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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와 밴쿠버 둘러보기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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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 D16: 킹스톤을 떠나며 천섬을 추억하며 킹스톤하면 대개 천섬 Thousand Islands를 떠올린다. 우리는 이번에 천섬 크루즈도 못타고 또 짧은 킹스톤 해안 크루즈도 타지 못했기에 아주 여러 해 전에 미국에서 타본 천섬 크루즈를 잠시 추억해본다. 당시에 지인 부부와 함께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가서 토론토에서 차를 빌려 퀘벡과 PEI, 핼리팩스를 거쳐 미국 메인 주를 통과해 보스톤 까지 갔다가 다시 토론토로 돌아와 비행기 타고 집으로 오는 일정이었다. 매일 저녁 다음날 갈 방향과 다음날 밤 묵을 호텔을 예약하며 즉흥적으로 돌아다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보스톤에서 토론토로 돌아오는 길에 미국쪽에서 천섬 관광 크루즈를 탔었다. 어디서 탔는지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뉴욕 주의 Alexandria Bay였다. 그렇게 딴 나라에 간 느낌이 전혀 없.. 2021. 11. 15.
횡단 D16: 킹스턴 킹스톤 아들네에 도착했지만 같이 저녁 먹고 하룻밤 자고나니 할일이 없다. 상식적으로 따지자면 맛난 음식도 해주고 갖가지 밑반찬도 만들어 주어야 하겠지만, 난 도무지 그쪽으로 재질도 생각도 없는 편이다. 아들네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니 번호와 이름을 붙인 재료들과 깔끔한 밑반찬이 줄지어 들어있고 냉동실도 군인 모포 정리하듯 잘 정리되어 있다. 몸도 무거운 어린 며느리의 살림솜씨에 그저 놀라울 뿐, 게다가 그 편안한 싹싹함에 무뚝뚝 아들 둘 밖에 없는 우리 부부는 그저 신통하기만 하다. 하지만 얼른 정신 차리자. 며느리가 내오는 정갈하고 맛난 음식을 삼시세끼 즐기며 퍼지고 싶지만 누구에게든 시부모는 부담스러운 손님이리라. 나의 시댁살이 십년 내공을 발휘하여 겨우 정신을 차리고 우리는 얼른 집을 나섰다~ㅎㅎ 그보다, .. 2021. 11. 15.
횡단 D15: 카사 로마를 거쳐 킹스턴으로 이틀 밤을 보낸 토론토를 떠나기로 한다. 토론토는 전에도 몇 번 온 적 있지만, 왠지 늘 생소하고 삭막하고 시끄러우면서도 외로운 도시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도시라서 그런가 아님 너무 커서 그런가. 아니 난 서울 같이 복잡한 동네에서도 오래 살지 않았던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자꾸 밴쿠버와 토론토를 비교하고 있는 거 같다. 산과 강과 바다와 공원이 어우러진 밴쿠버 생각이 자꾸 난다. 토론토를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고 평가해 버린다는 것은 미안하지만 내가 받은 인상이 그렇다는 거다. 어쩌면 훗날 우리가 토론토로 이사와서 정붙이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가 알겠는가 우리의 앞날을. 이대로 떠나기는 아쉬워 토론토에서 가볼 곳을 서치하다 카사 로마 Casa Loma를 들리기로 한다. 간밤에.. 2021. 11. 13.
횡단 D14: 다시 가본 나이아가라 지난 밤 온라인으로 결재만 하고 체크인 없이 우리 맘대로 자리를 지정해서 하룻밤을 보낸지라 아침 오픈 시간을 기다려 오피스를 찾았다. 상황을 설명하고 뒤늦은 체크인과 함께 하루밤 추가 결재를 했다. 알고보니 공원 옆에 큰 저수지와 강변도 있었지만 우리가 정한 자리에 별불만이 없으니 그대로 지내기로 한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꼭 해야할 프로젝트가 있으니 그건 빨래다. 다행이 캠프그라운드 내에 있는 코인 세탁소를 가보니 시설은 깨끗한데 문제는 동전 교환기가 없고 우리에겐 남은 동전도 없다. 할 수 없이 차를 끌고 근처 몰로 향했다. 거기에 가보니 더 큰 빨래방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동전을 잔뜩 바꾼 다음 차 안에 있는 모든 빨래 가능한 것을 여러 군데 세탁기에 집어 넣었다. 세탁기 하나.. 2021. 11. 11.
