Toboganning)
또 봄 여름 가을에는 캠핑, 하이킹, 자전거 타기, 호수에서 배 빌려타기, 말 타기 등등 해보며 광활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니 사철 즐길 수 있는 공원이다. 가족들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프사이트도 잘 갖춰져 있어 RV차량에 대한 패스도 판매 중이며, 리조트 내에도 Manning Park Lodge, Manning Park Cabins, Chalets 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숙소 시설이 있어 빌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원 주변 빛이 없고 깊은 산속이라 밤이면 사계절 내내 찬란한 별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아래 노르딕 트레일 지도를 보면 매닝파크 visitor centre 주변을 알 수 있기에 가져왔다.
Hope에서 3번 하이웨이를 타고 오다가 싸인을 보고 바로 우회전하면 Visitor Centre가 있고 (빨간 원), 차로 얼마 안가서 호수 Lightning Lake가 나온다. 우리가 이번에 둘러본 곳은 여기 주변이다.
여기는 Visitor Centre. 마스크를 끼고 한 가족씩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근방에 로지, 캐빈, 샬레 등등 매닝파크 숙소가 포진해 있다. 앞으로 보이는 공원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싸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주변을 한바퀴한다.
이곳은 Lightning Lake이다.
여기서는 팬데믹도 딴 세상 일인 듯 사람들이 한가롭게 피크닉 테이블에 앉거나 잔디에 누워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스크를 꼭 낀채 어느 곳에도 앉지 않고 사진만 찍고는 돌아왔다.
** 컬럼비아땅다람쥐(Urocitellus columbianus)는 다람쥐과에 속하는 설치류의 일종이다.[2]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의 특정 지역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마멋류와 다람쥐류, 프레리도그류, 기타 전북구땅다람쥐류가 포함된 마멋족의 전북구땅다람쥐속에서 두번째로 큰 종이다. 통통한 체격에 짧고 무성한 털을 갖고 있으며, 콧대 위로 가로질러 황갈색 털이 특징적이다. (ko.wikipedia.org/wiki/컬럼비아땅다람쥐)
크로스 컨츄리 스키를 타거나 캠핑을 하거나 적어도 도보로 몇 개 트레일을 걸어야 제대로 매닝파크를 보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잠시 맛만 보고 돌아서는 길.
긴 여름 밴쿠버에 아직도 해가 중천인지라 골프를 치고 가기로 한다. 골프클럽은 차에 싣고 다니는 중이라.
3번 하이웨이를 거쳐 1번에 다시 들어서 호프에서 밴쿠버 방향으로 30분 거리 칠리왁에 있는 The Falls Golf Club은 우리가 멤버로 있는 골든이글 골프클럽과 주인이 같아서 역시 무료로 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집에서 멀어서 거의 갈 수 없으니 고속도로 길가에 있는 이곳에 들리기에 지금이 딱이다.
산 위에 조성되어있는지라 각 홀들이 거의 등산 수준인데다 골프장 규칙상 카트를 필수로 타야하는데 역시 무료로 카트를 빌려주었다.
잡지에나 나올 법한 단독주택들이 골프코스를 따라 언덕배기 위로 줄줄이 있는데 집은 다들 너무 크고 멋지고 골프장과 먼 산과 고속도로를 한 눈에 조망하는 뷰를 가지고 있었지만 매일 살기에는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뭐라고? 있으면 얼마든지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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