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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캐나다

빅토리아의 Hatley Park, Hatley Castle

by 밴쿠버제니 2021. 4. 16.

밴쿠버 아일랜드의 빅토리아에 있는 대학이라면 흔히 유빅 (UVic), 즉 빅토리아 대학을 떠올릴 수 있지만 오늘 가는 곳은 Royal Roads University 이다.  위치:  2005 Sooke Road, Victoria, BC V9B 5Y2 Canada

이 대학의 이름에서 roads는 길이 아니라 큰 배들이 닻을 내리던 항구 앞 바다를 지칭한다.
즉, 원래 Royal Roads는 빅토리아 근방 Esquimalt Harbour 입구 해협에 있는 정박 수역이었다.

 

이 글은 대학 입학이나 학위 취득에 관한 정보가 아니다.
Royal Roads 대학의 역사적 배경도 흥미롭지만 특히 대학 구내에 있는 유서깊은 공원과 성, Hatley ParkHatley Castle은 밴쿠버 아일랜드를 방문 했을 때 시간내서 둘러보면 아주 좋을 관광지이다.

무엇이든 거기 그 자리에 있는 이유가 있다.
숨어있는 이야기를 알고나면 훨씬 많이~ 귀하게~ 다르게~ 보이더라.

HISTORY
en.wikipedia.org/wiki/Royal_Roads_University에서 일부 참고.

1900년대 초반에 비씨주의 수상과 부지사직을 역임했고 당시 석탄과 철도 업계의 거물이었던 James Dunsmuir는 은퇴 후 가족과 살기위한 저택 Hatley Castle를 1908년에 완공해서 실제 거주했다.  Dunsmuir와 부인 Laura의 사후 1940년에 이르러 연방정부는 이 캐슬을 구입하게된다. 

즉,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조지 6세와 여왕 엘리자베스는 두 공주 (엘리자베스와 마아가렛)을 데리고 캐나다로 올 계획에 따라 연방 정부는 이 캐슬을 사들였지만 전쟁 중에 영국을 떠날 경우 도덕적으로 치명타가 될 것을 우려한 왕족이 런던에 있기로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영지는 1940년 12월 HMCS Royal Roads라는 이름으로 2차세계대전에 참전할 장교양성소로 사용되었다.  (참고로 HMCS는 Her Majesty's Canadian Ship)  이후 여러차례 개명과 통합과정을 거쳐 1968년 Royal Roads Military College (RRMC)로 개명되어 1975년 전학위을 수여하게 되고, 1995년에 이르러 공립대학교 Royal Roads University로 발돋움했다.  

 

왼편:  RRMC 스테인드 글라스, 가운데: RRMC 조각, Victoriaedwards  -  Own work,  오른편:  현재의 대학 로고.  Lion Rampant 문양이 새겨져 있다.
현재 Royal Roads 대학교 전신인 RRMC가 탄생하기 까지 변천사를 이름만으로 요약하지면 다음과 같다 (대학 웹사이트 참조)  즉, HMCS Royal Roads - Royal Canadian Naval College - the Cadet (Grant) Block was built - RCN-RCAF Royal Roads (공군 포함) - the tri-service Canadian Services College Royal Roads (육군도 포함) - Nixon Block, Millward Block opened - Royal Roads Military College (RRMC)  이름만 봐도 이 지역이 중요 군사요충지이며 해군 뿐아니라 공군과 육군 까지 포함하는 군인 두뇌 양성소였슴을 알 수 있다.

 

 

HATLEY PARK, HATLEY CASTLE

 

Hatley Park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원래 원주민 Coast Salish People의 거주지였으며 풍부한 야생동물과 비옥한 토지와 연안 석호 (lagoons)가 있어 생계를 유지하고 안전을 보호 받기 적당한 장소였다고 한다.  현재 이 지역은 Hatley Park National Historic Site로 국가 유적지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또한 Hatley Castle은 Classified Federal Heritage Building으로 지정되어 있다.

 

 

위 지도를 보면 대학과 해트리 캐슬과 가든과 앞바다 라군 등의 대략적인 지역 짜임새를 알 수 있다.

