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일상_밴쿠버66 록키 포인트 파크 I 태평양이 앞마당까지 들어와 있는 마을 오래 아는 동네 주민들이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가게를 지키고 거리를 걷다보면 테라스에 나와 누구나 다정하게 인사할 거 같은 아담하고 예쁜 동네 오션뷰에 숲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주택들~ 내가 가진 포트무디 (Port Moody)에 대한 인상이다. 해가 좋은 하루 포트무디에 있는 록키포인트 파크 (Rocky Point Park)에 나가본다. 이 공원에 있는 보트하우스라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고 공원을 잠시 들린 적은 있지만 이렇게 온전히 트레일까지 걸어 본 것은 처음이다. 다른 공원들에 비해 이 공원은 바다와 숲이 같이 있어 특별히 걷는 재미가 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사람들이 많다. 주차장도 거의 만원인데 다행히 식당이 제대로 영업을 못하니 보트하우스 앞에 .. 2021. 5. 27. 프레이저 강변에서 남편이 클라스 원 (Class 1) 면허를 반납하고 돌아오던 날 우리는 강변을 산책했다. 면허장은 코로나 여파로 줄이 길었다. 줄을 건물 바깥으로 서는데 허허벌판 같은 철도기지 근방에 세워진 포트 코퀴틀람 ICBC 건물 바깥에는 그날 따라 바람이 거셌다. 창밖 햇살만 보고 반팔로 가려다가 입고간 윈드브레이커가 브레이킹 더 윈드해주는 거에 감사하며 한참을 기다린 듯 하다. 드디어 문 안쪽으로 이동하면서는 2미터 뒤 바깥 강풍 속에 줄 서있는 반팔 반바지 한여름 복장 남자에게 겉옷을 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운전이야 대부분 집에 있던 미니밴을 운전했지만 클라스원 면허로 70 피트 (21미터)에 이르는 세미트럭을 운전했던 경험에 대한 자부심이 클 터. 하지만 보통면허와 다르게 유효기간도 짧고 까다롭게 신체검사.. 2021. 5. 23. VanDusen 식물원 (III) 이 식물원의 구경거리 중 하나는 북미에서 단 6개 중에 하나인 미로 Elizabethan hedge maze이다. 이 미로는 약 3천 그루의 cedar (삼나무),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Thujs oddidentialis 'Fastigiate'라는 수종으로 1981년 가을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식물원 숲속 높은 곳에 위치한 Stone Garden을 지나고 물가에 자라는 양치류 식물이 있는 Fern Dell을 거쳐 나오면 갑자기 넓은 평지가 나온다. 이곳이 채소밭 Vegetable Garden이고 한켠에 미로 입구가 있다. 미로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 급기야는 사무실과 통화하면서 수십분 걸려 겨우 빠져나오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보며 즐겁게 흥분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리 전략을.. 2021. 5. 19. VanDusen 식물원 (II) 식물원의 방문객 센타 건물을 통과해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호수 리빙스턴 레이크 (Livingston Lake)를 한바퀴 하는 걸로도 식물원 들어온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지경이다. 아래는 호숫가로 한바퀴 돌면 보이는 풍경이다. 이 식물원은 22 헥타르 (55 에이커, 약 6만7천평)에 이르는 대지에 전 세계에게 도입된 약 7500 종의 희귀식물 뿐 아니라 비씨주 (북서 해안지역)의 토종 식물들이 광대하게 분포되어 있다. 식물에 더하여 호수나 폭포도 있고 토템폴과 돌 조각 같은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그외에 한국적인 정자 파빌리온과 미로, 교육센타 등 볼거리가 아주 많다. 일일이 식물을 다 보고 읽고 감상하려면 연회원을 끊어서 최소한 매주 한차례 오는 것이 가장 좋겠다. 하지만 첫 방문에 천천히 한바.. 2021. 5. 19. 밴두선 또는 반두센 (I) 봄날 밴쿠버 공기는 한마디로 달다. 특히 5월의 따스하고 깨끗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공기는 청량하고 달콤하여 혼자 마시기 황송할 지경이다. 이 공기를 한국으로 보내어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최근 락다운으로 이동 거리제한이 걸려있는 가운데 오늘이 행선지는 만장일치로 밴쿠버에 있는 식물원이 뽑혔다. 