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물원의 구경거리 중 하나는 북미에서 단 6개 중에 하나인 미로 Elizabethan hedge maze이다. 이 미로는 약 3천 그루의 cedar (삼나무),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Thujs oddidentialis 'Fastigiate'라는 수종으로 1981년 가을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식물원 숲속 높은 곳에 위치한 Stone Garden을 지나고 물가에 자라는 양치류 식물이 있는 Fern Dell을 거쳐 나오면 갑자기 넓은 평지가 나온다. 이곳이 채소밭 Vegetable Garden이고 한켠에 미로 입구가 있다.






미로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 급기야는 사무실과 통화하면서 수십분 걸려 겨우 빠져나오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보며 즐겁게 흥분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리 전략을 짜고 2인 1조로 들어가자 마자 서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막혔다 뚫렸다 소리 내며 뛰어다닌 결과 폰의 타임워치를 보니 3분 40초에 탈출했다. 사실 이렇게 게임하듯 다니는 거도 재밌지만 천천히 돌고 또 돌아보는 것도 즐거울 거 같다. 다음 순서로 들어가는 젊은 커플과 유모차 아기에게 굿럭!을 외치며 발길을 돌린다.
채소 텃밭 옆으로 이런 bee hive 벌집이 있고 돌아가면 Medical Garden. 뒤로는 작은 연못도 2개 있다 (Meadow Ponds). 조금더 숲길을 걷다보면 얼핏 스쳐지나치기 쉬운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은 명상의 가든 Meditation Garden이다. 입구에 한자로 쓰여져 있다.




밴두선에서 5월은 Rhodo time 이라고 부를 정도로 5월에는 색색의 철쭉과 꽃들이 만발한다. Rhodo란 Rhododendron. 여기서 보이는 Rhodo는 꽃이 아주 크다. 나무도 크고 꽃도 크고 색감도 아주 진하다. 사실 이 꽃들은 밴쿠버 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꽃이다. 이 꽃이 피어있는 주변 산책길은 Canadian Heritage Garden이다.



꽃나무로 뒤덥힌 산책길을 쭈욱 걸어나오면 잔디밭 한가운데에 쓰러진 정자가 보인다. 이곳은 Korean Pavilion.
최근 강풍에 쓰러졌다고 들은 거 같은데 보기에 너무 안타까왔다. 곧 새로 보수하여 멋진 모습을 보일거라 기대해본다.
이 파빌리온은 1986년 밴쿠버의 월드 엑스포 때 사용한 육각증을 기증받은 것으로, 2005년 7월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전문가들이 단청 작업을 새로 했고 주변에는 한국 토종 식물들인 사철 진달래와 무궁화가 심겨졌다.
오랫 동안 밴쿠버에서 시인과 목사로 활동해오다 2017년 작고하신 반병섭 목사의 "그대, 배달의 후예이거든"이라는 시가 돌비석에 기록되어 있다.









한국 파빌리온 맞은 편으로 일본식 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이 Japanese Collection 속의 단풍나무들 중 아주 선명한 분홍색의 단풍이 너무도 화려하여 여러 장 찍어 보았다.








이제는 Great Lawn이라는 넓은 잔디밭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텐트 치고 결혼식이나 큰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Great Lawn의 넓은 잔디밭을 지나 그저 푸르고 푸른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리가 좀 피곤할 즈음 연못 (Heather Pond) 언덕위에 작은 쉼터가 하나 나온다. 한 식구만 올라가 볼 수 있는 Gazebo.
지붕만 있고 사방이 뚫린 이 작은 쉼터 Gazebo는 Pavilion과 같으나 바닥이 마감되어 있는 점이 다르고, 또 집 뒷마당에 흔히 설치하는 Pergola와는 지붕이 전부 덮여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제 출구 쪽으로 나가는 방향이다. 식물원 입구 쪽에 자리잡은 쇼너시 레스토랑 (Shaughnessy Restaurant) 뒷편으로 두 개의 장미 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Formal Rose Garden과 Heritage Rose Garden이다. 아직 장미는 때가 이르다. 6월에 다시 와보라는 뜻이다.
식물원 홈페이지에는 계절별 Bloom Calendar가 따로 있다. https://vandusengarden.org/explore/bloom-calendar/





장미정원을 돌아나오면 허브식물들 군락을 지나 금사슬나무 터널이 이어진다. 이곳을 Laburnum Walk 이라 부른다. Laburnum이란 금사슬 나무, 즉 영어로 Golden Chain Tree이다. 찬란한 황금색 사슬들이 하늘을 가릴 기세다.










이제 멋진 산보를 마치고 집에 갈 시간이다. 시간이 늦고 배가 고프지만 낮이 긴 밴쿠버에서 해가 중천이다. 도넛가게에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한 판 샀다. 이 집은 허름한 편이지만 연중무휴 24시간 열려 있는 집이고 가격도 싸고 직접 만드는 도넛이 맛도 괜찮아서 41번가를 지날 때면 가끔 들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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