 

이 Hatley Park에 자리한 Royal Roads 대학 캠퍼스는 캐나다 국방부로 부터 연간 임대료 1불에 임대하여 사용중이라고 한다.  대신 이 곳의 모든 역사적 유물, 유적과 공원지역을 보호, 관리, 보전하고 대중에게 교육시키는 의무를 동시에 지고 있다.  이곳 Hatley Castle에는 아직도 대학의 행정사무실 일부가 남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 Hatley Park와 Hatley Castle은 Smaillville과 엑스맨 2편과 3편 등 수많은 영화와 티비 시리즈에 등장했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 종류를 더 알고 싶으면 hatleycastle.com/movies/

 

이곳을 방문하면 약 565 에이커에 이르는 Hatley Park의 트레일을 걷고 Hatley Castle 지하 박물관에도 가볼 수 있다.  박물관은 오전 10시 15분 부터 오후 3시 개장하고 무료이나, 캐슬에 대한 가이드 투어와 약 20에이커에 이르는 유적지 공원에 들어가려면 소정의 요금을 내야한다.

 

사진을 보면서 이 유서 깊은 공원과 캐슬을 소개한다.

 

 

햇틀리 파크 웹사이트에 있는 캐슬 전경 사진 https://hatleypark.ca/our-rich-history/hatley-castle  이 전경은 캐슬 뒷마당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아래 최근 사진과 비교.
캐슬 뒷모습

 

이 튜더 스타일 성은 1908년 Dunsmuir 부부 가족이 살기 위해 건축가 Sameul Maclure에 의뢰하여 지은 집이다.  
던스뮈어는 중세성의 외곽에 근방에서 낚시와 사냥을 즐기기를 원했고, 던스뮈어 부인은 대가족과 함께 살고 즐기기 충분한 큰 저택을 원했다.  이 서부해안에서 가장 큰 개인주택이었던 이 집으로 던스뮈어 가족은 1910년에 이사했다.


실제 가보면 캐슬 입구 포치의 작은 디딤돌과 오크 (Oak)나무로 만들어진 이중 현관문과 스코틀랜드식 사자 문양이 들어간 놋쇠 문 손잡이 등 세세한 부분을 관찰해볼 수 있다.

 

캐슬 정면 모습.    정면에 차를 댈 수 있는 car porch가 보인다.  당시에는 말이나 마차도 이용했으므로 carriage porch라고 해야겠다.
캐슬 입구 porch에서 바라본 앞마당.  그 너머로 대학 캠퍼스 건물 중 하나가 보인다.
대학 건물에서 내려다본 해틀리캐슬

 

아래 두 사진이 흥미로운 거 같아서 가져와 싣는다.  처음 사진은 던스뮈어 부부의 열 자녀 중 막내인 Dola와 해군 영웅과의 1928년 결혼식 사진이다.  결혼식을 올리러 빅토리아의 한 교회로 가기 전 캐슬 현관 포치에서 찍은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아래 사진은 캐슬 입구의 요즘 커플 사진.  아마 뒤뜰 이탈리언 가든에서 결혼식이 있을 듯 하다.

 

ㅇBy Unknown author - https://crossroads.royalroads.ca/news/archives-dola-dunsmuirs-wedding, Public Domain  Dola Frances, the youngest of James and Laura Dunsmuir's ten children, married Lieutenant-Commander Henry James Francis Cavendish on Aug. 11, 1928. The above photograph was taken under Hatley Castle's porte cochere prior to their departure to Christ Church Cathedral in Victoria, where the young adoring bride and the naval hero had a lavish ceremony.

 

 

 

By John Newcomb, CC BY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6519808

 

이제 성 안으로 들어가 보자~

1층은 양쪽으로 분리되어 동쪽 east wing은 ladies wing, 서쪽 west wing은 men's wing으로 분리되어 있다.
처음 들어서면 튜더양식의 그랜드홀이 있고 양갈래로 난 계단 위로 육중한 참나무 (oak) 빔이 있는 높은 천장이 있다.

이 건물에 나무를 때는 벽난로가 7개가 있는데 사실 이 건물은 전체가 스팀으로 중앙 난방이 이루어진다.

던스뮈어 부인이 사교계 친구들을 접대하던 큰 방에서 두 개의 더블 프렌치도어를 열고 테라스로 나가면 영지와 라군과 멀리 해협과 올림픽 산 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들 부부는 열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캐슬로 이사할 당시 4명은 이미 결혼했고 나머지 6명의 자녀들과 함께 기거했다고 한다.  