그래봤자 남편과 나의 투표에서 2표 획득했다. VanDusen Botanial Garden 내 눈에는 밴두선이라고 읽히는데 대체로 한글로 반두센이라고 표기되는 듯 하다. 한국에서 여행하다가 Susan이라는 지명을 보고 난 수전이라고 읽었는데 앍고보니 수산이었다~ 아무튼 오늘의 목적지는 VanDusen 식물원이다. 이 식물원은 퀸엘리자베스 파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데 QE공원은 여러번 갔지.. 2021. 5. 17. 디어 레이크 둘러보기 바로 옆 동네 버나비에는 큰 호수가 두 개가 있다. 버나비 레이크와 디어 레이크이다. 지도 상으로 보아 버나비 레이크가 4배 정도 크다. 이 두 호수는 서로 가까이 붙어 있으나 그 사이에 1번 하이웨이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 지나간다. 버나비 레이크가 주는 자연스러움도 좋지만 늘 발길은 샤볼트 센타가 있는 디어 레이크 (Deer Lake)로 향한다. 샤볼트와 버나비 아트 갤러리와 갤러리 앞 정원을 한바퀴 하고나서 천천히 잔디밭을 가로질러 내려오면 바로 디어 레이크. 호숫가에 마련된 작은 데크를 밟고 서면 눈 앞에 넓은 호수와 호수 건너 도시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호숫물은 맑고 연잎으로 장관을 이룬다. 아직은 오월이라 연꽃이 피지 않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낚시를 하거나 .. 2021. 5. 13. 디어레이크 주변의 역사적 건물들 그동안 여러 번 갔지만 팬데믹 들어 샤볼트 센타는 처음이다. 오월 초 햇살 좋은 날 옛 추억도 살릴 겸 길을 나섰다. 샤볼트와 디어 레이크 가는 길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로히드 하이웨이에서 1번 하이웨이로 들어가서 32번 출구 켄싱턴으로 빠져나가 좌회전해서 고속도로 위를 건너 크게 돌아나와 캐나다웨이 길을 타면 안내판이 길가에서 보인다. 수없이 다녔건만 디어 레이크는 왠지 멀고 아득한 느낌이다. 그건 거리가 아니라 시간 같다. 이민 초기에 지리도 모르면서 아이들과 왕복했던 거리였기에 그런 듯 하다. 내겐 멀고도 가까운 길이다. 버나비 빌리지 박물관을 오른쪽으로 끼고지나면 왼측 정면으로 튜더 (tudor)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이는데 이는 약 3 에이커 대지 위에 서있는 하트 하우스 (Hart .. 2021. 5. 11. 추억의 샤볼트 센타 햇살 좋은 날 샤볼트 센타를 찾았다. 이곳은 이민 온 첫 해 아이들은 음악수업을 받고 우리 부부는 센타 앞 호숫가를 산책하던 곳이기에 그 당시의 흥분과 어설픔이 그대로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이다. 한국에서도 용광로 같은 사교육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우리 식구에게 이민은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영어에 대한 아무 추가교육도 없던 아이들을 학교수업에 집어넣고 보니 그제사 불안감이 엄습해왔지만 주사위는 벌써 던져진 상황이라 별 대책이 없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커뮤니티 활동 책자를 꼼꼼히 살펴보니 이곳 샤볼트 센타에서 음악 프로그램이 있었다. 큰 아이는 피아노를 좋아했고 작은 아이는 피아노가 싫다하여 클라리넷을 배우던 중이었기에 마침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30분씩 선생님과 만나는 시간들이 열려있었다... 2021. 5. 11. 영어에 대한 짧은 생각 1 한국에서 평범하고도 획일적인 중고등 교육을 받는 나로서는 영어가 생활언어로 다가올 기회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누구나 다 보던 당시의 영문법 책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고 한 두 챕터에서 늘 그대로였다. 과거완료진행형, 유사관계대명사 이 무슨 개뼉다귀 같은 낱말들이란 말인가. 그냥 집어 던지고 돌아보지 않았다. 난 이해되지 않는 것에는 백지나 마찬가지인 인간형이다. 한편 우리 집은 학교와 너무 먼 농장에 있었기에 학교 마치면 곧장 집으로 가기 바빠서 남들 가는 학원은 중고등 내내 구경도 못해봤고 사실 가고 싶지도 않았다. 혼자 읽고 혼자 노는 게 더 좋았다. 학교 시험은 쉬웠고 성적도 우수했기에 선생님의 지적도 없었고 부모님의 잔소리는 더욱 없었다. 다른 지루한 과목들에 비해 완전 다른 분야 같은 영어가 약.. 2021. 5. 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