횡단 D13: 더 수에서 토론토로 슈페리어 호수를 따라 내려와 하룻밤 보낸 캠프장 이름은 Bell's Point Campground. 퀘벡에 아들이 있지만 이제 자신은 더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던 백발의 주인 할머니가 건네준 캠프장 지도를 찬찬히 보니 강이 2개나 앞 뒤로 흐르는 장소였다. 즉 St. Mary's River와 Root River가 캠프장 좌우로 흐르고 있다. 실제 지도를 보면 이곳이 얼마나 천혜의 캠핑장인지 알게된다. 17B 도로에서 들어와 나뭇잎 처럼 펼쳐진 넓은 공원에 2개의 라군과 1개의 메도우가 있고 숲 속에 캠프 사이트들이 점점이 들어있다. 아래에 손으로 그린 지도는 정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터치가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 같아 썩 마음에 든다.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하면서 캠프장을 한바퀴 하기로 한다. 아침은 주로.. 2021. 11. 9.
횡단 D12: 내게 다가온 moments of Algoma 아찔한 벼랑 아래 사정없이 밀려오던 올드우먼 베이의 깊고 푸른 물이 만들어 내는 거센 파도와 넓은 모래사장을 품에 안고 계속 남쪽으로 달린다. 여기 부터 한동안은 슈페리어 호수 주립공원 속으로 쑤욱 들어온 숲길을 지나게 되니 막 시작된 온타리오의 가을을 맛볼 수 있겠다. 해안도로를 따라 아가와 베이 Agawa Bay를 거쳐 베차와나 베이 Batchawana Bay를 지나면 슈페리어 호수의 동쪽 끝 부분에 위치한 마을 Sault Ste. Marie 수 상뜨 마리에 다다르게 된다. (그렇다. 솔트라고 말하고 싶지만 수(soo)가 현지인 답게 이 마을을 부르는 법이다. 짧게 더 수 the Sault 라고 부르기도 한다.) 썬더베이에서 출발해서 700킬로 거리를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점심도 먹고 쉬기도.. 2021. 11. 7.
횡단 D12: 슈페리어 호수 스쳐 지나가기 오늘은 썬더베이를 출발해서 오대호에서 가장 큰 슈페리어 호수를 약 1/3바퀴 돌아간다. 도저히 맑은 물이 담긴 호수라고 부를 수가 없는, 직접 보면 그냥 바다인, 위성으로 보아야 그 형태가 드러나는, 그 호수의 형상은 내 눈에 몸속 간 (liver) 처럼 보인다. 이 호수는 이 땅의 간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조수석에 앉은 나의 오른쪽으로 종일 만나게 될 슈페리어 호수와 도중에 관심을 끈 몇 군데를 지도에 표시해 보았다. 썬더베이 타운을 지나 우리가 하루밤을 보낸 코아 캠프그라운드에서 니피곤 까지는 백 킬로 거리다. 지난 밤, 니피곤 까지 가면 니가 너무 피곤하니 그 전에 서자고 했던 전략이 통했다 ㅎㅎ 니피곤 Nipigon은 슈페리어 호수와 북쪽의 헬렌 호수, 니피곤 호수 등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2021. 11. 7.
횡단 D11: 찬란한 물의 땅에 들어서며 먼 길을 달려와 캠프장에 도착하고 전기와 수도와 화장실 까지 확인하고 나면 서둘러 저녁 먹을 준비를 한다. 그러다보면 어두워지기 일쑤다. 그래서 간밤에 묵었던 캠프장을 떠나는 아침에야 다시 천천히 돌아보는 경우가 많다. 사스케츄완에서 이렇게 나무도 많고 유쾌하고 저렴하기까지 한 캠프장에서 하루 묵어감에 감사하며 아침 햇살 가득한 캠프장을 한바퀴 돌아나온다. 오늘은 당연히 매니토바를 벗어날 거고 온타리오 어디까지 가는 가는~~ 나는 업살라 Upsala, 더 가도 썬더베이 Thunder Bay, 남편은 니피곤 Nipigon을 외쳤다. 아무튼 가는 데까지 가보자. 아래 구글 지도에 마니토바와 퀘벡 사이에 있는 온타리오 주를 표시해 봤다. 가운데 위쪽 푸른 바다는 북대서양의 일부인 허드슨 베이 Hudson Ba.. 2021. 11. 5.
횡단 D10: 매니토바를 거쳐가다 아침 8시 출발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냥 떠나기 아쉬워 캠프 그라운드를 둘러보고서 5분 거리에 있는 마니투 레이크로 향했다. 호수에 들리지 않았으면 아쉬울 뻔 했다. 지난밤 제대로 보지못한 호수 위로 아침 해가 구름 뒤에 숨어 어두워지면서 멋진 장관을 연출해낸다. 구름 뒤에서 빛이 쏟아져 내려오다 금방 밝아졌다. 다시 길 위다. 너무 넓고 평평하고 인적이 드물어 황량해 보이는 사스케츄완으로부터, 역시 비슷한 매니토바로 동진하는 길이다. 스치는 길에서 본 내 느낌이 그러하다는 거다. 들어가보자면, 어디든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 가족과 직업과 꿈을 가지고 일생을 살아내는 곳일 테다. 하루에 딱 5백 킬로만 달렸으면 하는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내륙에서는 그저 달리고 달려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남편의 지론. 오늘.. 2021.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