 

성 안 메인홀이다 By John Maushammer - Own work,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3436936
가든과 바다를 조망하는 멋진 뷰가 있는 2층 창가.  오른편은 가든 쪽 구조물 By John Newcomb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당시 상류층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이 있다. 이 장소는 또한 오랫동안 군사훈련 학교였으므로 당시 사령관 John Charles의 이름을 딴 전시실도 있고 현재 Royal Roads대학으로 발전하게된 관련자료도 있다고 한다.  

이제 바깥으로 나가보자~
백십 년전 뒷마당에서 뛰어놀며 피크닉을 하던 던스뮈어의 10명의 자녀들과 손주들과 이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던 부부를 상상해보며, 가족의 뒷마당이라기에는 너무 큰 공원을 한바퀴 해본다.


아래 몇장의 사진은 건물을 나와 뒷편에서 찍어본 해틀리 캐슬의 모습이다.  중세풍의 캐슬 위에 나부끼는 캐나다 국기가 유난히 선명하다.

 

 

뒷마당 옆에서 바라본 캐슬
가든 쪽으로 가는 길 가에 보이던 연구실과 도서실.  저 창가에 앉으면 저절로 연구가 될 듯~

 

캐슬 주변에는 3가지 스타일의 가든이 있다:  장미정원, 이태리식 정원, 일본식 정원

ROSE GARDEN

 

 

 ITALIAN GARDEN

좌우대칭 형식의 이태리식 가든은 캐슬 가든 중 가장 포멀한 가든이다.  여름이면 결혼식이 많이 열린다고 한다.

 

By John Newcomb, CC BY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6519819
잔디를 이렇게 관리하려면 거의 여름내내 무릎을 꿇고 잡초를 뽑아야함 ㅎ

 

 

JAPANESE GARDEN

 

이 일본식 정원에 있는 수종은 처음 가든이 만들어진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일본의 정원사 요코하마 출신 Isaburo Kishida가 디자인했다.  키시다는 부차드 가든을 비롯해 몇 군데 다른 사설 일본 정원도 만들었다.

연못에 있는 거북 형상의 섬은 만 년 동안의 장수 (longevity)를 상징하고, 바위섬 위에 2개의 학 형상은 천년이라는 시간을 상징한다.  이 가든에는 일본식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물, 물대접, 석등, 석조물들이 있다.  꼬부라진 길과 위로 구부러진 모양의 다리 등도 있는데 이는 악령은 직선으로만 다닌다는 미신에 근거한다고 한다. 

일본식 정원이 캐나다의 쭉쭉 뻗은 수종과 건축에 대비해서 아주 독특하기에 더 관심을 끄는 듯 하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견해이다)  

 

Twisting paths.  구부러진 길을 따라 일본식 정원에 가본다
나무도 일부러 구부러지게 키운 듯 아님 그렇게 자라난 걸까.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나 싶었다.  
humped bridge.  이 다리 위로는 evil spirits가 통과할 수 없다네~
이 곳에 앉으면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 하다.
이 연못 속에 살고 있을 수많은 작은 것들을 생각해본다.
바이블에 나오는 떨기나무런가.  시각적으로는 거의 burning bush 같음 ㅎ

 

팬데믹이 오기 직전 한국에서 방문한 총장님과 부인 교수님 내외를 모시고 이 곳 대학을 방문했으며 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하루 묵었다.  덕분에 구석구석 안내를 받으며 Hatley캐슬과 가든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학교에서 제공해준 숙소.  대학 캠퍼스 내의 숲속에 있다.
대학의 전신인 군사학교 시절 고관이 쓰던 숙소였다고 하는데 오래된 나무주택의 삐걱거림과 은은한 나무냄새와 먼지냄새가 혼합해 배어있는 유물과 같은 주택이었다.  내부 침대와 소파등 가구와 집기들이 오리지널 그대로 보존된 채 깨끗한 시트와 타올, 부엌용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백년 가까운 과거로 돌아가보는 멋지고도 귀한 체험이었다.  

 

떠나는 길에 만난 사슴 모자
얘들아 차조심하거라. 저어기 멀리 자전거도 오고 있다~~ 담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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